[아이뉴스24 이혜진 기자] 전세와 월세로 나뉜 기존 임대차 시장에서 주간 단위로 임대료를 내는 이른바 '주세(週貰)' 매물이 늘어나고 있다. 삶에 허덕이는 서민층의 고달픈 삶의 단면이자, 몇주에서 몇달까지 이어지는 초단기간 '~살이'가 폭넓게 정착하며 벌어지는 현상으로도 풀이된다.
주세 거래는 보통 대출로 마련하는 보증금 이자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어 최근 '빌라왕' 사태와 관련한 전세 사기 우려를 줄일 수 있는 대안이기도 하다. 특히 집주인으로서는 주변 시세보다 많은 월세를 세입자한테서 받을 수 있어 유리하다. 외국에서 흔히 볼 수 있던 초단기 임대계약 형태가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프롭테크(부동산+기술) 기업이자 부동산 매물 중개 플랫폼으로 자리잡은 다방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일까지 서울에서 등록된 전월세를 포함한 전체 임대 매물 2만3천382건 중 초단기 매물(주세)은 2천235건(약 9.6%)으로 집계됐다. 이달 말까지 단기 임대 매물 수가 4천건을 돌파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달 누적 단기 임대 매물 수는 3천791건이었다.
서울을 포함한 이달 전국 단기 임대 매물 수는 1만419건으로 조사됐다. 전체 단기 임대 매물 가운데 20% 이상이 전세 사기 피해 사례가 다수 나타난 서울에 몰려 있는 것이다.
단기 임대 매물의 종류는 단칸방부터 쓰리룸까지 다양하다. 단기 임대 매물 전문 기업인 삼삼엠투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있는 타워팰리스 투룸은 기존에 주당 450만원을 받다가 현재 25% 할인한 338만원에 나와 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에 있는 오피스텔인 힐스테이트판교역(쓰리룸)도 기존 가격보다 할인한 90만원에 나왔다.
제주시 연동 트리플 오피스텔(24평)에서 1주당 68만원(할인 가격)을 내고 보름여 간 머문 진 모 씨는 이날 "집 상태가 깨끗해 잘 지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인근에서 가장 가까운 3성급 호텔 객실(18평)의 하루 숙박비가 평일 최저가를 기준으로 16만원대인 점을 고려할 때 1주일 기준 2배 가까이 저렴한 셈이다.
광주광역시 북구 두암동 주공3단지아파트(투룸)는 1주에 8만원 가격대(관리비 등 별도)를 형성하고 있다. 주세가 저렴해 다른 집보다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해당 주택에 머물다 간 이 모 씨는 "시설이 깔끔하고 주인 분들이 친절해 좋았다"고 밝혔다.
주세는 1주 단위로 원하는 기간 동안 계약하고 주마다 집주인에게 돈을 주는 방식을 뜻한다. 보증금이 월세 수준으로 적거나 아예 없어 보증금의 집주인과 세입자의 편의상 월 단위로 묶어서 돈을 지급하는 사례도 있다. 가격대가 비싼 서울과 자금 여력이 부족한 2030세대를 중심으로 선호 받는다. 집주인과 세입자의 편의상 월 단위로 묶어서 돈을 지급하는 사례도 있다.
중개업계에선 세입자가 주세 계약 시 보증금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업계 관계자는 "주세로 거래되는 매물은 다른 매물과 달리 확정일자를 받을 수 없고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보험 상품도 없다"며 "주세를 월세로 바꾸면 총액이 월세 대비 보통 30% 정도 많아 집주인에게 더 유리한 상품이므로 잘 따져보고 보증금을 가능하면 최대한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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