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재용 기자] 혁신금융서비스를 개발한 블록체인 기술 기업 이큐비알(EQBR)이 금융위원회의 규제샌드박스 부가 조건을 무시하거나 과장 홍보해 논란이 일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최근 신한투자증권·에이판다파트너스의 '부동산 증권형토큰 플랫폼 서비스(이하 STO 플랫폼)'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하면서 사업상 취급할 수 있는 대출 채권의 부가 조건을 엄격하게 제한했다.
금융위는 에이판다가 운영하는 STO 플랫폼에서 이지스자산운용의 모든 대출 채권을 취급할 수 없도록 했다. 이지스는 에이판다의 출자 회사인 만큼 이해 상충의 우려가 있어서다. 이지스자산운용은 국내 최대의 부동산 자산운용사다.
이지스자산운용 측도 STO 플랫폼에 자사 대출 채권을 공급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이지스 또는 이지스 펀드가 보유한 대출 채권을 에이판다의 STO를 통해 개인(Retail)에게 유동화할 계획이 전혀 없다"며 "이는 금융위의 부가 조건을 따르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STO 플랫폼 사업을 주도하는 이큐비알은 싱가포르와 미국 등 해외 뉴스·홍보 서비스를 통해 이지스자산운용의 대출 채권을 활용하는 것처럼 홍보했다. 신한투자증권이 아닌 신한금융그룹의 네트워크를 활용한다고도 했다.
이큐비알은 피알 뉴스와이어(PR Newswire)를 통해 지난해 12월 23일 '에이판다는 이지스가 보유한 우량자산(주로 부동산담보대출)을 인수해 신한에 신탁한다. 신한은 고객에게 수익증권(Beneficial Certificates)을 발행해 판매하지만, 실제 거래는 에이판다가 발행하는 토큰을 통해 이뤄진다. 개인 투자자는 에이판다가 운영하는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 형태의 유통시장에서 매매가 가능하다'고 자료에 적었다.
지난해 12월 26일 뉴스파일(Newsfile Corp)에 제공한 자료에는 '450억 달러 이상의 자산 운용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자산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은 토큰화할 수 있는 부동산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국내 최대 규모의 금융그룹인 신한금융그룹의 전 세계적이고 광범위한 고객·판매 네트워크를 활용할 것'이라고도 했다.
문제는 홍보 자료의 배포 시점이다. 이큐비알은 피알 뉴스와이어와 뉴스파일을 통해 각각 지난해 12월 23일, 12월 26일에 홍보 자료를 투자 정보 사이트·경제 매체인 센트럴차트(Centralcharts), 마켓워치(MarketWatch) 등에 게재했다. 금융위가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한 지난해 12월 21일 이후다.
종합해 보면 이큐비알은 금융위의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부가 조건을 알면서도 서비스를 과대 포장했거나, 이지스자산운용의 대출 채권을 우회해서 공급받는 등 다른 방법으로 활용하는 걸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이큐비알 관계자는 "이지스자산운용이 에쿼티(Equity) 펀드에서 차입한 대출 채권이 된다는 말을 한 거다"라면서도 "이큐비알은 자료를 그렇게 써서 주지 않았다. (배포한 곳들이) 이렇게 저렇게 바꿔서 쓴 것 같은데 우리 거 그대로 써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해명했다. 홍보 자료 배포 에이전시들이 원문을 첨삭해 게재하는 일은 없다.
고영호 금융위 자산운용과장은 "(부가 조건을 위배한 이큐비알의 홍보를) 금융위는 아는 바가 없다"면서 "금융위가 지정한 서비스는 이지스자산운용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모든 채권을 취급하지 못하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단독] 신한투자증권이 투자한 혁신금융사 이해 상충 논란(참조)☞신한·이지스 업무에 에이판다 끼워 이중면허 발급 의혹도(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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