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김만배 금전 거래' 사태에 편집국장 사퇴

[아이뉴스24 원성윤 기자] 류이근 한겨레 편집국장이 '김만배 금전 거래'에 연루된 한겨레 간부 기자 A씨 사건에 책임을 지고 9일 사퇴했다.

류 국장은 이날 사내메일을 통해 "오늘 부로 직을 내려놓겠다. 편집국 주요 간부의 일탈로 회사가 어렵게 쌓아왔던 신뢰가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며 "저는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할 위치에 있다. 부적절한 인사를 중요 직책에 앉혔고 문제적 행동을 미리 파악하지 못해 회사에 회복하기 어려운 손실을 입혔다"고 했다.

한겨레 내부에서는 이번 사태를 참담하게 바라보고 있다. "독자와 구성원에 대한 배신"이라며 격앙된 분위기도 전해졌다. 사태 수습을 위해 내부에서 진상조사위가 꾸려졌지만, 이미 한겨레에 대한 신뢰 저하 등 돌이킬 수 없는 손해를 끼쳤다는 게 내부 분위기다.

한겨레 사외이사를 지낸 하승수 공익법률센터 농본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번 일에 대해 납득할 수 있는 조치를 내놓고, 자기 정체성을 다시 한번 확립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한겨레신문은 더 어려워질 것 같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지금의 시대에 필요한 한겨레신문의 역할은 무엇인지, 신뢰는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이 되면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앞서 한겨레는 지난 6일 대장동 개발에 관여한 김만배 씨로부터 6억 원의 금액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 자사 기자 A씨의 의혹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한겨레는 이날 사과문을 내고 "한겨레신문 편집국 간부 한 명은 2019년 당시 타사 기자였던 김만배씨와 금전거래를 했다"며 "그는 '6억원을 빌렸지만 현재 2억여원을 변제한 상태이며 나머지도 갚겠다는 의사를 김씨에게 전달했다'고 회사에 밝혔다. 한겨레신문사는 한 점 의혹 없이 이번 사건의 실체를 밝히고 그 결과를 공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A씨는 한겨레 법조팀장과 사회부장을 지냈으며 2019년 상반기 서울 서초구 방배동 아파트 분양에 당첨된 뒤 김만배 씨에게 돈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아파트 분양금 등 명목으로 1억 5000만원짜리 수표 4장, 총 6억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조선일보 9일 보도를 통해 3억원을 추가 수수했다는 것까지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