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매도인들 위주로 가장 먼저 반응이 나타나는 것 같아요. 애초 희망했던 가격을 올리고 싶다고 하거나, 매물을 다시 거둬들이고 있어요. 고심하다가 직접 집을 보고 싶다는 예비 수요자들이 있을 정도로 관망세에서 조금 돌아서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지난해부터 지속돼 온 부동산 경기침체 추세가 일단 숨고르기에 들어서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가 일선 시장에서 묻어난다. 통계 수치로도 아파트 매매가격 낙폭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정부의 규제완화책 발표와 시행조치가 잇따르며 주택거래 참여자들에게 온기를 불어넣는 것으로 풀이된다.
기대감이 반영된 시장에서는 그간 쌓인 매물들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모습이고, 줄다리기 싸움에서 두 손 모두 놓았던 매도자, 매수자가 관심을 보이자 중개업소들도 채비에 나섰다.
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1월2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에서 전국 매매가격 변동률은 -0.65%를 기록해 지난주(-0.76%) 대비 하락폭이 축소됐다. 서울은 변동률이 -0.67%로 집계되며 32주째 내림세가 이어졌다. 그러나 지난주 –0.74%와 비교해 낙폭을 줄였으며 이는 32주 만이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매수 희망 가격이 지속해서 하락 중인 가운데, 매도호가의 하향 조정세가 둔화하고 매물철회 사례가 발생하는 등 전주 대비 하락폭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시장 경착륙을 막기 위해 정부가 규제 완화 의지를 내비치자 매수심리가 꽁꽁 얼어붙어 매물이 넘쳐나던 서울에서는 매물이 하나둘 자취를 감추고 있다. 특히, 이날 기준 서울 25개 구 모두 한 달 전(지난해 12월 6일)보다 매물 수가 감소했다.
아실에 따르면 서울 서대문구 내 매물이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서대문구의 경우 지난달 6일 2천6건의 매물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으나, 이달 6일 기준 1천694건으로 15.6% 감소했다. 강남구가 그 뒤를 이었다. 강남구는 같은 기간 4천759건에서 4천41건으로 15.1%, 동작구가 2천215건에서 1천895건으로 14.5% 줄었다.
같은 기간 아파트별 매물증감을 살펴보면 '온수힐스테이트'의 매물이 41건에서 20건으로 51.3%, '백련산힐스테이트1차'가 52건에서 26건으로 50.0%, '개포주공7단지'가 42건에서 22건으로 47.7% 감소했다.
특히, 강남권 대장주 매물들도 집주인들이 속속 거둬들이는 분위기다. 같은 기간 '디에이치아너힐즈'는 50건에서 28건으로 44.0%, '아크로리버뷰'는 35건에서 20건으로 42.9%, '래미안강남포레스트'는 137건에서 79건으로 42.4%, '대치아이파크'는 44건에서 26건으로 41.0% 줄어들었다.
강남구 대치동 J부동산 공인중개사는 "규제지역과 분상제(분양가상한제) 등 규제 해제 이후 매도인들 위주로 기대감이 커지면서 먼저 반응이 왔다"며 "가격을 내린 매도인들은 애초 희망했던 가격으로 올리거나, 매물을 다시 빼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매도인들 사이에서 규제 완화에 따른 집값 반등 기대감이 소폭 높아진 가운데, 매수자들 사이에서는 관망세가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예비 수요자들은 규제 효과를 보고 있는 지금 이 분위기가 사라지기 전 매수를 서두르는 것이 좋지 않겠냐는 우려에 일선 부동산에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 강남구 일원동 D부동산 대표는 "여전히 높은 금리와 추가 인상이 예상되기 때문에 예전처럼 매수에 나설 수는 없으나 규제에 따른 변화에 더 적극적인 시선으로 지켜보는 수요자들이 많아지면서 집을 직접 보겠다는 고객들이 있다"며 "강남권 아파트 시장은 진입 이유가 뚜렷한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대기수요도 꾸준했던 곳이기 때문에 다른 지역보다 하락장에는 다소 늦게, 상승장에는 더 빠르게 반응한다"고 설명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 팀장은 "정부가 거래 시장 정상화를 위해 과거 도입된 부동산 규제를 대부분 걷어내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보합(0.00%) 수준까지 전환되는 움직임이 감지된다"며 "규제지역 해제 조치 외 특례보금자리론 도입과 거래세(취득세, 양도세) 중과 완화 조치 등이 맞물려 주택 매수심리가 개선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김서온 기자(summer@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