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차기 IBK기업은행장으로 김성태 전무가 사실상 내정됐다. 금융권에선 정부가 전문성이 떨어지는 관료 출신을 무리하게 영입한다는 비판을 의식하면서 내부 출신으로 방향을 전환한 것으로 관측한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김성태 기업은행 전무를 차기 기업은행장으로 임명 제청하고, 윤석열 대통령의 재가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취임 일정을 고려하면 늦어도 내일까지는 임명 제청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무는 1989년 기업은행에 입행한 공채 출신이다. 일선 지점장 외에 전략기획부 팀장, 비서실장, 종합기획부장, 지역 본부장, 소비자보호그룹장, IBK캐피탈 대표이사 등을 거쳤다. 은행 내부는 물론 계열사 대표이사까지 거친 덕에 지주사가 없는 IBK기업은행 사정에 가장 밝은 인물로 손꼽힌다.
김 전무가 기업은행장에 선임되면 김승경·조준희·권선주·김도진 전 행장에 이어 다섯 번째 내부 출신 행장이 된다. 동시에 조준희·권선주·김도진 전 행장에 이은 네 번째 공채 출신 행장이기도 하다.
애초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정은보 전 금융감독원장은 감독기관-피감기관 간 이해 상충 문제에다, 최근 시중은행장의 세대교체와 맞물려 대통령실이 생각을 바꿨다는 말들이 돌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업은행은 정부 은행인 만큼 정부가 개입하는 것 자체가 관치라고 할 수는 없으나, 관료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은행업에 대한 경험이 부재한 정 전 원장이 후보에 오르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금융위도 이런 논란을 의식해 내부 출신으로 눈을 돌린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그간 금융위와 정부에서 대놓고 관료 출신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팽배했다"면서 "정부에서도 이를 의식해 시장을 존중하는 것이 아니겠느냐"라고 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은행과 무관한 관료 출신이 올 경우 노동조합과 직원 반대가 가장 큰 걸림돌인데 김 전무는 내부 출신인 만큼 단합이 순조롭지 않겠느냐"면서 "또 김 전무는 공채로 들어와 기업은행에서 재직해온 만큼 직원들 사이에서 신임도 나쁘지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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