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삼성전자가 MZ세대(1980년대~2000년대 초 출생자) 직원들이 점차 급증하자 사내 문화 개선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직급 통일, 소통 채널 개설 등으로 수평적 조직 문화 확대에 앞장서고 있을 뿐 아니라 주3일제 도입 등 다양한 근무 방안 검토에도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설비 기술 엔지니어들을 중심으로 근무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근무 형태에 대한 아이디어를 수집하고 있다. 현재까지 임직원들이 제시한 아이디어는 ▲금·토·일만 근무하는 주 3일제 근무 형태를 비롯해 ▲직군별 주 4일제 도입 ▲평일(3교대)과 주말(2교대) 근무 세분화 등이 있다.
특히 주 3일 주말 전담제 도입은 24시간 공장 가동 체계로 인해 명절이나 주말에도 근무를 해야 하는 업계 특성 탓에 임직원들 사이에서 대안 중 하나로 제시된 아이디어다.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이를 마치 도입하는 것으로 주장했으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반도체 업계에서도 주 3일제 도입이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봤다. 주 4일제 시행도 어려운 상황에서 주 3일 도입을 논하기엔 이르다는 해석이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점차 근무 시간에 대한 유연성을 높이기 위한 움직임에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생활가전과 IT·모바일을 담당하는 세트 부문인 DX(디바이스경험)에만 적용하던 주 5일 '완전선택적 근로시간제'를 최근 반도체 부문까지 확대한 것이다.
기존 유연근무제는 하루 최소 4시간을 근무해야 했지만, 완전선택적 근로시간제가 시행되면서 최소 근무시간이 아예 폐지됐다. 교대근무자를 제외한 임직원들은 하루에 1시간만 일하고 퇴근할 수 있어 한 달 근무 일수 기준으로 총 근무시간만 맞추면 된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는 제조공정 특성상 공장은 하루 24시간, 1년 내내 가동률 100%를 유지해야 한다"며 "한 번 가동을 멈추면 다시 제품을 생산하기까지 6개월 이상 소요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MZ 직원들이 많아지면서 대부분 생산 현장 교대근무자로 구성된 설비 관련 엔지니어들을 중심으로 근무 여건 개선에 대한 요구가 높았다"며 "설비 관련 엔지니어들은 현장 근무율이 높고 장시간 투입되는 일이 많은 탓에 삼성전자가 이처럼 변화를 준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수직적 조직 문화 탈피를 위해 회사 내 직급 통일에도 선제적으로 나섰다. '과장·차장·부장' 대신 '프로'라고 부르도록 한 것이다.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도 이를 장려하고 있다. 경 사장은 직접 사내 소통 채널 '위톡'을 통해 "직급이나 근속 연수,나이에 관계없이 존댓말을 쓰며 존중하는 문화를 정착시키자"라고 구성원들에게 당부한 바 있다. 지난해 발표한 인사제도 개편안에서도 직급별 표준체류기간을 폐지하고 젊은 인재를 중용하겠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나이와 서열에서 벗어나 직급에 얽매이지 않는 문화가 근무 효율성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면서 삼성전자 외에 다른 기업들도 점차 수평적 조직 문화를 정착 시키기 위해 나서고 있는 분위기"라며 "각 기업별 임직원 비중이 점차 MZ세대가 많아지면서 일하는 방식에 대한 변화를 이끌어 내고 있는 동시에 기업들도 다양한 노력을 통해 조직에 대한 좋은 인상을 줌으로써 인재를 끌어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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