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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열공'한다는 與, 진심 없다면 '국민 공감'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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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윤모임 '국민공감' 출범식에 의원 71명 참석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공감' 출범 행사가 열리고 있다. [사진=정호영 기자]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공감' 출범 행사가 열리고 있다. [사진=정호영 기자]

[아이뉴스24 정호영 기자] 국민의힘 친윤(親윤석열)계 의원 주축 모임 '국민공감'이 7일 공식 출범했다. 당 정책 역량을 강화하고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입법·정책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순수' 공부모임이며, 특정 계파모임과는 무관하다는 것이 국민공감 간사단의 '친절한' 설명이다.

출범 맞이 메인 이벤트는 저명한 대학교수의 강연. 공부모임이라는 취지에 걸맞게 강연 후 질의응답·토론도 예고됐다. 비교적 이른 아침인 오전 7시 30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공감 행사에는 당 의원 115명 중 71명이 몰렸다. 다른 일정으로 불참한 지도부와 일부 상임위 소속 의원 등을 감안하면 상당한 숫자다. '공부' 자체에 진심이라서인지는 잘 모르겠다. 전당대회를 앞둔 '세 과시'라든가 친윤 핵심이 주도한다든가 하는 시선을 내려두더라도 말이다.

국민공감 총괄간사를 맡은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이철규 의원은 당장 '늑장 예산'에 책임이 있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여당간사이기도 하다. 법정시한을 훌쩍 넘겨버린 내년도 예산안을 두고 여야가 막판 협상에 나선 상태. 이른바 '3+3'(여야 원내대표·정책위의장·예결위 간사) 협상 주체가 정기국회 내 예산 처리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결코 최우선 과제로 볼 수 없는 공부모임을 가동하는 것이 그다지 바람직한 모습은 아닌 듯하다.

'71명'이라는 숫자도 씁쓸하다. 11월 23일 의원총회에는 60여명이 모였다.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관련 당론을 모으는 자리였다. 그나마 준수한 편이었다. 6월 27일 정책의총은 40여명에 불과했다. 당시 원내대표였던 권성동 의원이 "김기현 의원의 아침 공부모임보다 더 적다. 지금 40명도 안 왔다"고 타박할 정도였다. 더구나 이날 의총은 전임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전기료 인상 문제 대책 논의를 위해 마련됐다. 관련 전문가 2명이 강연할 예정이었다. 그야말로 '당 정책 역량을 강화하고, 윤석열 정부의 성공 뒷받침을 위한' 자리임이 분명했지만, 출석률은 원내대표가 '꾸짖을' 만큼 저조했다.

이 간극을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 이제야말로 윤석열 정부, 대한민국의 성공을 위해 '열공'(열심히 공부)할 준비가 된 걸까. 그렇게 보는 국민이 그리 많지는 않을 것 같다. 굳이 이유를 대자면, '진심'이 와닿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이미 교수님께서 소중한 말씀 많이 주셨기에 질의는 생략하겠습니다…(중략) 이 정도로 마무리할까요?" 국민공감 행사 사회를 맡은 배현진 의원의 말에 의원들은 주저없이 자리를 떴다. 행사 하루 전 배포한 첫 보도자료에 새겨넣은 질의응답·토론 순서가 이 한마디로 '증발'한 것이다. 애당초 이 모임에 그런 순서는 중요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기념사진 촬영만 하고, '총괄간사' 인사말까지만 듣고, 본강연은 시작하기도 전에 '조용히' 퇴장한 의원들도 더러 있었다. 생경한 풍경은 아니다. 저마다 사정은 있었을 터다. 결과적으로 이들 모두 '공부'는 하지 않았지만, 국민공감이 사후 배포한 출석 명단에는 남았다.

한때 '더불어민주당에는 민주가 없고 국민의힘에는 힘이 없다'는 말이 여의도에서 유행어처럼 번진 적이 있다. 과반 의석을 앞세운 민주당의 '입법 독주'에 무기력한 '소수여당' 국민의힘의 처지를 빗댄 표현이다. 이대로라면, '국민공감에는 공감이 없다', 어쩌면 '윤심(尹心)공감'이라는 말이 나돌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정호영 기자(sunris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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