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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순칠 KAIST 교수 "양자가 미래다. 나노가 발전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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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양자컴퓨터, 갈 길 멀어

국내 양자관련 전문가로 꼽히는 이순칠 KAIST 교수는 "나노기술이 발전하면서 양자컴퓨터 시대도 앞당겨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KAIST]
국내 양자관련 전문가로 꼽히는 이순칠 KAIST 교수는 "나노기술이 발전하면서 양자컴퓨터 시대도 앞당겨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KAIST]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얽힘과 중첩’

‘지금의 모든 암호체계를 무너트릴 수 있는 강력한 시스템.’

‘2022년 노벨물리학상, 양자정보 과학을 이론에서 기술로 실현시킨 이들에게.’

올해 노벨물리학상은 양자정보 과학을 발전시킨 이들에게 돌아갔다. 양자물리는 아직 그 누구도 정확히 아는 사람이 없다고 할 정도로 난해한 분야이다.

이런 어려운 과제임에도 많은 전문가들은 지금보다 훨씬 빠르고 전력이 적게 드는 양자컴퓨터가 미래에 도래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양자기술의 대표적 분야는 컴퓨터, 통신, 센서 등이 있다. 우리나라는 양자통신과 센서 분야에서는 다른 나라와 기술 격차가 크지 않은데 양자컴퓨터 쪽에서는 그 격차가 약 10년은 뒤떨어져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양자컴퓨터 분야는 비약적 발전이 이어지지 않으면서 2000년대 초 전 세계적으로 많은 전문가들이 포기하는 사태에 이르렀다.

이런 상황에서도 미국과 호주, 영국에서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이 분야를 연구해 온 이들이 있다. 이순칠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대표적 양자컴퓨터 전문가로 꼽힌다. ‘퀀텀의 세계’라는 책을 펴내기도 했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는 양자컴퓨터 분야에서는 뒤처져 있다”며 “연구재단에서 관련 연구단을 만들고 이 분야에 대한 저변 확대에 나선 것도 이런 배경이 작용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지난 8월 한국연구재단 양자기술단장에 선임됐다. 이 교수는 “양자 컴퓨터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빨리 따라가는 게 중요하다”며 “나노기술을 포함해 양자컴퓨터를 연구할 수 있는 인력과 인프라를 구축하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양자컴퓨터에 대해 “이론적으로는 안 될 이유가 없다”며 그 해법은 나노기술의 발전에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교수는 “양자는 원자 하나, 전자 하나 등 이런 기술을 다룰 줄 알아야 한다”며 “초미시세계를 다루는 나노기술이 발전하면 양자컴퓨터 시대도 앞당겨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자 컴퓨터가 지금은 완벽한 게 없는데 나노기술이 계속 발전하면 양자 컴퓨터 기술 수준도 계속 올라갈 것이란 강조점이다. 양자컴퓨터 시대가 오면 거꾸로 나노기술은 더 발전하는 선순환 시스템이 만들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 시점을 이 교수는 언제쯤으로 판단하고 있을까. 이 교수는 “전문가마다 의견이 조금씩 다른데 아마 2030년대 정도 되면 양자컴퓨터 시대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도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직속으로 양자기술개발지원과를 새로 만들었다. 내년도 예산안에서도 양자 관련 예산안이 곳곳에 녹아있다. 전 세계적으로 아직 현실화되지는 않고 있는데 양자관련 기술이 미래를 이끌 것이란 판단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순칠 KAIST 교수는 "2030년대 양자컴퓨터가 보편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사진=KAIST]
이순칠 KAIST 교수는 "2030년대 양자컴퓨터가 보편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사진=KAIST]

2016년 유럽연합과 영국 등이 양자관련 지원책을 내놓았고 미국은 2018년 양자관련 진흥법을 제정하기도 했다. 최근 중국도 이른바 ‘양자굴기’ 아래에서 중국과 유럽 사이 양자암호 통신을 성공시킨 바 있다. 앞서 가는 선진국들이 앞 다퉈 양자 관련 연구소를 건설했거나 하겠다고 나서고 있는 형국이다.

이 교수는 “이런 전 세계적 상황에서 우리나라 주무부처가 관련 과를 만들고 여러 차원의 고민을 하는 것은 매우 고무적 일”이라며 “양자 컴퓨터 분야에서는 우리나라가 많이 뒤처져 있는데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길을 찾는 것이 현재 시점에서는 매우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양자컴퓨터 시대가 되면 세상은 어떻게 달라질까.

이 교수는 “양자컴퓨터는 기존의 모든 암포체계를 무너트릴 수 있을 만큼 강력한 시스템”이라는 설명으로 대체했다. 데이터 검색이 획기적으로 빨라지면서 인공지능은 더 빨라지고, 신약 개발에 있어서도 입체적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다.

공장은 작업 시스템을 최적화시키고, 나아가 최적의 에너지 절감을 통한 탄소중립 방법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전기차 시장에서도 양자컴퓨터를 이용하면 가장 효율적 배터리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 국내 자동차제조사들은 양자 관련 전문업체와 계약을 맺고 이와 관련된 기술개발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수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게 초지능성, 초연결성 등을 특징으로 하는데 양자컴퓨터는 또 한 번의 ‘퀀텀 점프’를 통해 이 같은 개념을 확립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퀀텀 점프란 ‘양자세계에서 양자가 어떤 단계에서 다음단계로 갈 때 단계의 차이만큼 뛰어오르는 현상’을 일컫는다.

개념은 훌륭한데 여전히 우리나라에서는 양자컴퓨터 관련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 교수는 “올해 연구재단 단장을 수락하면서 양자정보 융합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하나의 과제”라며 “학교마다 전기전자, 물리, 화학 등 관련 학과들이 모여가지고 커리큘럼을 따로 개발하고 인력 양성에 나서면 지원해 주는 프로그램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미국과 중국의 양자관련 투자 계획을 보면 우리나라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그 규모가 크다”며 “우리나라도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데 문제는 국민들에게 우리가 무엇을 하고 있고, 어떤 길을 가고 있다는 구체적 성과물을 보여줘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이런 차원에서 올해 하나의 숙제로 ‘수소’를 꼽았다. 양자컴퓨터를 이용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앞으로 가장 큰 에너지원으로 꼽히는 수소를 둘러싼 저장, 운송에 있어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거나 수소와 관련된 신물질 하나를 발명하자는 것이다.

이 교수는 “양자컴퓨터를 통한 시뮬레이션은 고전컴퓨터보다 훨씬 빠르다”며 “이런 절차를 통해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내면 주무부처도 그렇고, 국민이 보기에도 ‘아, 양자컴퓨터가 이렇게 쓰이는구나’라고 알 수 있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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