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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일본·네덜란드에 반도체 규제 동참…반응은 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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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장비대국 일본·네덜란드에 동참촉구…美·中갈등에도 중국 포기 못해

[아이뉴스24 박영선 수습 기자] 미국 정부가 중국을 상대로 반도체 수출 통제 조치를 내놓은 가운데, 반도체 장비 대국인 일본·네덜란드에게도 동참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과 네덜란드 기업들은 주요 매출처인 중국을 잃을 수 없어 이에 반기를 들고 있다.

17일 파이낸셜타임스(FT)·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은 현재 일본·네덜란드에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를 함께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피터 베닝크 ASML CEO(왼쪽)과 이우경 ASML 코리아 대표가 화성 캠퍼스 기공식에 앞서 15일 인터컨티넨탈 코엑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모습.

앨런 에스테베스 미 상무부 산업·안보 담당 차관은 신미국안보센터(CNAS)가 주최한 행사에서 "미국·일본·네덜란드 3국이 중국의 반도체 장비 확보를 막는 내용의 협정 체결을 빠른 시일내 타결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달 7일 미 상무부 산업안보국(BIS)는 중국의 반도체 생산기업에 미국산 첨단 반도체 장비 판매를 금지하는 수출 통제 조치를 발표했다. 이번 조치로 ▲18나노미터(nm)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 플래시 ▲핀펫(FinFET) 구조 또는 16·14nm 이하 로직칩 등 수출 통제 품목은 허가 없이 중국에 수출할 수 없다. 사실상 관련 기술 수출을 아예 통제하는 내용이다.

미국은 이 규제 적용에 일본과 네덜란드도 동참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일본과 네덜란드는 난처한 상황이다. 두 국가는 동맹국인 미국의 요구를 거절하기도 어렵고 자국 기업들이 규제로 불이익을 보게 할 수도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미국은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유일하게 생산하는 ASML의 대중 수출을 금지하게 하기 위해 네덜란드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에스테베스 차관과 타룬 차브라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기술안보 선임보좌관은 이달 중 네덜란드를 방문, 반도체 협정 문제를 협의할 예정이다.

ASML은 중국 사업을 강행할 전망이다.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5일 서울 삼성동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중국 수출이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베닝크 CEO는 "미국의 수출 규제는 미국 제품·서비스에 적용하는 내용"이라며 "한국이나 일본, 대만, 네덜란드 등에서 제조하는 것은 미국산이 아닌 경우가 많아 중국에서 판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사업에 무리가 없음을 공식적으로 밝히며 대중 수출을 이어갈 방침을 시사한 셈이다.

스위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독일 인피니온, 네덜란드 NXP 등 유럽 반도체 기업도 중국 영업 중단 계획은 없다고 못박았다. 이들 기업 CEO는 독일 뮌헨에서 열린 '2022 일렉트로니카' CEO 특별 행사에서 "미국의 조치를 준수하되 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 시장에서 나올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장 마크 쉐리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CEO는 "중국은 우리의 매출 약 30%를 차지하는 나라"라고 강조했다.

일본은 미국의 요구에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일본의 관료제 특성상 결정까지 오래걸린다는 점을 내세워 거절도 협조도 명확히 하지 않고 일단 버티는 전략을 세웠다.

'반도체 시장 내 중국 고립'을 목표로 하는 미국의 강력한 조치에도 글로벌 기업들은 협조할 의지가 없는 모양새다.

사실 미국의 대중국 규제는 자국 기업마저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일부 기업은 '제살 깎기'라며 반발하기 시작했다.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는 최근 성명을 통해 중국 수출 대체품 생산을 공식화했다. 3분기부터 미 정부가 대중 수출을 금지한 고성능 GPU 반도체 'A100(코드명 암페어)'과 'H100(코드명 호퍼)'을 대체하는 제품인 A800 생산을 개시한 것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사진=엔비디아]

A100은 3년 전에 개발된 7nm GPU 칩이고 H100은 지난 3월 출시한 4nm 공정의 GPU 반도체다.

대체품인 A800은 미 규제를 피하기 위해 데이터 전송속도를 초당 400기가바이트(GB)로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A100의 데이터 전송속도는 초당 600GB으로 규제 대상이다.

엔비디아는 성명을 통해 "A800은 미 정부의 수출 통제 문제를 해결한 제품"이라며 "이를 넘어서도록 프로그래밍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박영선 수습 기자(eune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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