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전 세계적으로 '넷제로'(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각국 정부의 노력이 이어지고 국제환경규제도 점차 강화되는 가운데 친환경 바이오 연료가 하나의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각 분야에서 전기와 수소 등을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지만, 항공과 해운 등의 분야에서는 아직까지는 기존 석유를 기반으로 한 에너지원을 대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도 최근 친환경 바이오연료 활성화를 추진하기로 한 가운데 국내 정유사들도 바이오 연료 사업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화이트 바이오 로드맵'을 기반으로 2023년을 목표로 대산 공장 부지에 연간 13만 톤 규모의 바이오 디젤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건설 중이다. 2024년까지는 대산공장 내 일부 설비를 연산 50만 톤 규모 수소화 식물성 오일(HVO) 생산설비로 전환할 예정이다.
HVO는 비식용 원료에 수소를 첨가해 생산하는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유럽에서는 주로 친환경 경유로 사용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HVO를 활용해 차세대 바이오 항공유 생산에도 나서 글로벌 바이오 연료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GS칼텍스는 포스코인터내셔널과 손잡고 인도네시아에 바이오 디젤 공장을 설립을 추진 중이다. GS칼텍스의 바이오연료 생산기술과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보유한 바이오원료 정제 인프라를 활용해 원료 정제부터 바이오케미칼 제품 생산까지 밸류체인 구축을 통해 바이오사업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양사는 향후 재생 원료 기반의 바이오 항공유 등 차세대 바이오 연료 사업에도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에쓰오일은 삼성물산과 함께 바이오 디젤과 항공유 등 차세대 바이오 연료 사업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해외 인프라를 활용한 원료 공급망 구축, 생산 등을 추진하고 있다.
정유업계가 바이오 연료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것은 무엇보다 탄소중립 규제 강화와 함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확대로 기존 사업만으로는 지속가능경영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신사업 발굴을 통한 친환경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겠다는 의지가 작용하고 있다.
아울러 전기와 수소 등으로 당장 대체되기 어려운 항공이나 해운 산업은 바이오 연료가 기존 화석 연료의 대안으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오 디젤의 경우 기존 내연기관과 인프라의 구조변경 없이 화석 연료와 혼합하거나 100% 대체해 사용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바이오 가스, 바이오 항공유, 바이오 선박유 등이 바이오 연료로 분류된다.
실제 바이오 연료에 대한 수요도 크게 늘고 있다. KB증권에 따르면 지난 2018년 기준 리터(L)당 865.1원이었던 바이오디젤의 세전 공급단가는 지난해 1천345원, 올해 7월 2천159원까지 상승했다. 바이오디젤과 일반 경유의 가격 차이는 2018년 L당 219.4원에서 올해 7월 812원으로 270% 상승했다.
한국 정부도 친환경 바이오 연료 확대에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차세대 바이오 디젤의 의무혼합비율을 2030년까지 기존 5%에서 8%로 상향하기로 했다. 휘발유, 항공유, 선박유 등 기존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바이오연료 개발을 통해 세계 시장을 선점하고 탄소중립 사회로의 전환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탄소 중립 정책이 강화되며 친환경 바이오 연료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며 최근 가격도 크게 오르는 등 기존 석유 제품보다 높은 수익성도 기대된다"며 "ESG 경영과 탄소 중립 차원에서도 사업 포트폴리오에서도 친환경 제품 비중을 늘리는 것은 필수처럼 여겨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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