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노영민 전(前) 청와대 비서실장,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27일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 월북 조작 의혹을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가 월북을 조작해 얻을 실익이 없다"라고 주장하며 자신들을 상대로 제기된 의혹을 부인했다.
서훈 전 안보실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 관련 기자회견'에서 "지금도 충격이 가시지 않는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은 당시 긴박한 여건 속에 최선을 다하고 모두 투명하게 밝힌 사건"이라며 "근거 없는 월북몰이 한 적 없고, 해봤자 정부에 실익(實益)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시 국정원, 통일부, 안보실, 국방부 등도 모든 책무를 다했다"며 "구속된 두 분(서욱 전 국방부장관, 김홍희 전 해경청장)도 제한 상황 여건에서 최선을 다한 것뿐인데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서 전 장관과 김 전 해경청장은 각각 서해 사건 관련 기밀 정보 삭제를 지시하거나 자료를 은폐·왜곡한 혐의로 구속됐다.
박 전 국정원장은 서해 사건 당시 국정원 정보의 삭제를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저는 대통령, 청와대, 국가안보실로부터 자료를 삭제하라고 지시받은 적도 없고 국정원 직원에 지시한 적도 없다"며 "검찰이 소환하면 당당히 조사 받고 반드시 진실을 밝히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수사 중인 사실이 검찰을 통해 여과없이 공개되는 건 심히 유감"이라며 "안보 장사하려는 국회의원과 안보를 정치에 끌어들이려는 세력은 반드시 책임져야 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노영민 전 비서실장은 "윤석열 정부에 의한 일방적인 (수사, 감사 내용) 흘리기가 사실인 양 보도되고, 다시 기정사실로 되는 상황에 우려하면서 그 대책의 일환으로 이 자리를 만들게 됐다"며 "국익의 기본인 평화와 안보를 위한 남북관계조차 전 정권에 대한 정치보복으로 활용하는 것은 제 발등을 찍는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특히 서 전 안보실장이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 다음날인 2020년 9월 23일 새벽 1시 청와대 관계장관회의에서 서 전 실장이 '월북 판단' 보고서 작성을 지시했다는 의혹을 반박했다. 박 전 국정원장은 "저는 23일 회의에서나 그러한 얘기를 들은 기억이 없다"며 월북이란 말 자체가 나오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노 전 실장은 "회의 당시 SI(군 특수정보) 자료에는 월북이 들어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지만 당시에 월북은 주요 논의 대상이 아니었다"며 "우리 국민의 총격(피격)에 대한 진상규명, 사실확인이 우선이었던 시점이다. 정확한 자료를 생산해낼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는 이야기가 나왔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밝혔다.
서 전 실장은 "새벽 1시 긴급회의는 첩보가 맞느냐 거기에 모든 논의와 관심이 집중됐지 월북(판단)은 중요 사안이 아니었다"며 "(문재인) 정부가 그렇게 해서 얻을 실익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감사원에서 당시 월북 판단 근거로 서해 사건 피해자 이대준씨가 중국 어선에 구조됐던 정황 등을 제시하는 것에 대해서도 '당시에는 보고되지 않았던 정보'라고 반론했다.
서 전 실장은 "한자가 적힌 구명조끼나 중국어선 이야기는 처음 들어 검증할 필요가 있다"며 "어차피 당시 모든 자료가 현 정부에 남아있기 때문에 규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전 원장도 "처음 듣는 얘기였다"고 답했다.
함께 참석한 민주당 국방위 간사 김병주 의원은 "최근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에서 (중국어선 관련 첩보)는 당시 없었던 정보라는 게 확인됐다"며 "출처를 밝히지 않고 무분별하게 얘기하는 것은 감사원의 의도가 있다는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세 사람의 기자회견에는 민주당 정치탄압대책위원회 위원들과 함께 박홍근 원내대표, 이재명 대표 등이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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