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애플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 공급업체들을 향해 탈탄소 압박에 나섰다. 수년 내에 주요 협력업체 공정에서 100% 재생 가능 에너지를 사용하도록 하는 등 2030년까지 탄소 배출 75% 감축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각오다.
애플은 온실 가스 배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방식을 도출하고, 탈탄소화에 대해 포괄적인 접근을 취할 것을 글로벌 공급망에 요청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를 위해 애플은 주요 제조 협력업체가 애플 관련 생산 공정에서 100% 재생 가능 에너지를 사용하는 지 여부 등 탈탄소화를 추진하기 위해 기울이는 노력을 평가하고, 매년 진척도를 추적할 계획이다.
앞서 애플은 2020년 이후 전 세계 공정 영역에서 탄소 중립화를 추진해왔다. 애플은 협력업체가 애플 생산을 넘어 온실 가스 배출 문제를 해결하고 재생 에너지를 우선 시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애플은 2030년까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2015년부터 탄소 배출량을 40% 감축한 바 있다.
실제로 애플이 지출한 직접 제조 비용의 70% 이상에 해당하는 200개 이상의 협력업체가 모든 애플 관련 생산 공정에 풍력, 태양열 등 재생 전력을 사용하기로 이미 약속한 바 있다. 코닝인코포레이티드, SK하이닉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TSMC, 유토(Yuto) 등이 대표적이다.
또 애플은 2018년부터 44개 국가에 위치한 사무실, 매장 및 데이터 센터에 재생 가능 에너지로 전력을 공급해왔고, 협력업체들도 10기가와트 이상의 재생 전력을 가동했다. 향후 애플은 유럽에서 30~300메가와트 규모의 대규모 태양열 및 풍력 발전 단지 건설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번 일로 애플과 거래하는 국내 업체들의 탈탄소화 움직임도 더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최근 공개한 2021회계연도(2021년 10월~2022년 9월) 공급망 목록에 포함된 국내 업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화학,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X세미콘, 삼성SDI, 서울반도체, 영풍그룹, 덕우전자, 범천정밀 등 11곳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애플에 아이폰용 메모리 칩을 공급 중이며, 아이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공급한다. 디스플레이 드라이버 IC(DDI)는 삼성전자 시스템LSI와 LX세미콘이, 카메라 모듈과 3D ToF 모듈은 LG이노텍이 납품한다.
애플은 이날 복원 기금을 통한 3건의 신규 프로젝트도 발표했다. 복원 기금은 대기에서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동시에 재정적 수익을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최초의 탄소 제거 이니셔티브다.
애플은 앞서 국제보호협회(CI) 및 골드만 삭스와 손잡고 15만 에이커 규모의 지속가능성을 인증 받은 산림을 복원하고, 약 10만 에이커 규모의 자생림, 초원 및 습지를 보호하기 위해 브라질 및 파라과이의 고품질 산림 관리자에게 투자를 진행해 왔다. 이같은 애플의 초기 산림 프로젝트는 2025년에 대기에서 100만 미터톤의 이산화탄소를 제거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애플은 2030년까지 탄소 배출을 75% 감축하겠다는 목표 이행이 진전을 보임에 따라 기존 기술로는 저감할 수 없었던 나머지 25%를 위한 고품질 자연 기반 솔루션에 중점을 두고 있다. 지속가능한 항공 연료 개발 방법을 분석하는 소프트웨어 업체 '카본 다이렉트'에 대한 지원이 대표적이다.
이 외에도 애플은 나미비아·짐바브웨, 중국, 케냐 치울루 힐즈, 유럽·중동·북아프리카 등 지역사회 주도 기후 솔루션을 발전시키기 위한 새로운 파트너십을 발표하기도 했다.
팀 쿡 애플 CEO(최고경영자)는 "기후 변화 대응은 애플의 최우선 과제 중 하나이고, 지금이야말로 현재까지 발표해 온 약속을 행동으로 보여줄 때"라며 "애플은 2030년까지 애플 공급망에서 탄소 중립화를 달성하기 위해 협력업체와 지속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를 기대한다. 연못에 던진 돌 하나가 큰 파문을 일으키듯 애플은 다양한 노력을 통해 반드시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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