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류한준 기자] 이승엽 두산 베어스 신임 감독을 상징하는 번호가 있다. 바로 선수 시절 가장 오랜 기간 달았던 '36'이다. 이 감독은 지난 14일 두산의 새로운 사령탑에 선임됐고 18일 오후 잠실구장에서 취임식과 공식 기자회견으로 감독으로 첫 발을 내딛었다.
전풍 구단 사장과 김태룡 단장이 이 감독에게 두산 모자와 유니폼을 건넸다. 유니폼 뒷면에는 배번이 있었는데 36이 아닌 77번이 새겨졌다.
이 감독은 "삼성 라이온즈에서 오랜 기간 파란색 유니폼을 입은 게 익숙한 지 아직 두산 네이비 컬러가 조금 어색한 느낌이 든다"면서도 "선수 시절 팀을 옮긴 적이 그래도 꽤 있기 때문에 괜찮다"고 웃었다. 그는 KBO리그에선 삼성 한 팀에서 만 뛴 '원클럽맨'이지만 일본에서 뛸 때는 지바 롯데, 요미우리 자이언츠, 오릭스 버펄로스 3팀에서 보냈다.
이 감독은 "언젠가 코치나 지도자(감독)가 된다면 '7'이 들어간 등번호를 달고 싶었다는 생각을 했다"며 "예전부터 좋아하는 숫자였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경북고 시절 27번을 달았고 삼성 입단 후 36번을 줄곳 사용했다. 지난 2004년 지바 롯데에서도 36번을 달았다가 2006년 요미우리로 이적한 첫해 33으로 번호를 바꿨다. 2007년부터 2010년에는 25번으로 다시 변경했고 일본에서 선수로 보낸 마지막 해인 2011년 오릭스에선 3번을 달았다.
두산에서는 현재 36번이 비어있다. 올 시즌 윤명준(투수)이 달았으나 그는 지난 13일 웨이버 공시됐다. 그러나 이 감독은 자신에게 익숙한 36을 대신해 77이라는 새로운 번호를 선택했다.
두산에서 77번을 가장 먼저 단 이는 김광수 전 코치다. 그는 코치 첫 부임 시절인 1993년 해당 번호를 달았다. 이후 전형도 코치, 그리고 이 감독과 함께 코칭스태로 합류한 조성환 코치가 두산으로 처음왔던 2018년부터 2020년까지 77번을 달았다. 조 코치 이후 윤명준이 달기 전까지는 박웅(투수)과 이광우 코치가 사용했다.
그는 조 코치에 대해 "나와 같은 나이(1976년생)이기도 하고 롯데 자이언츠 선수 시절부터 잘 알고 있었다"며 "두산에서도 먼저 코치를 한 경험도 있고 한화 이글스로 자리를 이동해서도 수비코치로 능력을 보였다. 두산 감독으로 선임된 뒤 가장 먼저 생각했던 코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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