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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외화부채 '눈덩이'…고환율에 유동성 위험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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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화부채 1년 새 12.89% 증가…환산손실은 26.31% ↑

[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은행권의 외화 부채가 큰 폭으로 증가해 외화 유동성리스크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만기도래 단기외화채권이 늘어난 데다, 환율 급등으로 환차손 리스크가 커졌기 때문이다.

17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경영공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5대 은행의 외화부채는 2천268억2천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2.89%(292억5천100만 달러) 늘었다.

이는 은행들이 유동성 확보와 해외 투자를 위해 외화자금을 끌어모으는 과정에서 외화대출금이 많이 증가한 까닭이다. 같은 기간 5대 은행의 외화 대출금 잔액은 76조9천312조1천200만원으로 26.31%(20조2천415억6천600만원) 증가했다.

주요 시중은행들의 ATM이 모여있는 거리에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아이뉴스24 DB]
주요 시중은행들의 ATM이 모여있는 거리에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아이뉴스24 DB]

◆ 달러 오르는데 외화부채 급증…손실위험 부추긴다

문제는 외화 자산보다 외화 부채가 더 크게 일어나는 만기 불일치가 커지고 있단 점이다. 6월 말 5대 은행의 90일 이내 평균 외화만기불일치갭은 4.36%로 전년동기 대비 0.83%p 증가했다. 외화 만기 불일치 갭이란 단기 대외 외화부채에서 단기 대외 외화자산을 뺀 것이다. 만기 불일치 값이 증가했다는 건, 외화 부채가 외화 자산보다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외화 부채가 늘어난 가운데 달러가 급등해 외화 환산 손실도 증가했다. 차입할 때 당시보다 오른 환율만큼 웃돈을 주고 외화 부채를 갚아야 하는 상황이 도래했기 때문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천440.9원에 출발해 11일 만에 1천440선을 돌파하며 강세를 보였다.

실제 6월 말 5대 은행의 외화 환산 손실은 10조3천216억8천200만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6.68%(4조8천182억3천400만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외화환산이익은 2조5천565억8천100억원으로 11.48%(2천937조3천200만원) 증가에 그쳤다.

은행별로 외화 환산 손실이 가장 큰 곳은 KB국민은행이다. KB국민은행의 외화 환산 손실은 3조140억원으로 가장 컸다. 다음으로 신한은행의 외화 환산 손실이 2조8664억7900만원, 하나은행이 2조5819조1600만원, NH농협은행이 1조5140억7100만원, 우리은행이 3489억9600만원을 기록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달러로 조달한 자금을 원화로 환전해 운영을 하는데, 환율이 오를수록 은행 입장에선 환차손 리스크가 커진다"면서 "이전에 1달러를 1천100원에 환전했다면 이제는 1달러를 1천400원에 환전해야 하는 만큼 나중에 1달러를 다시 갚을 때 300원의 손실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외화 자산과 외화 부채의 미스매치, 자산보다 부채가 많기 때문이다"라며 "외화자산이 많으면 외화환산이익이 늘고, 부채가 많으면 손실이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 만기 불일치 갭 확대, 예수금 인출에 유동성리스크 ↑

외화유동성 리스크에 대해선 만기불일치갭이 큰 은행일수록 리스크가 커질 가능성이 높다.

은행권 다른 관계자는 "외화 유동성 리스크의 경우 자산과 부채의 미스매치 폭이 큰 은행은 환율이 상승할 때 위기가 더 커지고 해지를 하는 곳은 적절히 운영한 것으로 큰 문제가 없는데 은행마다 편차가 있다"고 말했다.

만기 불일치 갭이 가장 큰 곳은 NH농협은행이다. NH농협은행의 90일 이내 만기 불일치 갭은 8.30%로 가장 높았다.

또 외화예수금이 감소하는 것도 외화 유동성 리스크를 부추기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환율이 오르면 외화예금은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는 외화 유동성 리스크 비율(LCR)에 영향을 미친다. 수출입업체에서 환차익 수요와 수입을 위한 결제대금 인출 규모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은행에 따르면 8월 말 외국환 은행의 거주자외화예금은 총 882억7천만 달러로 전월 말 대비 21억1천만 달러 감소했다. 외국인 직접 투자자금의 회수 및 기업의 수입 결제 대금 인출 등 기업을 중심으로 예금 인출이 늘어난 까닭이다.

다만 일각에선 외화부채와 환산손실 증가, 외화예수금 인출이 유동성 리스크로 번질 가능성은 매우 제한적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현장에선 외화 채권과 외화예금 모두 만기가 급하게 도래하는 경우가 많지 않아 환차손 리스크가 유동성리스크로 번질 가능성은 극히 제한적이다"라며 "현재 5대 은행의 경우 유동성리스크에 견딜 역량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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