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자연 상태에서도 시간이 지나면 썩어 없어지는 생분해성 플라스틱 분야에 새로운 아이디어가 제시됐다.
생분해성 고분자 제조 과정에서 비료 성분을 가진 재료를 촉매 겸 성분으로 활용하면 잘 썩으면서도 토양에 비료까지 공급할 수 있게 만들 수 있다는 연구결과다.
한국연구재단은 이분열 교수, 이평천 교수(아주대학교, 제1저자 이현주, 조우연 석ㆍ박사통합과정) 연구팀이 인산(H3PO4)을 촉매로 기존보다 생분해도가 높은 새로운 생분해성 고분자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현재 시판되고 있는 대표적인 생분해성 플라스틱으로 PLA와 PBAT가 있다. 하지만 기존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인위적인 퇴비화 조건(60℃)에서만 생분해가 되고 토양의 자연조건에서는 생분해 속도가 매우 느리다. 또한 상용화를 위해서는 고분자 제조과정에서 분자량이 큰 고분자를 합성해야 하는데, 기존 방법으로는 분자량의 크기가 커짐에 따라 생분해 속도가 느려지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기존 PBAT의 제조방법을 바꾸어 일반적인 자연환경에서 빠르게 분해되는 생분해성 고분자를 개발했다. PBAT와 물성이 유사하고 생분해도가 뛰어나면서도 비료 성분을 포함한 새로운 PBAT 개발에 성공했다.
연구팀은 인산을 촉매로 사용해 생분해성 폴리에스터를 제조하면 고분자 생성 시 인산이 고분자 사슬에 편입되는 현상을 발견했다. 이후 금속염을 투입해 생성된 고분자 사슬을 이온결합으로 연결해 주면, 생분해성이 향상되는 것을 확인했다.
기존 PBAT는 공유결합으로 사슬이 연결돼 분자량이 커질수록 생분해 속도가 느려지지만, 새로운 PBAT는 이온결합으로 사슬이 연결돼 생분해 속도가 빠르게 진행된다는 설명이다.
일반 토양에서 200일 동안 실험한 결과, 이온결합으로 이루어진 PBAT는 기존 PBAT 보다 약 9.2 배 빠른 분해 속도를 보였다고 밝혔다. 인장강도 등 기계적 특성도 기존 제품과 유사하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새로운 PBAT가 기존 PBAT 대비 유사하거나 높은 물성을 보이면서 생분해도 또한 뛰어나 생분해성 고분자 시장의 파급 효과가 높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분열 교수는 “이온결합에 사용된 인산기 금속염이 비료 성분으로 토양에 방출되었을 때 작물의 생장에 긍정적인 효과를 보일 것”이라고 전하며, “이를 활용해 기존 농업용 멀칭필름과 코팅 비료를 대체해 환경 문제의 해결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덧붙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바이오ㆍ의료기술개발사업 등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의 성과는 ‘미국 화학회지(JACS)’에 8월 8일 온라인 게재됐으며, 보충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논문명 : Rapid Biodegradable Ionic Aggregates of Polyesters Constructed with Fertilizer Ingredients)
/최상국 기자(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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