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예진 기자] 최근 버추얼 휴먼(이하 가상 인간)이 수만 명의 팔로워와 소통하며 모니터를 점령 중이다. 특히 가장 인지도 높은 버추얼 모델은 모두 '언리얼 엔진'이라는 태생을 공유하고 있어, 기존 게임에서 활용되던 그래픽 기술이 게임사를 중심으로 한 가상 인간 제작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최근 버추얼 인플루언서들은 각종 광고나 패션업계,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화제성은 높았지만 긴 활동을 이어가지는 못했던 90년대 국내 1호 남성 사이버 가수 '아담'과는 달리 종횡무진하는 분위기다.
자이언트스탭이 스마일게이트와 공동제작한 '한유아(YuA)'는 YG케이플러스와'‘I Like That' 음원으로 정식 데뷔하며 광동 옥수수수염차 등 홍보모델로 기용됐다. 넷마블에프앤씨의 자회사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에서 제작한 '리나(RINA)'도 패션잡지'나일론'의 화보 모델로 활동 중이며 '써브라임'과 계약을 맺고 가상 인간으로 구성된 4인조 걸그룹으로 데뷔 예정이다.
크래프톤 역시 최근 '애나(ANA)'의 티저 이미지를 공개해 향후 오리지널 음원 발매를 시작으로 엔터테인먼트, e스포츠 등 다양한 활동을 넓혀갈 것을 예고했다. 자이언트스탭과 네이버의 개발로 탄생한 '이솔(SORI)'은 네이버 쇼핑 라이브에서 데뷔해 지난 7월 메르세데스-벤츠 디지털 쇼케이스 사전 홍보용 영상에 등장했다.
한유아, 리나, 애나, 이솔 모두 에픽게임즈의 언리얼 엔진 렌더링 기술을 기반으로 탄생했다. 렌더링은 모니터에 보일 3차원의 공간에 빛·위치·색상 등을 미리 계산해 2차원 이미지로 모니터에 보여주는 과정으로, 컴퓨터 그래픽이 사용된 영화 속 장면들이 이러한 렌더링의 결과물이다.
여기서 발전한 '리얼타임 렌더링'은 말 그대로 '실시간'으로 장면을 구현하는 것으로, 한 장면을 만들 때 길게는 며칠씩 기다려야 했던 과거 오프라인 렌더링 방식과 달리 인력과 시간을 크게 줄이면서 사실적인 디지털 휴먼 이미지 제작을 가능케 한다.
버추얼 휴먼은 이러한 리얼타임 렌더링을 통해 라이브 쇼핑에 쇼 호스트로 등장하거나 팬과 함께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는 등 '실시간 인터랙션'을 가능케 하는 단계로 발전하고 있다.
◆ 가까워지는 기술, 낮아지는 진입장벽…버추얼 휴먼 대거 등장 가능성도
에픽게임즈 코리아는 최근 언리얼 엔진의 기능 확대를 통한 버추얼 휴먼의 제작 접근성 확대에 나서고 있다.
우선 에픽게임즈 코리아는 최근 '메시 투 메타휴먼' 기능이 추가된 가상 인간 프레임워크 서비스를 선보였다. 메시 투 메타휴먼은 얼굴 모양의 3D 데이터(메시)가 있으면 언리얼 엔진을 활용해 표정이나 동작이 움직이는 고퀄리티의 버추얼 휴먼을 쉽게 제작할 수 있는 기능이다. 하나의 모델 원형을 수정하면 다른 느낌의 또 다른 가상 인간 제작이 가능한 방식이다.
이에 더해 전문적인 소프트웨어나 장비가 없어도 누구나 디지털 휴먼을 제작해 볼 수 있는 클라우드 기반의 무료 앱 '메타휴먼 크리에이터'도 업데이트했다. 메타휴먼 크리에이터는 13개의 새로운 헤어스타일, 다양한 의상 옵션을 비롯해, 캐릭터에 생동감을 불어넣는 10개의 페이셜 애니메이션, 페이스에 따른 6개의 바디 포즈, 감정을 표현하는 5개의 얼굴 포즈 등이 신규로 추가됐다.
에픽게임즈 측은 "언리얼 엔진의 서비스 기능 확대로 가상 인간의 제작 퀄리티는 높아지고 개발 진입 장벽은 점점 낮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이를 통해 진짜 사람 같은 느낌의 버추얼 휴먼 역시 대거 등장할 것으로도 전망한다"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true.ar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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