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임성원 기자] 금융당국이 MG손해보험을 다시 관리·감독하게 되면서 새 주인을 찾는 데도 속도를 내고 있다. MG손보 대주주인 JC파트너스도 자체 매각의 속도를 높이는 상황에서 연내 매각 향방이 뚜렷하게 드러날지 관심이 쏠린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이하 예보)는 지난달 29일 'MG손해보험 정리 관련 회계자문사 선정' 용역 모집을 위한 재입찰 공고했다. 회계자문사 등을 통한 실사는 공개 매각 절차에 앞선 사전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예보가 자산·부채 실사와 기금 소요 예상금액 산정 등을 위한 회계자문사 용역 모집에 나선 건 4개월 만이다. 최근 MG손보가 금융당국 주도 관리인 체제로 전환되자마자 매각 절차에 속도를 붙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3일 금융위원회는 MG손보 측이 제기한 부실금융기관 결정 처분 효력정지 가처분 2심에서 승소하면서 다시 관리할 명분이 생겼다. 현재 금융감독원 직원 3명, 예보 직원 1명 외 MG손보 등기임원인 박준우 상무까지 총 5명의 관리인이 임시 경영을 맡고 있다.
앞서 지난 4월 금융위는 경영개선명령을 이행하지 못한 MG손보를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한 바 있다. 지난 2월 말 기준 MG손보의 부채가 자산을 1천139억원 초과했고, 1천500억원의 자본확충 약속을 불이행한 데 따른 처분이다.
당시에도 예보는 금융당국의 즉각 매각 방침에 맞춰 회계자문사·법률자문 등 용역 관련 입찰 공고를 냈다. 하지만 지난 5월 1심 재판부인 서울행정법원이 JC파트너스 측의 손을 들어주면서 매각 절차가 중단됐다.
이번에 금융위는 다시 MG손보의 관리 권한을 갖게 된 만큼 공개 매각 등 부실 정리 절차를 조속히 마무리할 방침이다. 연내 예보를 통해 회계자문사·법률자문·매각 주관사 등을 선정해 본격적인 자산·부채 실사 작업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JC파트너스도 집행정지 가처분 2심 소송에서 패소했지만, MG손보 매각 절차는 그대로 강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매각 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을 통해 잠재 인수 후보 대상으로 투자설명서를 발송한 데 이어, 이달 중 본입찰을 거쳐 오는 10월 우선협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JC파트너스는 매각 절차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예보 주도의 매각 절차로 진행될 경우 투자자금 회수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예보의 매각 방식은 예금보호가 가능한 자산·부채만 제3자에게 넘기는 자산부채이전(P&A) 형태가 될 가능성이 크다. MG손보 전신인 그린손해보험도 10년 전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되면서 동일한 방식으로 정리됐다.
보험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이 관리인 체제에선 매각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JC파트너스의 매각 절차대로 진행된다고 해도 관리인 체제 하에서 금융당국의 협조를 이끌어내기 힘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금융당국이 공개 매각 절차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친 상황에서 잠재 인수 후보군도 참여 결정시 부담이 있을 수 있다.
다만 JC파트너스가 재항고에 나서면서 대법원에서 또 한 번 뒤집어 질 수 있는 만큼 신중하게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부실기관 지정 취소 청구 본안소송의 경우 2~3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상태다.
JC파트너스 측은 내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되면 순자산이 마이너스인 부분이 해결될 수 있단 점을 앞세우고 있다. 반면 금융당국은 MG손보의 경영정상화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해 보험 계약자 보호와 정리 비용 등을 고려해 부실기관 지정 유예가 어려웠다고 맞섰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MG손보의 경영정상화에 대해 금융당국과 대주주간 입장이 첨예하게 갈린 데 이어, 매각 절차도 안갯속일 수 있다"면서 "현재 금융당국은 관리인 체제의 기회를 활용해 최대한 올해 안에 매각 작업에 돌입하고자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 새 회계기준 상에서는 대주주의 입장이 받아들여질 수 있어, 당국이 매각 추진의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며 "금융당국 주도의 매각이 성공할 경우 MG손보 전신인 그린손보의 매각 과정을 봤을 때 7개월에서 1년 정도 소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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