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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혹한기' 맞은 삼성·SK 어쩌나…8월 메모리 가격도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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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낸드플래시 하반기 고정거래가격 계속 하락세…메모리 '투톱' 3분기 실적 '비상'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메모리 반도체 시장 수요가 올 하반기 들어 다시 위축될 조짐을 보이면서 D램과 낸드플래시의 가격이 연일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두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 폭이 확대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주요 메모리 업체 수익성 하락 우려도 점차 커지고 있다.

SK하이닉스가 개발한 3세대 10나노급(1z) DDR4 D램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개발한 3세대 10나노급(1z) DDR4 D램 [사진=SK하이닉스]

31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D램, 낸드플래시 고정거래가격은 최근 몇 달간 꾸준히 하락세를 보였다. 고정거래가격은 기업 간 계약거래 금액으로, 주로 분기 첫 달에 변동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메모리 수요 감소가 빠르게 진행 중인 것으로 해석된다.

D램의 경우 지난달에 이어 8월에도 가격이 내렸다. 이날 기준 PC용 DDR4 8Gb 제품의 평균 고정거래 가격은 2.85달러로, 전월(2.88달러) 대비 1.04% 내렸다. 지난 2020년 12월 31일(2.85달러) 이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D램이 호황세를 보였던 1년 전에 비해 30.4%나 줄었다.

D램 가격은 지난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상승세를 타다가 같은 해 10월 9.51% 급락하며 하락세로 돌아섰다. 올해 들어서도 1월 8.09% 감소한 후 석 달째 제자리걸음을 하다가 5월에 1.76% 또 내렸다. 7월에는 무려 14.03% 급락해 평균 가격이 3달러를 밑돌았고, 이달에는 1%대 하락세를 이어갔다.

트렌드포스는 "3분기 PC D램 고정 가격이 2분기보다 13∼18% 하락하고 전체 D램 평균판매단가(ASP)가 2분기보다 거의 15% 하락할 것"이라며 "가격 인하에도 불구하고 높은 재고 때문에 PC D램 판매는 회복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최근 재고 조정에 집중하면서 구매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에 고정거래가격에 선행하는 경향이 있는 현물거래가격도 연일 하락 폭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분위기는 4분기 가격 협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추가적인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4분기 D램 가격이 10~15%가량 추가 하락할 수도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표=D램익스체인지]
[표=D램익스체인지]

또 다른 메모리 반도체인 낸드플래시도 가격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낸드플래시 가격은 공급 과잉 우려로 지난 6월 3.01% 내림세를 보인 후 7월 3.75% 감소에 이어 이달에도 1.67% 하락했다. 메모리카드·USB용 128Gb 낸드플래시의 8월 고정 거래가격은 4.42달러다.

트렌드포스는 3분기 낸드플래시 가격이 2분기 대비 8~13%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구매자들의 재고가 충분하기 때문이란 판단에서다.

품목별로는 내장형멀티미디어카드(eMMC)와 범용플래시저장장치(UFS)의 가격이 3분기에 13~18% 하락할 전망이다. 역시 한 달 전 전망치 8~13%보다 폭이 커졌다.

기업·소비자용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가격은 10~15%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당초의 하락 전망치는 기업용 5~10%, 소비자용 8~13%였다.

3D 낸드 웨이퍼의 가격 하향 추정치는 기존 전망치와 같은 15~20%일 것으로 관측됐다.

트렌드포스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세계 경제를 약화시켜 다양한 소비자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수요가 2분기부터 하향 조정됐다"며 "서버 수요는 안정적이지만 재고 조정 기간이 도래하며 낸드플래시 시장의 공급 과잉이 심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제조사들의 생산능력 계획이 축소되지 않는다는 전제에서 적어도 4분기까지는 가격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분위기 탓에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이끌고 있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두 회사는 D램 시장에서 70%가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고, 낸드플래시 시장에선 삼성전자가 30% 이상의 점유율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반도체 업계는 이 같은 불황을 DDR5 D램 등 프리미엄 신제품 대중화를 통해 이겨내겠다는 각오다. DDR5 D램은 2013년도에 출시한 DDR4를 잇는 차세대 D램 반도체로, 기존 DDR4보다 속도는 2배 이상 빠르고 전력 소모량은 10% 이상 낮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DDR5 개발을 마치고 늘어날 수요에 맞춰 공급 계획을 세우고 있다. 또 DDR5를 지원하는 인텔의 서버용 프로세서 사파이어래피즈 출시가 예정보다 늦어졌지만, 올 하반기 출시를 계기로 DDR5 사용이 확대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익성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빅테크 업체들이 서버용 CPU를 교체하면 D램을 포함한 모듈도 함께 바꿀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도 DDR5 시장의 성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전체 D램 시장에서 DDR5 출하량 비중은 올해 4.7%, 내년 20.1%로 늘어나 2025년에는 40.5%를 차지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7일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일부 업체의 중앙처리장치(CPU) 제품 출시가 지연되며 DDR5 수요가 축소됐다"며 "다만 1~2개 분기 지연된 것으로, 큰 틀에서는 내년에 DDR5로 전환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장기적인 DDR5 수요 성장은 높다고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DDR5 판매가 아직 본격화 되진 않았지만, 앞으로 인텔과 AMD에서 DDR5를 지원하는 CPU가 출시되면 DDR5 D램 판매가 늘면서 업황 둔화 타개의 돌파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DDR5 채택 비중은 점점 높아져 2023년 2분기에는 출하 비중이 DDR4를 역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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