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재용 기자] 계속된 기준금리 인상으로 카드사들의 자금 조달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자금 조달로인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금리가 기준금리를 따라 치솟고 있어서다. 카드사들은 단기 자금 비중을 높이며 자금 조달 방법을 다각화하고 있지만, 단기 자금 비중이 높아질수록 유동성에는 악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신한·KB국민·삼성카드가 찍어내는 여전채 'AA+' 3년물 금리는 지난달 31일 기준 연 4.864%를 나타냈다. 지난 2010년 6월 22일(4.87%) 이후 12년 2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여전채 금리는 기준금리 인상기와 맞물리면서 치솟기 시작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본격화한 지난해 8월 당시 월평균 1.80%에 불과하던 여전채 'AA+' 3년물 금리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4.864%까지 3.06%p가량 뛰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매파적 발언(통화 긴축 선호)도 최근 채권시장 금리 상승의 한 요인이다. 이 총재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미국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에서 "미국보다 금리 인상을 먼저 종료하기는 어렵다"며 "인플레이션이 꺾일 때까지 금리 인상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는 자금의 약 70%를 여전채로 조달하므로 여전채 금리 상승은 자금 조달 비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카드사들은 금리 인상 영향에 직접적으로 노출된 상황이다. 한국신용평가 분석에 따르면 카드사들의 여전채 조달금액 중 45.3%가량이 내년 안에 만기가 도래할 예정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통상 카드사는 중장기로 자금을 조달하기 때문에 당장 금리 상승 반영도가 단기적으로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금리 인상이 계속되는 만큼 중장기 관점에서 조달 금리에 그 인상분이 반영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카드사들은 조달 비용 상승과 이에 따른 수익성 둔화를 막고자 자금 조달로를 다변화하고 있다. 특히 최근엔 단기 자금 조달이 많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7개 전업카드사(신한·KB국민·삼성·현대·우리·롯데·하나카드)의 만기 1년 이내 기업어음(CP)·전자단기사채(전단채) 발행액은 38조원에 달한다. 전년 대비 62% 증가한 규모다.
전단채는 만기 1년 이하 단기자금을 전자방식으로 발행하는 전자증권으로 발행 절차가 간편한 것이 장점이다. CP도 여전채보다 발행절차가 간편하다. 단기자금조달 수단이라는 특성상 수요 예측 등 공모를 거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1년 미만의 단기 CP와 전단채는 만기가 짧아 상대적으로 금리도 낮다.
다만 최근 카드사들의 영업 자산 만기가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단기화된 조달 구조는 유동성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자산 부채 만기를 맞춰야 회사의 유동성이 관리되는데 단기 자금이 많아지면 자산부채종합관리(ALM) 관점에서 불균형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여윤기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도 "최근 카드사의 영업자산 내 비 카드자산의 비중이 확대되면서 영업자산의 만기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단기화된 조달 구조는 ALM 측면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재용 기자(j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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