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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카드론 금리, 7개월째 하락세…카드사 경쟁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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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론 이용, 고신용자 위주 재편에 '역마진' 우려도

[아이뉴스24 이재용 기자] 한국은행의 계속된 기준금리 인상으로 자금조달 부담이 커졌지만, 전업카드사들의 장기카드대출(카드론) 금리는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정부의 대출 규제와 시장 경쟁 심화 등으로 카드사들의 고객유치 경쟁이 더 치열해진 탓이다.

다만 업계 전문가들은 조달 비용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지금 같은 카드론 금리 수준을 유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23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7개 전업카드사(신한·KB국민·삼성·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의 카드론 평균 금리는 12.87%로 집계됐다. 전월 12.92% 대비 0.05%p 낮아진 수치다.

카드사들이 기준금리 인상으로 자금조달 부담이 커졌음에도 출혈 경쟁을 벌이며 대출 금리를 인하하고 있다. 사진은 매장직원이 카드 결제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정소희 기자]
카드사들이 기준금리 인상으로 자금조달 부담이 커졌음에도 출혈 경쟁을 벌이며 대출 금리를 인하하고 있다. 사진은 매장직원이 카드 결제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정소희 기자]

◆ 금리 인상기 '역행'하는 카드론 금리…대출 규제·경쟁 심화 영향

시장 환경만 보면 카드론의 금리 상승이 오히려 자연스러운 상황이다. 기준 금리 인상에 따라 카드사의 주요 자금 조달로인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금리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의하면 지난달 여전채 AA+ 3년물 금리는 연초보다 1.69%p 올랐다. 지난 1월 평균 2.60% 수준이던 AA+ 3년물 금리는 지난달 평균 4.29%까지 치솟았다.

수신(예금) 기능이 없는 카드사는 자금의 70%가량을 시장금리에 연동된 여전채로 조달하므로, 여전채 금리 상승은 자금 조달 비용 상승을 의미한다. 자금 조달 가격이 오르면 조달 원가에 마진을 붙여 내놓는 카드론 등 대출성 상품의 금리도 오르게 된다.

그러나 카드론 대출 금리는 올해 들어 오히려 내림세다. 지난 1월 13.66%이던 카드론 금리는 2월 13.54%, 3월 13.26%, 4월 12.98%, 5월 12.97%, 6월 12.92%, 지난달 12.87%로 계속 낮아졌다. 이는 카드사들이 조정금리를 통해 고객 유치 경쟁을 벌이는 영향이다. 조정금리는 우대금리와 특판할인금리 등을 포함하는 할인 금리다.

카드사들은 올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 카드론이 포함되자 대출한도가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고신용자를 잡기 위해 조정금리 마케팅을 벌였다. 카드론 금리에 적용되는 7개 카드사 지난달 조정금리 평균은 1.66%였다. 전달 1.71%에 비하면 0.05%p 낮아졌지만, 연초 1.17%에 비하면 0.49%p나 상승한 수준이다.

이로 인해 '서민급전창구'로 불리던 카드론은 고신용자 중심으로 재편됐다. 지난 1월까지 22.13%의 비중을 차지하던 대출 금리 18% 이상 저신용 차주 비율은 4.48%p 떨어져 지난달 17.65%을 나타냈다. 반면, 신용점수 900점 이상 고신용 차주들이 해당하는 대출 금리 10% 미만 구간 비율은 지난 1월 11.37%에서 5.62%p 올라 지난달 16.99%를 기록했다.

또 카드사들은 인터넷전문은행(카카오·토스·케이뱅크)과 중·저신용자대출을 놓고 경쟁하고 있어 카드론 금리를 쉽사리 올릴 수 없는 상황이다. 카드론은 취급액의 약 90%가 신용점수 600~900점 구간 내 차주에게 집중돼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취급을 확대하고 있는 중·저신용자대출의 고객군과 상당 부분 중첩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론과 인터넷전문은행 중저신용자 대출의 고객층이 겹친다"며 "고객을 뺏기지 않기 위해 금리 인하 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카드사, 신규 차입 조달 부담 커져…"출혈 영업 지속 어렵다"

아직은 카드사들이 금리를 유지하는 전략을 취하지만, 한계가 분명하다는 분석이 따른다. 카드사는 통상적으로 만기 1년 이상 자기 자금을 조달한다. 이 때문에 시장 금리 상승에 따른 조달 비용 부담이 즉각 반영되지 않았다. 하지만 카드사들이 조달한 자금의 만기 도래가 속속 다가오면서 부담이 커졌다.

연초부터 지난 5월까지 발행한 신규 여전채의 평균 조달 금리는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여전채 평균 금리보다 1.2%p 높다. 사진은 신용등급별 여전채 3년물 신규발행금리 추이 [사진=나이스신용평가]
연초부터 지난 5월까지 발행한 신규 여전채의 평균 조달 금리는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여전채 평균 금리보다 1.2%p 높다. 사진은 신용등급별 여전채 3년물 신규발행금리 추이 [사진=나이스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연초 이후 지난 5월까지 발행한 신규 여전채의 평균 조달 금리(3.2%)는 올해 만기 도래하는 여전채 평균 금리(2.0%) 대비 1.2%p 높다. 실제로 삼성카드의 올 상반기 신규 차입 조달금리는 지난해 말 2.03% 대비 0.93%p 증가한 2.96%를 나타냈다. 자금 조달 상황은 다른 카드사도 비슷하다.

아울러 지난해 말 기준 전업카드사가 조달한 자금 가운데 여전채 잔액은 72조3천억원, 기업어음(CP)·단기사채는 16조8천억원이었다. 이 중 28.1%인 25조3천억원은 올해 안에, 23.9%는 내년 중 만기가 도래할 예정이다. 조달 비용이 과거 대비 상승하는 게 불가피한 이유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에 따른 조달 비용 증가와 수익성 하락을 예상했다. 이러한 가운데 카드론 금리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여윤기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최근 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신규 발행채권의 평균 금리가 만기도래채권의 평균 금리보다 높아졌으며, 향후 조달 비용 증가에 따른 수익성 하락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서지용 힌국신용카드학회장은 "카드사들이 카드론 대출에서 고신용 차주 비중을 키우면 건전성은 좋아지나 그만큼 금리 마진이 줄어들기 때문에 역마진이 날 가능성도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비용을 좀 부담하면서 이 같은 영업을 지속하고 있지만, 시장금리가 치솟은 상황에서 지속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재용 기자(j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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