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세계 5위권 TV 패널 업체인 대만 이노룩스가 반도체 패키징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한다. 주력인 액정표시장치(LCD) TV 패널 시장이 위축되면서 사업 다각화에 나선 행보로 풀이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이노룩스는 최근 사업 정관에 '반도체 패키징과 테스트'를 추가했다. 반도체 후공정 사업을 공식화한 셈이다.
반도체 공정은 크게 전공정과 후공정으로 이뤄진다. 전공정은 웨이퍼 위에 반도체 회로를 가공하는 방식이다. 패키징은 후공정으로 제조된 반도체가 훼손되지 않도록 포장하고 반도체 회로에 있는 전기선을 외부로 연결하는 공정이다.
![이노룩스가 반도체 패키징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사진=이노룩스 ]](https://image.inews24.com/v1/d6b0fd25f97aa4.jpg)
이를테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D램, 낸드플래시를 하나로 묶어 부피를 줄이고 속도를 향상시키는 식이다.
그동안 패키징은 반도체 제품을 출하하기 위한 단순한 작업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반도체 회로 선폭이 3나노미터(nm, 10억 분의 1m) 이하로 줄어드는 등 나노 공정에 한계가 오면서 패키징 기술의 중요성이 높아졌다. 반도체 자체 성능을 향상시키는 게 어렵다보니 다양한 반도체를 한 데 포장하는 패키징 기술에 힘을 쏟는 셈이다.
이노눅스는 지난 2019년부터 대만산업연구소와 반도체 패키징 연구·개발(R&D)에 돌입했고, 첨단 패키징 기술의 하나인 팬아웃(Fan-Out)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팬아웃은 반도체 칩 외부에 패키지 입출력 단자(I/O)를 배치시키는 기술이다. 입출력 단자를 모두 칩 안쪽에 배치시켜야 하는 기존 팬인 패키징과 달리 칩 사이즈를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노룩스는 패키징 공장으로 활용할 유휴 패널 공장을 물색 중이다.
제임스 양 이노룩스는 사장은 반도체 패키징에 애착을 보이고 있다. 디스플레이 업황에 먹구름이 끼었고, 이노룩스가 주력인 LCD 패널 시장이 위축되고 있어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올해 디스플레이 매출이 지난해보다 15% 감소한 1천331억80천만 달러(약 167조원)에 그친다고 예상했다. 코로나19에 따른 LCD 패널 수요 급증으로 전세계 디스플레이 매출은 지난 2020년 14%, 2021년 26% 증가한 바 있다.
매출 감소폭이 가장 크다고 예상되는 제품은 LCD TV 패널이다. 올해 LCD TV 패널 매출은 지난해(383억 달러)보다 32% 급감한 258억 달러(약 32조원)로 전망된다.
반면 올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패널 매출은 지난해(48억 달러)보다 12% 상승한 54억 달러(약 6조8천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패널 시장이 LCD에서 OLED로 재편될 움직임을 보이면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처럼 OLED에 힘을 싣거나, 이노룩스처럼 사업 다각화에 나서는 패널 업체들이 확대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LCD 시장을 중국이 장악한데다 판가도 하락세를 보여서 패널 업체들로선 사업 재편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이노룩스처럼 반도체 쪽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려는 기업들이 많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민혜정 기자(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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