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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韓 복합위기 속 尹 정부 첫 특별사면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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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삼성전자의 반도체 성공 신화는 그룹 총수의 책임감과 도전정신, 임직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권오현 삼성전자 상근고문은 지난 2020년 7월 사내방송 인터뷰 당시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과 코로나19 불확실성을 헤쳐나가기 위해선 '총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이병철 선대회장, 이건희 회장 등 그룹 총수의 헌신이 없었다면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성공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도 봤다.

1972년 이병철 선대회장이 가족들과 장충동 자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 아래부터 시계방향으로 이병철 선대회장,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삼성전자]
1972년 이병철 선대회장이 가족들과 장충동 자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 아래부터 시계방향으로 이병철 선대회장,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삼성전자]

반도체 시장은 1980년대만 해도 미국이 패권을 잡고 있었다. 특히 인텔은 1970년대 세계 최초로 D램을 생산하며 반도체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했다. 그러나 NEC와 도시바, 히타치 등 일본 기업들이 저가 정책으로 곧바로 인텔을 압박했다.

결국 인텔은 일본 기업들의 기세에 밀려 D램 생산을 포기했다. 삼성전자도 반도체에서만 자그마치 2천억원의 적자를 내며 고전했다. 그 사이 일본 업체들은 세계 D램 반도체 시장에서 80% 정도 점유율을 장악하며 1990년대 들어 우위를 누렸다.

그러나 일본의 장밋빛 분위기도 10년 만에 사라졌다. 삼성전자가 저렴한 D램을 주로 생산하면서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강자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2000년대 초부터 삼성전자에 밀린 일본 기업들은 기업 간 통합 절차를 밟으며 경쟁력 끌어올리기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삼성전자는 이후로도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선 글로벌 1위를 유지하며 '기술 초격차'를 이끌고 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한국의 독특한 기업 문화인 '총수 경영'에 따른 경쟁 우위가 밑바탕이 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총수가 과감한 결단을 내려 적기에 투자할 수 있던 것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일본은 1990년대 반도체 기술 수준이 높았지만 이후 '잃어버린 10년'이 됐다. '100% 전문 경영인 시스템' 체제여서 빠른 결정을 하지 못했던 데다 불황기에 적극 투자에 나서자고 먼저 제안하기도 껄끄러웠기 때문이다.

권 고문은 "저도 전문 경영인이었지만 수 조원이 들어가는 투자 결정은 직접 내릴 수 없었다"며 "이 같은 측면에서 최고 경영진과 전문 경영인의 역할 정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원자잿값 인상, 금리 인상 등의 악재가 겹치며 한국 경제가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의 '3고(高)'에 갇혀 재계의 시름이 깊다. 주요 그룹들은 복합 위기에 빠졌다는 인식과 함께 전략 재수정에 나서고 있지만, 경제 전망은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다.

이 같은 불황기가 닥치자 재계에선 다시 '총수 리더십'이 부각되고 있다.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사업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선 총수의 신속한 의사 결정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는 판단이다.

경제단체들이 최근 잇따라 '기업가정신'을 강조하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어려움 속에서도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끊임없이 도전하고 혁신하려는 자세가 밑바탕이 되지 않으면 성장할 수 없다는 인식이 강하다.

기업가정신을 밑바탕으로 총수가 과감한 리더십에 나서 사업을 키우고자 나설 때 기업뿐 아니라 국가의 경쟁력과 미래 가치도 함께 창출할 수 있다. 과거에도 그랬지만 지금 같은 어려운 시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강력한 '총수 리더십'이란 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오너 기업의 경영 성과가 비오너 기업에 비해 월등하다는 점도 수치상으로 증명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조사에 따르면 오너 기업은 2015년과 비교해 총 매출이 63.2% 증가한 반면 비오너 기업은 7.1% 상승에 그쳤다. 또 오너 기업은 고용이 22% 증가했지만 비오너 기업은 0.3% 줄었다. 연구개발(R&D) 투자 역시 오너 기업은 99.7% 확대됐지만 비오너 기업은 28.7% 늘린 것에 불과했고, 설비 투자는 오너 기업이 93.1% 증가했지만 비오너 기업은 3.8% 감소했다.

하지만 최근 국내 주요 기업 총수들의 리더십은 예전 같지 않아 보인다. 글로벌 경제 상황에 대응하기도 빠듯한데 정권이 바뀔 때마다 예측할 수 없는 정책 수정과 정치적 이해 관계, 사법 리스크 때문에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습이다. 일관성 있는 전략 구상 및 투자 계획을 세우기도 버거운 상태다.

'리더십 부재'로 최근 반도체를 포함해 여러 사업에서 흔들리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삼성전자뿐 아니라 국내 주요 기업들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총수들이 자유로운 경영 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부터 먼저 조성돼야 한다. 조만간 결정될 윤석열 정부의 첫 특별사면인 '8.15 광복절 사면'에 더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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