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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자폐 발생 유전변이의 새로운 메커니즘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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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한국인 자폐증 가족 코호트 유전체 분석

[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KAIST를 비롯한 국내 공동연구팀이 대규모의 한국인 자폐증 가족 유전체 분석을 통해 자폐가 발생하는 메커니즘을 새롭게 규명했다고 19일 발표했다.

KAIST는 이정호 의과학대학원 교수 연구팀이 IBS, 분당서울대병원, KISTI 등의 연구진과 함께 아시아 최초로 대규모 한국인 자폐증 가족 코호트(동일집단)를 모집하고 전장 유전체 분석을 실시해 자폐증 유발 유전변이가 단백질을 암호화하지 않는 유전체 영역인 비부호화(Noncoding) 영역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으며 이를 세계 최초로 한국인 자폐증 샘플로 제작한 인간 줄기세포를 이용해 증명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자폐증의 근본 원인을 규명한 획기적인 연구 결과로서, 기존 연구의 한계를 뛰어넘어 그간 유전체 분야의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비부호화 영역에 초점을 맞춘 혁신적인 발상으로 자폐증 치료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3차원 염색질 상호작용 모식도. 비부호화 유전체 영역에서 발생한 유전변이가 염색질 상호작용을 통해 멀리 떨어져 있는 유전자의 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사진=KAIST]
3차원 염색질 상호작용 모식도. 비부호화 유전체 영역에서 발생한 유전변이가 염색질 상호작용을 통해 멀리 떨어져 있는 유전자의 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사진=KAIST]

자폐증은 사회적 의사소통 결핍이나 이상, 반복적이거나 틀에 박힌 행동 문제가 유아 시절 시작돼 거의 평생 지속되는 뇌 신경 발달장애로, 질환 발생의 근본적인 원인에 대한 이해가 매우 부족하며, 공식적으로 인정된 치료 약제가 전무하다.

연구진은 IBS와 한국연구재단, 국가바이오빅데이터 사업단의 지원을 통해 2011년부터 현재 3천708명에 달하는 자폐 환자와 그 가족들로 구성된 대규모 한국인 코호트를 구축하고 유전체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813명의 전장 유전체 염기서열 분석을 바탕으로 이뤄졌다.

유전체 데이터의 98%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나 그동안 자폐증 유전체 연구에서 조명받지 못했던 비부호화 영역을 집중적으로 규명하기 위해 연구진은 3차원 공간상의 염색질 상호작용이라는 새로운 분석 방식을 사용했다. 이를 통해 비부호화 영역에서 발생한 유전변이가 멀리 떨어져 있는 자폐 유전자의 기능에 심각한 이상을 초래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연구진은 특히 한국인 자폐증 가족으로부터 직접 인간 줄기세포를 제작해 태아기 신경세포를 재현했다. 생애 초기 신경 발달단계에서 비부호화 영역에서 발생한 유전변이가 최대 50만 염기쌍 이상 떨어져 있는 유전자의 발현을 비정상적으로 낮추거나 높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이번 실험을 통해 증명됐다.

연구진은 "그동안 단백질을 부호화하는 영역에만 쏠려 있던 정신질환 연구 풍토 속에서, 비부호화 영역을 규명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자폐증 치료의 비밀을 풀 수 있다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했다"라고 연구의의를 설명했다.

이정호 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왼쪽)와 김은준 IBS 시냅스뇌질환연구단장 [사진=KAIST]
이정호 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왼쪽)와 김은준 IBS 시냅스뇌질환연구단장 [사진=KAIST]

이번 연구에는 임상의학자와 기초과학자, 생물정보학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했다.

IBS 시냅스뇌질환연구단의 김은준 교수팀이 프로젝트를 제안·개시하고 서울의대와 분당서울대병원 유희정 교수팀이 코호트를 구축하고 임상 평가를 진행했다. 또한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대용량 컴퓨팅 자원과 유전체 데이터 분석 파이프라인을 제공하고 KAIST의 이정호·최정균 교수팀이 비부호화 영역 유전변이를 분석했다.

논문의 공동 제1 저자인 KAIST 의과학대학원 졸업생 김일빈 박사는 “신경발달장애 중 자폐증은 특히 치료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발병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유전체 영역의 이상을 한국인 고유의 데이터를 사용해 순수 국내 연구진들의 힘으로 발견해냈다는 데 큰 의미가 있으며, 이 연구 성과가 언젠가는 이루어질 자폐증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작은 발판이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유희정 분당서울대병원 교수도 “우리나라 연구진의 힘을 모아 자폐증의 비밀을 풀기 위한 첫걸음을 내딛었다. 연구에 참여해 준 당사자와 가족들의 헌신으로 이룬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가 자폐증의 발병 기전을 완전히 이해하고 나아가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아직 연구해야 할 것이 많다. 유전체 연구에 대한 국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며, 자폐증을 가진 분들과 가족들의 관심도 꼭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서경배과학재단, 한국연구재단, 보건산업진흥원사업을 통해 수행됐으며, 연구내용은 세계적 정신의학 학술지인 ‘분자 정신의학(Molecular Psychiatry)’에 7월 15일 게재됐다.

/최상국 기자(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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