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구글이 지난달 30일 구글 플레이에서 '웹 결제 아웃링크' 삽입을 이유로 카카오톡 업데이트를 거절하면서 '인앱결제 강제'로 인한 앱 개발사의 구체적인 피해 사례가 발생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방송통신위원회는 구글에 대해 진행 중인 실태점검을 곧 사실조사로 전환할 계획이다. 그간 업계에서는 방통위가 실제 피해 사례가 나왔음에도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대응한다는 우려가 제기됐는데, 방통위가 긴 침묵 끝에 나선 것이다.
국회 역시 하반기 중 '인앱결제 강제 방지법'에 대한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정부와 국회가 올해 하반기 다시 한 번 구글을 상대로 공동대응 전선을 본격적으로 조직하는 형국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방송통신위원회는 현재 구글·애플 등 앱 마켓에 대해 진행 중인 실태점검을 조만간 사실조사로 전환할 방침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실태점검을 통해 구체적인 사안에 중점을 두고 확인했고, 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부분에 초점을 맞춰 살펴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방통위는 구글이 웹 결제 아웃링크 삽입을 이유로 카카오톡에 대한 업데이트를 거절한 부분이 법상 금지행위에 해당한다고 봤다. 앞서 지난 7일 방통위는 구글·카카오 측과 대면해 최근 구글의 카카오톡 업데이트 중단 사태에 대해 논의했고, 이 자리에서도 이러한 위법 소지에 대해 구글 측에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통위는 이를 토대로 구글에 대한 사실조사를 단행, 과징금·시정명령 등 구글에 대한 행정처분 여부를 최종적으로 살필 전망이다.
사실조사 전환은 일단 구글을 대상으로만 이뤄진다. 애플의 경우 아직 실태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방통위는 설명했다. 방통위는 애플의 제3자결제 방식에 대해서도 법 위반 소지가 있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업계는 그간 구글의 카카오톡 업데이트 거부에도 방통위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며 우려를 제기해 왔다. 피해 사례가 나왔음에도 여전히 실태점검이 진행 중이라는 입장만 반복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방통위가 사실조사를 조만간 진행하기로 함에 따라, '인앱결제 강제 방지법'을 통해 실제 앱 마켓을 제재하는 사례가 나올지 여부가 주목된다.
아웃링크 삽입을 이유로 앱 업데이트를 거부한 구글의 행위는 법상 금지행위 조항 중 하나인 '앱 마켓 사업자가 앱 마켓 운영 과정에서 모바일콘텐츠 등의 등록·갱신·점검 등에 대한 심사를 부당하게 지연하는 행위'에 해당한다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또 만일 구글이 사실조사 자료제출명령에 불응하는 등 소극적으로 대응할 경우 방통위가 구글을 대상으로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도 있다.
이런 가운데 카카오는 조만간 카카오톡 내 아웃링크 삭제를 하고, 구글 플레이에 카카오톡 최신버전 업데이트를 신청할 계획이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주 방통위·구글과의 대면에서 이용자 편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는데, 업계에서는 이를 사실상 구글의 인앱결제 정책을 준수해 아웃링크 삭제를 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실제로 카카오 역시 내부적으로 이 같은 부분에 대해 지속적으로 검토해 온 것으로 알려졌고, 결국 구글 등과의 논의 끝에 최종적으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국회는 하반기 원 구성이 마무리되면 '인앱결제 강제 방지법' 보강 작업에 본격적으로 돌입할 계획이다. 조승래 의원은 지난달 27일 열린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 시행과 향후 과제' 토론회에서 인앱결제 강제 방지법과 관련한 입법적인 보완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국회는 하반기 새로 꾸려지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를 중심으로 개정안 발의를 검토 중이다. 구체적인 조항은 현재 논의 중이지만 인앱결제 강제 금지 규정 보완과 이행강제금 상향 등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은 또 민생우선실천단 산하 '빅테크갑질대책TF' 차원에서 추후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를 주제로 하는 간담회도 준비 중이다.
/윤선훈 기자(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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