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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모빌리티 매각에 노동계 전체 반대…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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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매각 시 플랫폼 기반 노동자는 물론 소비자에게도 피해"

[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카카오모빌리티의 MBK파트너스 매각과 관련해 카카오 노동조합 '크루유니온'이 반기를 들었다. 노조는 향후 민주노총은 물론 플랫폼 관련 노동 단체들과 함께 연대하며 카카오모빌리티의 매각, 특히 사모펀드로의 매각을 저지하겠다는 의사를 강하게 나타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매각이 '카카오'라는 플랫폼을 토대로 일하는 노동자들과 플랫폼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서승욱 카카오 노조 '크루유니언' 지회장은 11일 서울시 중구 성공회빌딩에서 열린 '카카오모빌리티 투기자본 MBK 매각 반대 기자회견"에서 "기본적으로 매각 자체에 반대하지만 매각 대상이 사모펀드이기 때문에 우려가 더욱 커지는 것"이라며 "전 국민이 이용하는 모빌리티 플랫폼을 사모펀드가 운영하는 것은 그야말로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기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카카오 노조가 카카오모빌리티 MBK 매각 반대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은 기자회견 전경.
카카오 노조가 카카오모빌리티 MBK 매각 반대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은 기자회견 전경.

서 지회장은 "(MBK로의 매각은) 결국 경영진과 대형 투자사들만 이익을 누리고, 플랫폼을 사용하는 국민들과 플랫폼으로 생계를 꾸려가는 플랫폼 노동자들, 카카오의 가치를 믿고 투자한 소액주자자들, 우리사주를 산 직원들 모두에게 불행을 가져올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주한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 위원장은 "(카카오모빌리티가 MBK에 인수된다면) MBK는 플랫폼 노동자들에게는 더욱 힘든 노동조건을 강요할 것이고 이용자들에게는 비용을 전가시킬 것"이라고 우려하며 "이런 의미에서 더욱 절실하게 매각 문제를 바라보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사모펀드 인수하면 플랫폼 노동자·이용자 부담 심해질 것"

이날 기자회견에는 카카오 노조는 물론 민주노총 관계자 다수가 참석했다. 카카오 노조가 속한 화섬식품노조 IT위원회의 오세윤 위원장(네이버 '공동성명' 지회장)을 비롯해 이태의 민주노총 부위원장, 김주한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 위원장, 김종현 공공운수노동조합 택시지부 지부장, 정민정 마트노조 위원장 등이 나섰다. 이외 라이더유니온, 웹툰작가노동조합 등 노동 관련 단체들도 다수 기자회견 참가자에 이름을 올렸다.

이처럼 카카오 노조는 물론 노동계 전체가 카카오모빌리티의 매각에 반대하는 것은 사모펀드로의 매각이 자칫 카카오모빌리티 플랫폼을 기반에 두고 일하는 플랫폼 노동자들, 나아가 카카오모빌리티 플랫폼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에게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모빌리티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기준으로 '카카오T' 대리운전 기사는 17만명이고, 카카오모빌리티의 가맹택시인 '카카오T 블루'는 약 3만여대 수준이다. 여기에 카카오모빌리티의 자회사인 케이엠솔루션이 인수한 업체에 속한 카카오 직영택시 기사들이 약 1천명에 이른다. 만일 MBK에 카카오모빌리티가 인수될 경우 이들의 노동조건 등도 영향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노동계는 MBK가 카카오모빌리티를 인수하게 되면, 단기 수익 극대화를 위해 택시기사나 대리운전 기사 대상 유료 멤버십을 강화하고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무리한 요금 정책을 펼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카카오모빌리티가 수익성 강화를 위해 택시기사들을 대상으로 월 9만9천원에 달하는 '프로 멤버십'을 신설하면서 택시업계가 강력 반발한 바 있다. 또 지난해 한때 카카오T 블루의 '스마트호출 요금을 최대 5천원까지 인상하면서 이용자들에게 비용을 전가한다는 비판에도 시달렸다. 업계에서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이 같은 행보가 상장을 앞두고 수익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분석이 우세했다. 사모펀드 하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이 더욱 잦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3월 카카오T 일반호출 택시에 유료 멤버십을 도입했지만, 택시업계의 반발에 월 9만9천원이었던 멤버십 요금을 대폭 낮췄다. [사진=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3월 카카오T 일반호출 택시에 유료 멤버십을 도입했지만, 택시업계의 반발에 월 9만9천원이었던 멤버십 요금을 대폭 낮췄다. [사진=카카오모빌리티]

서승욱 지회장은 "그간 플랫폼 노동자들에게 더 비싼 요금을 징수하는 문제도 있었지만, 동시에 소비자들에게 더 비싼 요금을 부과하도록 하는 정책들도 문제가 된 바 있다"라며 "카카오모빌리티가 상장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부분이 진행됐다고 보고 있는데, 사모펀드가 인수하게 되면 이 같은 문제가 상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라고 짚었다.

◆노동계, 공동 대응 체제…대리운전·택시·웹툰 등 '결집'

카카오 노조는 우선 향후 전국대리운전노조와 공동으로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관련 대응을 진행할 예정이다. 최근 카카오모빌리티 측과 첫 상견례를 한 카카오 노조는 그간 지속적으로 카카오모빌리티와 교섭을 해 왔던 전국대리운전노조와 공동 교섭단을 구성하고 향후 교섭에서 매각 문제를 다루기로 했다.

카카오 노조는 이날 발표한 성명서에서 "조합원들의 권리만이 아니라 국민들이 사랑할 수 있는 모빌리티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카카오 공동체의 모든 크루들, 플랫폼 노동자들과 함께 연대할 것"이라며 "소수에게만 이익이 집중되는 사모펀드 매각을 막아내고 우리의 일터와 국민들이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권리를 지켜내겠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대리운전 기사를 비롯해 택시기사·라이더(배달기사)·웹툰작가 등 다양한 플랫폼 기반 이해관계자들과 연대해 카카오와 교섭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노동계에서는 만일 카카오모빌리티의 MBK 매각이 실현된다면, 자칫 카카오 자회사 전체가 언제든지 매각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신호탄으로 여겨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카카오모빌리티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어 보이는 웹툰작가노조도 매각 반대에 대해 연대를 결정한 이유다.

김주한 전국대리운전노조 위원장은 기자회견 후 기자와 만나 "매각 대상이 카카오이기 때문에 카카오모빌리티뿐만 아니라 카카오에도 대화를 요구할 것"이라며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모아 (카카오에) 공동 대응을 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안은 IT업계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IT기업이 사모펀드로 인수된다는 것은 결국 그간 축적한 고객 데이터까지 넘어간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사모펀드가 기본적으로 단기 수익 창출에 집중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러한 데이터가 기업의 이윤만을 위해 사용되면서 자칫 데이터의 공공성 문제가 침해될 수 있다는 우려다.

오세윤 네이버 지회장은 "고객들을 통해서 만들어진 자산을 사모펀드에 넘기는 것은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고 보고 있다"라며 "이러한 선례가 자꾸 남겨진다면 IT업계에 있는 노동자뿐만 아니라 IT서비스를 사용하는 이용자들에게도 불이익이 전가될 수 있다고 본다"라고 우려했다.

/윤선훈 기자(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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