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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바꾼 피트니스 지형…삼성·LG·애플, '홈트족'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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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성에 주목한 주요 IT·패션·엔터기업, 잇따라 진출…콘텐츠·디바이스가 '핵심'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2천500달러짜리 트레드밀(러닝머신)을 구매해서 매월 40달러를 내고 운동하는 비즈니스가 과연 성공할 수 있을 지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결국 바이러스가 모든 것을 바꿨다."

LG전자는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SM엔터테인먼트와 홈 피트니스 분야 합작법인 '피트니스캔디(Fitness Candy)' 출범식을 열고 사업 비전과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사진=LG전자]
LG전자는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SM엔터테인먼트와 홈 피트니스 분야 합작법인 '피트니스캔디(Fitness Candy)' 출범식을 열고 사업 비전과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사진=LG전자]

애스워드 다모다란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교수는 지난 2019년 9월 나스닥에 상장한 미국 홈 트레이닝 업체 펠로톤 인터랙티브에 대해 이처럼 평가했다. 펠로톤이 상장할 당시만 해도 다모다란 교수는 "몇 블록 떨어진 다른 지역에 가봐야 한다"며 "이처럼 값비싼 서비스를 확장하기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투자에 대한 매력 또한 찾을 수 없을 것"이라고 혹평했다.

그러나 지난 2020년부터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유행)으로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며 홈 트레이닝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온라인을 통한 피트니스 앱 시장이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자 주요 IT 업체부터 패션업체까지 속속 뛰어드는 분위기다.

2일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전 세계 홈 피트니스 서비스(앱) 시장 규모는 지난해 130억6천만 달러에서 올해 16억6천만 달러, 오는 2026년 302억4천만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미국·캐나다를 중심으로 한 북미 홈 피트니스 시장은 가장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 시장 규모는 오는 2024년에 56억4천만 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에선 애슬레저 업체 룰루레몬이 인수한 '미러', '펠로톤', '토날' 등과 함께 지난해 구독형 운동 서비스인 '피트니스 플러스'를 출시한 애플이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애플은 올 초 스타트업 'AI 뮤직'까지 인수하는 등 '피트니스 플러스'를 키우기 위해 적극 나선 모습이다. 이를 통해 애플은 운동 중 사용자의 심장 박동 수를 기반으로 음악을 변경하는 등의 서비스를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브랜드엑스피트니스 O2O중개 서비스 '국민피티' [사진=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브랜드엑스피트니스 O2O중개 서비스 '국민피티' [사진=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국내에서도 일부 기업들이 홈 트레이닝 시장에 군침을 흘리고 있다. 레깅스 '젝스믹스'로 유명한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은 지난해 8월 디지털 헬스케어 자회사 브랜드엑스피트니스를 통해 모바일 헬스케어 앱 '국민피티'를 선보였다. 200만 명 이상인 '젝시믹스' 회원 가입자들이 운동에 관심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 사업 시너지를 높이고자 추진한 것으로, 전문 강사들이 함께하는 온라인 클래스와 관련 제품도 구매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 호텔신라와 손잡고 삼성닷컴, 삼성 TV 등을 통해 이용할 수 있는 '삼성 홈 피트니스'를 선보였다. 홈트레이닝을 원하는 고객들이 집에서도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운동 능력과 취향에 맞게 운동을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됐으며, 운동 시간과 효과 및 소모 칼로리 등 각종 운동 정보를 아이콘·그래프·차트 등으로도 제공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용자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분위기"라며 "향후 홈 피트니스 수요 대응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육성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삼성 홈 피트니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삼성 홈 피트니스' [사진=삼성전자]

LG전자는 홈 피트니스 시장 성장성이 높다고 보고 SM엔터테인먼트와 합작법인까지 설립하며 사업 규모를 키워가고 있다. LG전자와 SM이 각각 51%, 49%의 지분을 투자해 만든 피트니스캔디는 홈 피트니스 관련 콘텐츠와 디바이스를 제작하고 구독 서비스 기반 앱을 운영한다. 이르면 9월 출시할 앱을 스마트폰, 스마트TV 등의 다양한 OS(운영체제)에 탑재할 예정이며 스마트밴드, 카메라, 운동기기 등과 데이터가 연동되는 양방향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피트니스캔디는 근력 운동, 코어 강화, 댄스,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 스트레칭, 명상 등 6개 카테고리의 콘텐츠를 선보인다. 각 콘텐츠는 10~40분 분량으로 매주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특히 피트니스캔디는 SM과 함께 홈 피트니스만이 아닌 고객들이 보고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제작해 제공할 계획이다. 또 건강식단, 재활, 스트레스 해소 등에 도움이 되는 콘텐츠를 비롯해 K-팝(POP)과 댄스를 변형한 새로운 운동 등의 풍부한 콘텐츠도 제작해 나갈 계획이다.

심우택 피트니스캔디 대표는 "LG전자와 SM이 각각 홈 피트니스 사업과 관련해 사전에 준비해오다 서로가 부족한 부분을 맞춰줄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 따라 양사가 손을 잡게 됐다"며 "골프 시장이 단순 스포츠에서 의류 등의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로 확산된 것처럼 국내 홈 피트니스 시장도 많은 확장성을 가진 만큼 성장성이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피트니스캔디는 향후 AI, 빅데이터, 디스플레이, 모터 등 혁신 기술을 활용한 근력강화기구, 실내용 자전거, 스마트밴드 등의 개발을 검토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오는 2025년까지 유료 회원 100만 명을 확보함으로써 매출 5천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심 대표는 "애플도 홈 피트니스 시장을 겨냥해 앱을 선보이고 있지만, 현지화가 잘 되지 않고 있는 데다 베이직 운동을 중심으로 한 콘텐츠가 많은 듯 하다"며 "우리는 기본 운동부터 K-팝과 결합해 오락성을 가미한 콘텐츠까지 다양하게 선보일 예정인 만큼 향후 해외 진출 시에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어 "메타버스와 연계해 서비스를 선보이는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며 "특히 LG전자가 선보인 김래아 등 가산 인물과의 협업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30일 오전 여의도 콘래드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LG전자 SM엔터테인먼트 디지털 피트니스 콘텐츠 합작 브랜드 '피트니스 캔디' 제작발표회가 열린 가운데 (왼쪽부터)철인 3종 허민호와 태권도 이대훈, 쇼트트랙 이유빈, 셰프 오스틴 강, 럭비 안드레 진이 홍보대사로 참석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지난달 30일 오전 여의도 콘래드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LG전자 SM엔터테인먼트 디지털 피트니스 콘텐츠 합작 브랜드 '피트니스 캔디' 제작발표회가 열린 가운데 (왼쪽부터)철인 3종 허민호와 태권도 이대훈, 쇼트트랙 이유빈, 셰프 오스틴 강, 럭비 안드레 진이 홍보대사로 참석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이번 일로 LG전자는 피트니스캔디의 서비스 앱을 개발하고 클라우드를 구축하는 등 플랫폼 운영을 지원한다. 아울러 하드웨어 기술력을 바탕으로 콘텐츠 기획에 맞춘 각종 디바이스 제작을 돕는다. SM은 탁월한 기획 역량과 많은 아티스트 및 다양한 음원을 기반으로 피트니스캔디의 콘텐츠를 제작하는 데 적극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를 기점으로 홈 트레이닝 시장이 커지면서 전통 피트니스 시장을 대체하고 있다"며 "점차 원하는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운동하고자 하는 피트니스 고객들의 요구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팬데믹으로부터 촉발된 온라인 피트니스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은 일시적인 변화가 아닌 장기적 관점의 업계 지형 변화로 보인다"며 "녹화된 비디오 또는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제공되는 콘텐츠의 품질과 이를 뒷받침해주는 고성능 스마트 피트니스 기구 웨어러블 디바이스 개발이 향후 피트니스 스타트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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