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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2시간제' 손보는 尹정부…경영계 '환영' vs 노동계 '반발'

연장근로시간 관리단위·선택적 근로시간제 확대…"유연근무제 도입 요건 개선해야"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정부가 성과임금체계 도입과 연장근로 시간을 월 단위로 늘리는 고용 정책 방향을 내놓자 경영계가 크게 환영했다. 이번 일이 경제 위기 극복과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23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노동시장 개혁 추진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근로시간 제도와 임금체계 개편을 골자로 하는 '노동시장 개혁 추진 방향'을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우선 연장근로시간 총량 관리단위를 현행 1주일에서 1개월로 확대해 '근로시간 유연화'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연간 1천928시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천500시간) 대비 428시간 많은 실 근로시간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다만 연장 근로시간 관리를 '주→월' 단위로 바꾸려면 법 개정이 필요하다. 근로기준법은 '당사자 간에 합의하면 1주 간에 12시간을 한도로 제50조의 근로시간을 연장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 한국에선 1주일에 12시간을 초과해 연장근로를 할 수 없다.

정부는 또 근로시간 유연화를 위해 근로시간 저축계좌제와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기간 확대 등도 도입할 방침이다. 선택적 근로시간제는 현재 연구개발 분야에만 3개월로 인정하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도 최근 사내 공지를 통해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디바이스경험) 부문에 한해 완전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시행하겠다고 밝혀 주목 받고 있다. 이에 직원들은 한달 기준으로 총 근무시간만 맞추면 된다.

정부는 '노사 자율의 영역'인 임금체계 개편에도 개입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근속연수에 따라 임금이 올라가는 현재의 호봉제와 달리 직무급제로 개인별 성과와 역량에 따라 임금 수준을 결정토록 할 예정이다.

정부가 성과임금체계 도입과 연장근로 시간을 월 단위로 늘리는 고용 정책 방향을 내놓자 경영계가 크게 환영했다. [사진=아이뉴스24 DB]

정부의 이 같은 방침에 경영계는 크게 공감하며 반기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고용노동부가 노동시장 개혁 추진 방향에서 밝힌 근로시간 제도 개선과 임금체계 개편 방향에 대해 공감한다"며 "경제위기 극복과 일자리 창출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고용노동부의 근로시간 유연화, 임금체계 개편 추진은 산재돼 있는 노동현안들을 해결하고, 우리 경제가 발전할 수 있는 한 단계 도약할 발판이 돼줄 것"이라며 "주52시간제 보완, 직무·능력을 중심으로 공정한 임금체계가 마련된다면 기업들이 산업현장 내 예상치 못한 변수에 용이하게 대응하고, 취업시장에서 소외됐던 청년들과 여성들을 위한 더 많은 일자리 창출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이번 일을 두고 글로벌 경기 침체가 임박한 상황에서 경제 위기 대처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부의 깊은 고민과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고 평가했다.

중견련은 "연장 근로시간 월 단위 총량 관리 전환 방안은 현실성이 떨어지는 급격한 주52시간제 도입으로 인한 기업과 근로자의 애로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상이한 업무 분야의 특성을 반영해 선택적 근로시간제의 정산 기간을 확대하는 조치는 제도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경영계는 기업의 활력을 높이고 근로자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유연근무제 도입 요건 개선, 취업규칙 변경 절차 완화 등 구체적인 제도 개선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산업·인구 구조 변화를 적극 반영해 불분명한 기준으로 인한 임금피크제 혼란 등 현안을 해소하고, 일자리 창출의 바탕으로 노사 상생의 장기적 전망 아래 고용 경직성 해소, 노사 간 힘의 균형 회복을 위한 추가적인 개선 노력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총 관계자는 "유연근무제 도입요건 개선과 취업규칙 변경 절차 완화 등 산업현장에서 제도 활용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 보완돼야 한다"며 "기업구조의 변화에 따른 대응을 위해서는 고용의 경직성 해소가 필요한 만큼, 신규채용에 부담을 주는 규제인 불명확한 해고 법제와 인력 활용의 제약이 되고 있는 기간제 및 파견 규제에 대한 개혁도 시급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이번 고용노동부 발표는 우리 노사관계의 힘의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는 대체근로 금지, 부당노동행위 형사처벌, 사업장 점거 등 노사관계 선진화를 위한 법제도 개선에 대한 내용도 포함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반면 노동계는 반발하고 나섰다. 이번 정부의 노동개혁 추진이 개혁보다 개악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또 민주노총은 오는 7월 2일 서울 도심에서 '노동개악·공공성 후퇴저지 전국노동자대회'를 통해 강력한 투쟁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민주노총은 "고용노동부의 발표는 노동담당 부처 장관으로서 소신과 전문성을 찾아볼 수 없다"며 "고용노동부 장관이라면 물가 폭등 시기에 임금인상과 복지 확대, 비정규직 대책 등 문제에 대한 정책 방향을 내놓아야 했다"고 밝혔다.

한국노총은 "윤 정부의 경제정책은 15년 전 이명박(MB) 정부와 판박이"라며 "노조조직률이 12%에 불과한 우리나라에서 선택적 근로시간제 등 정책은 집중적인 장시간 노동을 시키는 수단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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