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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5년차' 구광모, 계열사 실적 부진 속 사장단 회의서 해법 내놨나

2분기 사장단 회의서 1시간 반 동안 현안 집중 논의…'복합 위기' 대응책 마련 고심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오는 29일 취임 5년차를 맞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분기별 정기 사장단 회의를 열고 하반기 전략 마련에 나섰다.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 속 복합 위기에 대한 우려가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마저 먹구름이 낀 만큼, 구 회장이 이번에 사장단을 향해 강도 높은 대응책 마련을 주문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경기도 평택시 LG디지털파크 내 LG전자 HE연구소를 방문해 OLED 대세화 추진 현황을 살피고 있다. [사진=LG그룹]

23일 LG에 따르면 구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열린 LG 사장단 회의를 주재했다. 이날 회의에는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등 전 계열사 사장단이 온·오프라인을 통해 참여했다.

1시간 반가량 진행된 이날 회의는 '고객 가치' 강화 방안이 주를 이뤘으나, 구 회장은 최근 경영 불확실성이 높아진 데 따른 위기 대응 전략도 함께 주문한 것으로 보인다. 매 분기별로 진행되는 정기 회의지만, 분위기는 지난 3월 말께 진행된 1분기 사장단 회의 때보다 다소 무거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최근 LG 계열사들의 실적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주요 계열사인 LG전자 및 화학 계열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상승했음에도 영업이익이 줄면서 영업이익률이 큰 폭으로 하락한 상태다.

실제로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로보스타 등 전자 계열 사업은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1.6% 증가한 27조8천억원의 매출을 거뒀으나, 영업이익률은 전년보다 2.2%p 하락한 7.0%를 기록했다. 특히 LG디스플레이는 대형 OLED 패널 매출 감소, LCD 판가 하락, 중국 봉쇄 조치 영향 등으로 매출(6%), 영업익(92.7%)이 모두 급감해 참담한 성적표를 받았다.

LG화학 등 화학 계열 영업이익률 감소폭도 상당했다.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팜한농, LG생활건강 등 화학 계열 사업은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3.7% 증가한 13조3천억원을 달성했으나, 영업이익률은 6.1%p나 줄어든 9.1%에 그쳤다. 이는 유가 등 원재료 가격 상승 영향이 컸던 탓이다.

LG 트윈타워 전경 [사진=아이뉴스24 DB]

이 같은 상황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공급망 불안, 원자재 가격 상승, 인플레이션 등의 요인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주요 계열사들의 2분기 실적 전망도 다소 비관적이다.

특히 LG전자는 원자재 가격 및 물류비 상승 여파로 가전 사업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은 우려스럽다. 이미 코로나19 기간 동안 가전 수요가 급증했던 데다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수요가 위축될 것이라는 점도 향후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낮추고 있다.

이에 일부 증권사에선 2분기 LG전자 연결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57%, 전년 대비 7% 줄어든 8천148억원에 그칠 것으로 봤다. 단독 영업이익 역시 전분기 대비 64%, 전년 동기 대비 26% 감소한 5천48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국면에 IT 부품 업체는 환율 여건이 절대적으로 우호적이지만, IT 세트 업체인 LG전자는 환율의 수혜가 제한적"이라며 "원자재 가격 및 물류비 상승, 구매력 하락에 따른 수요 감소가 부정적으로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시장에선 LG전자의 TV 사업이 가장 부진할 것으로 봤다. 팬데믹 홈엔터테인먼트 특수 소멸,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유럽 수요 급감 등으로 시장이 침체 양상을 보이고 있어서다.

김 연구원은 "OLED TV는 패널 가격이 급락한 LCD 진영과 가격 경쟁 면에서 불리한 상황이 됐다"며 "TV는 달러화 강세 및 이종통화 약세가 수익성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구 회장도 이날 사장단 회의 외에 지난달 말부터 다음달 초까지 진행되는 계열사별 글로벌 경영전략회의에서 LG전자 사업부 중 HE(홈엔터테인먼트) 사업본부만 살펴봤다. 미래 먹거리로 삼고 있는 전장사업(VS)이 아닌 HE에 대한 중장기 전략을 고민했다는 점에서 LG전자의 향후 TV 사업에 대한 어려움을 짐작케 한다.

TV 시장 축소 전망으로 LG디스플레이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도 크게 떨어졌다. 증권가에선 부품 조달 차질과 전방 시장 수요 약세로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6.1%, 영업이익은 이번에 4천147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했다. 특히 삼성전자와의 'OLED 동맹'을 통해 대세화를 노렸으나, 협상이 최근 중단된 것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김현수 하나금투 연구원은 "TV 패널 부문은 수요 둔화에 따른 세트 메이커들의 패널 주문 감소, 이에 따른 가격하락이 동반되며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IT 부문의 경우 전방 수요 둔화가 뚜렷한 상황에서 IT 패널 가격 역시 하락세가 지속되며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 전분기 대비 19% 감소할 것으로 보여 수익성 역시 전분기 대비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SID 2021 피플즈 초이스 최우수 기술 시연 부문에 선정된 차세대 OLED TV. [사진=LG디스플레이 ]

LG유플러스 역시 통신시장 성장 정체, 과열된 가격 경쟁 등으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2%, 영업이익은 5.2% 줄어 3대 통신사 중 유일하게 실적 감소세를 보였다. 또 5G 가입자 수를 확대하는 속도도 꼴찌다.

LG화학도 2분기 실적이 1년 전보다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는 주 사업인 석유화학 사업부가 코로나19로 미뤄졌던 중국의 대규모 설비 증설을 진행하는 것이 주된 이유여서 다른 계열사들에 비해선 우려가 다소 덜한 편이다. 증권사들이 예상한 LG화학의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96% 증가한 12조3천677억원, 영업이익은 59.05% 감소한 8천762억원이다.

이안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의 석유화학 사업부는 수요 측면에서 중국의 코로나 재확산으로 인한 봉쇄, 록다운 등 부정적 외부 환경에 노출돼 있다"며 "공급 측면에서도 중국의 증설이 예정돼 있어 수익성 감소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려 '17년 연속 매출·영업이익 성장 신화'를 쓰며 LG그룹의 '효자' 계열사로 꼽혔던 LG생활건강도 상황이 좋지 않다. 코로나19에 따른 중국 봉쇄 여파를 고스란히 받으면서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2%, 영업이익은 무려 52.6%나 급감했다. 2분기 실적 역시 전년 대비 매출은 14%, 영업이익은 38%나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 분위기 반전은 쉽지 않은 상태다.

이처럼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데다 최근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LG그룹도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오는 2026년까지 향후 5년간 국내에만 106조원을 투자하며 전장, 배터리, AI, 로봇 등을 중심으로 한 체질개선 및 성장에 속도를 내겠다고 공언했지만,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복합 위기 속에 대안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LG 측이 정기 회의인 만큼 위기 대응 차원에서 사장단 회의를 진행한 것이 아니라고 하지만, 내부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것을 고려했을 때 이번에 대응책 마련이 중점적으로 다뤄졌을 것"이라며 "구 회장이 계열사가 내놓은 사업 분야별 전략 방안을 현재 시장 상황에 맞는 형태로 사장단들과 심도 있게 논의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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