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1천700년 전 삼국시대에 살았던 가야인들의 유전정보가 현대 한국인과 별 차이가 없었다는 연구가 공개됐다. 유전체 정보를 활용해 만든 몽타주도 현대 한국인과 상당히 닮았을 것으로 예측됐다.
21일 UNIST게놈센터, 국립중앙박물관, 국립김해박물관, 서울대학교, 게놈연구재단, 오스트리아 비엔나대학, 클리노믹스 등이 참여한 국제 공동연구진은 삼국시대 한반도인의 게놈을 최초로 분석해 국제학술지인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발표했다. (논문명: Northern Asian and Jomon-related genetic structure in Three Kingdoms period Gimhae, Korea)
선사시대 한반도인들의 게놈이 분석된 적은 있으나, 삼국시대 한반도인의 유전정보를 분석한 것은 처음이다.
연구진은 "한국인의 유전적 뿌리가 삼국시대에 확립됐을 가능성이 크기에, 이번 연구는 삼국시대 가야인이 살았던 시대 이전과 그 이후의 한국인의 유전적 다양성과 변화 과정을 더 정밀히 볼 수 있게 해 줄 빅데이터를 마련한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분석에 따르면 고대 한국인은 현재부터 유전적으로 더 다양하며 큰 틀에서 최소 2개의 유전자 정보 제공그룹이 있었지만, 삼국시대부터 지금까지 유전적으로 큰 변화없이 높은 연속성을 이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게놈 정보를 활용한 몽타주 예측 결과 삼국시대 한반도인은 외모상 현대 한국인과 상당히 닮았던 것으로 추정됐다.
이번 분석에 사용된 유골은 서기 300~500년 가야지역의 무덤 주인과 순장자들의 것으로, 김해 대성동 고분군과 유하리 패총 두 곳에서 출토돼 국립박물관에 보관돼 있던 것이다.
연구진은 총 22명의 고대인에서 나온 27개의 뼈와 치아샘플로부터 DNA를 추출한 뒤 염기서열정보를 해독하고, 이 중 8명의 고품질 게놈 데이터를 다양한 생정보학(bioinformatics) 프로그램으로 분석했다.
또 이들 가야인 게놈을 다른 논문에서 발표된 기원전 8천년 전부터 3천년 전까지의 연해주, 요서, 요동, 한반도, 일본에서 출토된 초기 신석기시대~삼국시대 고대인들과도 비교했다. 한반도에서 발견된 삼국시대 이전의 고대게놈들은 욕지도, 안도, 연대도, 가덕도와 서해안의 청동기 시대 고대인들을 포함한다.
분석 결과 8명 중 6명은 현대한국인, (가야의 동시대인) 고훈시대 일본인, 신석기시대 한국인과 유전적으로 가까웠지만, 나머지 2명의 게놈은 큰 틀에서는 한국계이지만 나머지 6명에 비해 현대 일본인과 조몬계 선사시대 일본인과 상대적으로 더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또한 외형과 관련된 160개의 유전자마커를 활용해 몽타주를 예측한 결과 삼국시대 가야인이 현대 한국인과 외모가 닮았으며 한반도에서 수천년간 형질적으로 큰 변화가 없음을 확인했다. 예를 들어 동아시아인의 특징인 건조한 귀지와 몸 냄새가 적은 유전자를 삼국시대인들도 가지고 있었고, 대부분 굵은 직모와 갈색 눈, 검은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었을 것으로 예측됐다. 연구진은 "이는 한반도에서 수천 년간 형질적으로도 큰 변화가 없었음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현대 한국인의 정체성이 확립된 것으로 추정되는 삼국시대 고대인의 게놈을 최초로 분석했다”고 연구의의를 전하면서 “현재까지 나온 한국인 고대 게놈은 주로 남동지역에 분포하고 있다는 한계가 있어 현대와 고대 한국인의 이동과 혼합에 대한 전반적인 그림을 표현하려면 한반도 내륙 다양한 시기의 고대 게놈을 추가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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