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수혜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이 급락하면서 GTX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관심이 커지고 있다. GTX가 실제 개통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데다 GTX 수혜지역 대부분 수도권 외곽지역에 위치해 가격 하락에 큰 영향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GTX-B 정차역인 인천대입구역으로부터 1Km 내에 위치한 인천 송도동 송도더샵마스터뷰22블록 전용면적 85㎡ 아파트가 지난달 8억9천5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0월30일 11억4천5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반년 사이에 무려 2억5천만원 빠졌다.
경기 의왕시 포일동 인덕원 푸르지오 엘센트로 전용 84㎡는 지난달 12억8천300만원에 거래됐다. 최고가 대비 3억원 이상 하락했다. 지난해 6월에는 16억3천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해당 단지는 지난해 GTX 수혜지로 꼽히며 호가가 무려 20억원까지 나오기도 한 바 있다.
GTX-B 노선이 지나는 경기 화성 동탄2신도시 동탄역 시범우남퍼스티빌 전용 85㎡도 가격이 계속해서 빠지고 있다. 지난해 7월 최고가인 14억4천만원에 거래된 이후 올해 2월 13억원, 지난달 20일에는 11억500만원까지 하락했다. 지난해 최고가와 비교하면 3억원 넘게 빠졌다.
시장에서는 GTX 호재로 과열된 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는 배경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곳 지역은 '집값 급행열차'라고 불리며 집값 상승률이 다른 지역보다 월등히 높았다. 전국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서 그만큼 시세와 부동산 가치의 갭이 컸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6월 둘째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은 이전주 대비 0.01%포인트 하락한 -0.01%를 기록했다. 서울, 수도권, 지방 역시 이전주와 비교해 0.01%포인트씩 하락하면서 -0.02%, -0.03%, -0.01%를 각각 기록하는 등 전반적인 하락장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전반적인 부동산 하락장에서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윤석열 정부가 시행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적 유예조치로 매물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GTX 수혜지역 역시 같은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다. 통상 광역철도가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시기는 발표·착공·완공 때로 분류된다.
김정화 경기대 교통공학과 교수가 GTX-B노선 구축계획 발표 이후 소비자 심리와 주택가격을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대규모 교통 인프라가 구축된다고 발표하는 시점과 착공되는 시점 사이 부동산 가격과 주택매매소비심리지수가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이와 함께 수도권 전역이 사실상 광역교통수혜 범위에 놓이기 때문에 GTX 수혜지역이 희소성이 크지 않다는 주장도 나온다. 윤석열 정부는 GTX A·B·C노선은 임기 내 착공, D·E·F노선은 임기 내 예비타당성 통과를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겠다며 '수도권 출퇴근 30분 시대'를 모토를 내걸었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는 "통상 부동산 가치는 입지, 교통의 편리함이 80% 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막대하기 때문에 광역교통 계획만으로도 수요가 몰렸다"며 "하지만 정작 공약의 실행 가능성에 의문이 생기기 시작했고 공사가 한 참 늦춰질 수밖에 없다보니 불확실한 미래가치가 반영돼 가격하락이 큰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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