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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유럽 떠난 이재용·신동빈, 외교력 빛났다…사면 기대감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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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사업장 점검·미래 먹거리 발굴 나서…엑스포 유치 등 민간 외교관 역할도 톡톡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전환 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대기업 총수들의 해외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나서는 한편, 글로벌 인맥을 활용해 '민간 외교관'으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해 내는 모습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4일(현지 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 위치한 총리 집무실에서 마르크 뤼터(Mark Rutte) 네덜란드 총리와 만났다.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4일(현지 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 위치한 총리 집무실에서 마르크 뤼터(Mark Rutte) 네덜란드 총리와 만났다. [사진=삼성전자]

15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11박 12일 일정으로 떠난 유럽 출장 중 지난 1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 위치한 총리 집무실에서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 만났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뤼터 총리와 ▲최첨단 파운드리 역량 강화를 위한 협력 확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문제 해소 등 포괄적이고 전략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부회장과 뤼터 총리가 만난 것은 2016년 9월 이후 6년 만이다. 이 부회장은 당시 방한한 뤼터 총리를 맞아 삼성전자 전시관 '딜라이트'를 직접 안내하며 삼성전자의 ▲사업 현황 ▲주요 제품 ▲핵심 기술 등을 소개한 바 있다. 뤼터 총리는 '차기 EU 정상회의 의장'으로 거론되는 최고위급 인사로 알려져 있다.

이번 두 사람의 만남은 네덜란드가 반도체 산업의 핵심 국가인 만큼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네덜란드는 반도체 연구개발부터 설계, 장비, 전자기기 완제품까지 관련 산업 생태계가 고루 발전해 있는 곳으로 평가 받고 있다. 특히 네덜란드 기업인 ASML은 7나노미터 이하 초미세 공정 구현에 필수적인 EUV(극자외선) 장비를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최첨단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 확대를 위해선 ASML 장비의 안정적인 공급이 필수적"이라며 "이번에 이 부회장이 뤼터 총리에게 이를 두고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만남은 새 정부의 '반도체 초강대국 건설' 정책과 삼성의 '비전 2030' 전략과 맞물린 결과"라며 "한국 반도체 산업이 더 빠르게 성장하는 촉매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뤼터 총리는 지난 3월 윤석열 당시 대통령 당선인과의 통화를 통해 양국 간 반도체 분야에서 협력 확대를 논의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네덜란드 총리에게 전화해 "'미래산업의 쌀' 이라고 불리는 반도체 산업에서 양국 간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뤼터 총리는 "한국과 네덜란드가 반도체 선도 국가인 만큼 양국 간 협력 시너지는 매우 클 것"이라고 화답했다.

재계에선 두 사람의 만남이 이 부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 덕분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이 부회장은 바이든 미국 대통령, 트럼프·오바마·부시 전 대통령,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반 자이드 UAE 대통령, 모디 인도 총리 등 글로벌 리더들과 교류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네트워크가 기업인에 국한되지 않고 세계적인 정·관계 리더들까지 확장되고 있다"며 "이 부회장의 네트워크는 외교계에서 '국가적 외교 자산'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지난 4일 롯데 오픈 경기가 열리는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를 방문해 부산세계박람회 포토월 앞에서 롯데 골프단 황유민 선수와 함께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기원했다. [사진=롯데지주]
신동빈 롯데 회장은 지난 4일 롯데 오픈 경기가 열리는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를 방문해 부산세계박람회 포토월 앞에서 롯데 골프단 황유민 선수와 함께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기원했다. [사진=롯데지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해외에서 본격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일본과 한국만 오가다 지난 4월 미국 방문에 이어 이번에는 10여일 간의 일정으로 유럽 출장길에 올랐다.

신 회장은 이 기간 동안 식·음료 분야와 명품 분야 등 롯데의 사업 파트너들을 만나는 한편, 바이오 등을 비롯해 신사업 분야에서 해외 파트너들과의 협력 관계도 구축할 전망이다. 또 기술력을 갖춘 스타트업에 대한 인수·합병(M&A) 가능성도 제기된다.

더불어 신 회장은 조만간 아일랜드에서 글로벌 유통·소비재 회사들의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나 2030년 부산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유치 관련 홍보 활동에도 직접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22∼23일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열리는 국제 소비재기업사들의 협의체인 소비재포럼(CGF, Consumer Goods Forums) 글로벌 서밋에 참석하는 신 회장은 CGF 회원사 최고경영진들과 만나 글로벌 시장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교류한다.

1953년 설립된 CGF는 월마트, 까르푸, 아마존, 타깃 등 유명 유통사들과 코카콜라, 네슬레, 존슨앤존슨, 펩시코 등 70여개국 400여개의 글로벌 유통·소비재 기업을 회원사로 두고 있다. 롯데는 2012년부터 CGF에 가입해 활동 중으로, 신 회장이 CGF에 참석하는 것은 2015년 이후 7년 만이다.

롯데는 현장에 그룹 현황과 식품, 유통사업과 바이오, 헬스케어, 환경·사회적 책무·기업지배구조 개선(ESG) 사업, 메타버스 등 신성장동력 사업을 소개하는 부스를 설치한다. 또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을 알리는 리플릿과 홍보 배너를 배치하고 82인치 대형 스크린을 통해 부산엑스포 홍보 영상도 상영한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신 회장이 공식 홍보 부스뿐 아니라 글로벌 그룹 최고경영자들과 함께 하는 별도의 비즈니스 미팅에서도 세계박람회 개최 최적지로서 부산의 역량을 적극적으로 소개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활동이 전 세계 소비재 시장에서 영향력을 가진 글로벌 기업인들에게 유력 엑스포 후보 도시 부산에 대한 인지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재계에선 이 부회장과 신 회장의 이 같은 행보를 두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두 사람이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한편, 한국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도 적극 나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또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 민간을 중심으로 한 경제난 극복을 위해선 기업인들의 역할이 절실한 만큼, 이들의 사면도 하루 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5단체는 문재인 정부 때부터 이 부회장과 신 회장 등 150명 안팎의 기업인에 대한 사면복권을 청원했다.

[그래프=전경련]
[그래프=전경련]

이에 대한 국민 여론도 긍정적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대한민국 만 18세 이상 성인 1천 명을 대상으로 '기업인 사면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국민의 과반수 이상(50.2%)도 기업인 사면에 찬성한다고 답변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기업인들이 세계 시장에서 더 활발히 뛸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해외 출입국에 제약을 받는 등 기업 활동에 불편을 겪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 같은 기업인들의 사면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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