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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정진석, 연일 진흙탕 설전… 차기 당권 권력투쟁 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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鄭 "우려를 개소리 치부" 李 "적반하장"… 사흘째 공방

1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제8회 지방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정진석 의원, 박대출 의원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국회사진취재단]
1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제8회 지방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정진석 의원, 박대출 의원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국회사진취재단]

[아이뉴스24 정호영 기자] 8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친윤(親윤석열)계 좌장격으로 당내 최다선(5선)인 정진석 의원의 갈등이 정점으로 치닫는 모습이다.

양측의 갈등은 6·1 지방선거 직후 혁신위원회 구성·우크라이나 방문 등 이 대표의 행보를 정 의원이 "자기 정치"라고 공개 비판하면서 점화됐다. 이는 '측근 당협쇼핑' 등 서로의 치부 폭로전으로 이어졌다. 일각에서는 2년 뒤 총선 공천권을 행사하는 차기 당권이 연계된 이 대표·친윤계의 권력투쟁 서막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 의원은 차기 당권주자로 유력 거론된다.

정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지방선거 이튿날(2일) 발표한 혁신위에 대해 "(이 대표가) 화두만 던지고 우크라이나로 가버렸기 때문에 이 혁신이 무슨 혁신인가 하는 궁금증이 있다"면서 "최재형 (혁신)위원장, 천하람 위원을 보면 '이준석 혁신위'로 시작하는 것 같다. 나머지 분들이 어떻게 채워질지는 두고 봐야한다"고 지적했다.

혁신위원은 최고위원이 각 1명씩 추천하는데, 이 대표는 최재형 위원장을, 이준석계로 분류되는 김용태 최고위원은 천하람 변호사를 각각 추천했다. 정 의원은 "이 대표와 아주 가까운 분들"이라면서 앞서 지방선거 공관위원장을 맡았던 자신에게 이 대표가 최 위원장을 공관위원으로 선임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는 일화도 공개했다.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 방문을 놓고도 "갈 수는 있는데 지방선거 직후 과연 우크라이나에 제일 먼저 달려가는 것이 우선순위였을까"라며 "집권여당의 책임과 역할을 고민하는 것이 먼저"라고 지적했다.

앞서 정 의원은 지난 6일 페이스북에서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 방문이 자기 정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면 보통 문제가 아니다"라며 이 대표를 저격했다. 외교부가 난색을 표했음에도 이 대표가 밀어붙여 해당 일정이 무리하게 성사됐다는 취지의 설명도 곁들였다.

이 대표는 즉각 불쾌감을 표했다. 그는 페이스북에서 "이준석이 바보가 아닌 이상 인사 전횡을 휘두르려면 공관위에 내 사람을 넣지 혁신위에 넣느냐"라며 "이 정도로 해도 태클 걸 거면 도대체 뭘 어떻게 선임해야 하나. 모든 인선을 정 의원께 맡겨야 하나"라고 적었다.

충남지역 지방선거 공천 관련 청탁 의혹을 거론하며 지선 공관위원장으로 충남 공주부여청양을 지역구로 둔 정 의원에 대한 역공에 나서기도 했다. 이 대표는 같은 날 별도 페이스북 글에서 "기억에 남는 가장 큰 이의제기는 충청남도 공천에서 PPAT(국민의힘 공직후보자 기초자격시험) 점수에 미달한 사람을 비례대표로 넣어달라, 그 사람을 안 넣어주면 충남지사 선거가 위험하는 이야기가 들어왔다. 저는 받아들이지 않았고 충남지사 선거는 승리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자기 관할인 노원구청장도 안 찍어내리고 경선한 당 대표에게 공천 관련해 이야기하려면 상당한 용기가 필요할 것"이라며 정 의원에 대한 경고성 발언도 남겼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운데)가 5일 우크라이나 부차 지역에서 현지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제공]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운데)가 5일 우크라이나 부차 지역에서 현지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제공]

그러자 정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정치 선배의 우려에 이 대표는 조롱과 사실 왜곡으로 맞서고 있다"며 "선배 정치인이 당 대표에게 한 마디 하기 위해 그토록 큰 용기가 필요하나. 정치 선배 우려를 '개소리'로 치부하는 만용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가"라고 받아쳤다.

이 대표가 거론한 충남지역 공천 의혹에 대해서도 "저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 알지도 못하고 들어본 적도 없다"면서 "이 대표는 마치 제가 연관된 것처럼 자락을 깔았고 언론들이 저를 의심하게 만들었다. 치욕스럽고 실망이 크다"고 강조했다.

이에 질세라 이 대표도 페이스북에서 "공천의 총책임자였던 분이 공천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의아하기 때문"이라며 "남을 저격할 용기는 본인도 저격당할 용기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사람을 언급해서 저격한 분이 저격당했다고 불편해 하면 내로남불"이라고 응수했다. 이어 "당의 최다선이자 어른에 정치 선배를 자처하면서 선제적으로 당내 인사를 몇분 저격했나"라며 "먼저 때려서 흙탕물 만들고 '대표가 왜 반응하냐'고 적반하장 하는 게 상습적 패턴이라 익숙해지려고도 하지만 1년 내내 반복되니 어이가 없다"고 적었다.

한편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 방문이 촉매가 되기는 했지만, 양측의 이같은 신경전은 차기 당권을 둘러싼 주도권 다툼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임기가 1년 남은 이 대표가 2년 뒤 총선을 겨냥해 당 조직 및 공천시스템을 손질하는 혁신위를 띄운 것이 당 주류로서 차기 총선 공천권 확보를 노리는 친윤계 입장에서 못마땅하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4·7 보궐선거와 올해 대선, 지방선거에서 연승한 국민의힘 내 권력다툼이 당내 주요 이슈로 부각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당권 경쟁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며 "민생 문제가 시급한 상황에서 내부 권력투쟁에 과몰입한 이런 모습이 국민 보기에 바람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정호영 기자(sunris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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