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오경선 기자] 최근 증시 부진으로 실적 둔화 우려에 직면한 증권사들이 새 먹거리 발굴에 나섰다. 증권사들이 새롭게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는 일명 '코인'으로 대표되는 가상자산이다. 증권 산업의 확장성이 제한된 상황에서 향후 높은 성장성을 보일 것으로 기대되는 가상자산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복안이다.
다만 최근 루나코인 사태 등으로 가상자산 전반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흔들린 만큼 향후 정부 규제 등을 통해 제도권으로 편입되는 상황을 보고 구체적인 신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는 최근 블록체인 금융기술 기업 피어테크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피어테크는 가상자산 거래소 지닥을 운영하고 있다.
신한금투 관계자는 "최근 현장에서 자산가들이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 디지털 자산이나 코인(암호화폐)에 대해 문의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있다. 이번 협약으로 디지털 자산 전반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당장 가상자산 관련 사업에 진출하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법이 제정되거나 산업의 분위기에 변화가 있을 때 빠르게 동참할 수 있도록 준비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신한금투는 이번 협약을 통해 향후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가상자산 수탁업(커스터디) 진출도 검토할 예정이다. 커스터디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암호화폐나 대체불가능토큰(NFT) 등을 포함한 디지털자산을 대신 보관·관리해주는 수탁 서비스다.
신한금투에 앞서 SK증권도 피어테크와 디지털자산 커스터디 공동 사업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SK증권은 피어테크 외에 가상자산 보관 지갑 솔루션을 제공하는 해치랩스, 부동산 조각투자 거래 플랫폼을 운영하는 펀블 등과도 업무협약을 맺고 사업 방향성을 살펴보고 있다.
SK증권 관계자는 "지난달 플랫폼을 개발한 펀블을 통해 향후 상품 개설을 계획하고 있다"며 "디지털 사업으로의 확장을 위해 가상자산 관련 기업들과 협약을 맺고 향후 사업 방향성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미래에셋은 그룹 차원에서 가상자산 사업을 전담하기 위한 법인 설립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블록체인 증권형토큰공개(STO·Security Token Offering) 개발·운영 가능 인력 채용을 진행하면서 해당 산업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한국투자증권도 부동산 조각투자 거래 플랫폼 루센트블록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관련 사업을 살펴보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을 통한 가상자산 산업의 제도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 만큼 증권사들의 관련 사업 추진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은경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가상자산 사업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현재로선 가상자산 관련 비즈니스 영역, 수익 기여도 등을 예단하기 어려우나 가상자산이 기관화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최근 루나·테라 사태 등으로 가상자산 투자 심리가 위축됐으나 큰 흐름에서의 성장성은 여전하다"며 "유사한 수익 구조를 보유한 증권업의 경우 신규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 여부가 성장성 반영으로 연결되는 만큼 헤게모니 확보를 위한 공격적이고 직접적인 시장 진출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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