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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이브닝"…유창한 영어 뽐낸 이재용, 사법족쇄 속 민간외교력 빛났다

尹 지원 위해 바이든 영접에 '올인'…한미 민관 협력 강화 움직임 속 존재감 재확인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굿 이브닝."

지난 20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열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환영 행사에서 유창한 영어 실력으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번에 '민간 외교관'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했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 방한 기간 동안 국가 의전을 성공적으로 마쳤다는 점에서 이 부회장이 한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앞으로도 적극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재계에선 이 부회장의 활약으로 한미 양국간 관계가 더 긴밀해졌다고 판단하며 삼성전자에 채워진 족쇄를 하루 빨리 풀어줘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윤호중(왼쪽)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 만찬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3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바이든 대통령이 방한 기간 동안 기업인 중 가장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방한 중 첫 행선지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택했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을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직접 영접한 이 부회장은 공동 연설에서도 모습을 드러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 두 분을 직접 모시게 돼 영광"이라며 "삼성전자는 25년 전에 미국에서 반도체를 만들기 시작한 세계적 기업"이라고 영어로 연설을 해 큰 주목을 받았다.

또 그는 "우리는 이런 우정 관계를 소중하게 생각하며 계속 발전시켜 나가길 희망한다"며 "이러한 혁신은 한국과 미국 그리고 전 세계 팀 삼성 여러분의 헌신과 큰 노력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며 감사 인사를 전한 후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을 소개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외부인에게 제한적으로만 공개되는 1급 보안시설인 반도체 공장을 오너가 직접 안내한 것은 파격적인 민간 외교 행보"라고 평가했다.

지난 20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 두 번째)과 윤석열 대통령(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 [사진=미국 대통령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이 부회장의 바쁜 일정은 다음날까지도 이어졌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지나 레이몬도 미국 상무장관이 공동 주재한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이 자리에는 최태원 SK그룹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 백우석 OCI 회장, 최수연 네이버 사장 등도 참석했다. 미국 측에선 퀄컴,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램리서치, GM코리아, 블룸에너지, GE코리아, 구글, 코닝 등 주요 기업의 대표이사 등이 함께 했다.

이 자리에서 양국 기업은 반도체, 배터리, 전기차, 청정에너지, 디지털 등 분야에서 한미 간 공급망 구축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이후 양국 정상도 곧바로 정상회담을 진행한 뒤 공동 성명을 통해 반도체 등 핵심 기술 보호와 민관 협력, 주요 품목의 공급망 촉진을 위한 장관급 공급망·산업대화를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업계 관계자는 "양국 정상이 이번 일을 통해 반도체 협력을 핵심 축으로 양국 간 전략적 동맹을 공고히 하기로 했다는 점이 눈에 띄는 성과"라며 "특히 미국은 한국을 비롯해 일본, 대만과 반도체 기술동맹을 추진하고 있지만 대만이 IPEF에 불참하면서 변수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양국 간 민관 협력 강화로 삼성이 미국과의 기술동맹에서 TSMC보다 가까워진 만큼 향후 삼성과 TSMC의 시장 전략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이는 이 부회장의 네트워킹 역량 등으로 가능했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이 부회장은 정상회담 후 저녁 7시부터 진행된 한미 정상 만찬에도 참석했다. 만찬장에는 이 부회장을 포함한 5대 그룹 총수와 김동관 대표, 정기선 대표, 김홍국 회장, 류진 회장, 강한승 대표와 국내 주요 경제단체장 등 기업인 15명이 참석했다.

재계 관계자는 "그간 한미 경제동맹 과정 중 경제사절단으로 민간 세일즈 강화에 초점을 맞췄던 재계 총수들이 국가적 비즈니스의 주연으로 거듭나고 있다"며 "특히 바이든 대통령이 반도체 중심의 '한미 경제안보 동맹'을 강조하면서 이 부회장의 외교적 리더십도 새로운 전기를 맞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윤석열 대통령,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함께 둘러본 모습. [사진=미국 대통령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이처럼 이 부회장의 글로벌 경제 내 영향력이 충분히 입증됐음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와 이 부회장이 '사법 리스크'에 갇혀 있다는 점을 두고 재계에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 부회장이 코로나19 장기화와 글로벌 경영 환경이 악화된 상황 속에서도 고용과 투자를 적극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는 한편, '민간 외교관'으로서의 역할도 충분히 입증한 만큼 앞으로 적극적인 경영 활동으로 경제성장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족쇄를 풀어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가석방 상태로 해외 출장을 가려면 법무부 승인을 거쳐야 하는 데다 매주 목요일과 3주에 한 번 돌아오는 금요일마다 재판에 출석하는 등 현장 경영에 제약이 많다"며 "자신의 신상 문제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양국 대통령을 맞이하기 위해 직접 현장 리허설을 진행하는 등 의전 준비에 상당히 공 들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부회장은 미국뿐만 세계 각국에서 관심 있게 지켜보는 영향력 있는 기업인으로, 반도체가 국가기간산업으로 중요하다는 점에서 이 부회장의 역할은 앞으로 더 커질 것"이라며 "이 부회장이 적극적인 경영 활동으로 경제성장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삼성 컨트롤타워인 이 부회장의 리스크를 빠른 시일 내에 제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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