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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에게 폐 끼치지 말라"…故 구본무 회장 4주기 맞은 '조용한 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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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택서 직계가족 참석 추모 행사 진행한 듯…그룹 차원 행사 없이 조용히 추모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LG그룹이 올해 고(故) 구본무 전 회장의 4주기를 맞아 조용히 추모했다. 평소 과한 의전과 복잡한 격식을 멀리하고 소탈했던 고인의 뜻에 따라 앞으로는 예년처럼 별도 행사를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고 구본무 전 회장의 4주기를 맞아 직계가족들은 이날 비공개로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한남동 자택에서 추모 행사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들끼리의 조용한 추모 행사로 진행하게 됨에 따라 LG그룹의 주요 경영진들은 이날 추모 행사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그룹 차원의 행사도 따로 하지 않았다.

고 구본무 회장 1주기 추모식 [사진=LG그룹]
고 구본무 회장 1주기 추모식 [사진=LG그룹]

LG는 고 구본무 회장 타계 1주기인 2019년에만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그룹 임원진 4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추모식을 개최했다. 그러나 2주기 때부터 직계가족들은 추모 행사를 따로 진행했으나, 그룹에선 코로나19 사태 등을 감안해 별도 행사 없이 구 전 회장의 경영활동이 담긴 영상물을 사내 인트라넷에 게시하는 방식으로 고인을 추모했다.

2주기 때 공개된 3분 분량 영상에는 구 전 회장이 1995년 취임한 이후 전자·화학·통신서비스 핵심 사업군을 구축한 내용이 담겨 눈길을 끌었다. 또 국내 최초의 지주회사체제 전환, 'LG 웨이(Way)' 선포 등 100년을 넘어 영속하는 LG를 만들기 위한 고인의 리더십을 조명하는 내용으로 구성된 바 있다.

3주기 때 공개된 '화담의 고객 가치 정신을 기리며'라는 제목의 영상 역시 고인의 어록과 영상 자료를 통해 고인의 경영 철학을 기억하고 되새기는 내용이 담겼다.

고(故)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손자이자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4남 2녀 중 장남인 구 전 회장은 1975년 LG화학에 입사해 20년만인 1995년 그룹 경영권을 물려받고 회장직에 취임했다. 경영 수업을 받는 동안 '인화의 정신'을 철저히 되새긴 그는 "단순히 사업만 잘하면 되는 게 아니라 분쟁 없이 사람 중심 경영을 해야 한다"는 창업주의 정신을 가장 잘 이어 받은 인물로 재계에선 평가 받고 있다. 또 구 전 회장은 동생인 구본준 부회장을 비롯한 최고경영자(CEO)들과 업무 분담을 확실히 하며 자율과 책임을 부여하는 선진적인 경영 행보도 보여줘 재계의 귀감이 됐다.

또 취임 당시 매출 30조원에 불과했던 LG그룹은 구 전 회장이 재임 시기에 전자·화학·통신 등 3대 사업을 주축으로 경영 활동을 펼친 결과, 매출액 161조4천억원(13개 상장사 기준)에 자산 151조원대(151조3천220억원)의 재계 4위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더불어 구 전 회장은 생전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했던 대로 타계 후에도 이웃을 위한 나눔에 앞장 서 잔잔한 감동을 남겼다.

그는 지난 1997년 국내 최초의 환경전문 공익재단 'LG상록재단'을 설립했으며 2010년에는 아호(雅號) '화담(和談·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다)'을 따 5만평 규모의 곤지암 화담숲을 조성하기도 했다. 이어 2015년에는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하자"고 강조하며 'LG 의인상'을 만들며 재계에 귀감이 되기도 했다. 또 구 전 회장의 유족은 공익사업에 사용해 달라는 구 전 회장의 뜻에 따라 LG복지재단에 20억원을 기부해 눈길을 끌었다.

구 전 회장은 집무실 창가에 대형 망원경을 설치해놓고 한강 위를 나는 새를 관찰하는가 하면 2000년에는 '한국의 새'라는 책을 내기도 했다. 날아가는 모습만 보고 이름을 맞출 수 있는 새가 150마리가 넘을 정도였다고 알려졌다. 휴일에는 화담숲을 거닐며 생각을 정리하고 사업을 구상했다.

구 전 회장이 타계하면서 구광모 회장은 한 달여만인 지난 2018년 6월 29일에 지주사인 ㈜LG 등기이사로 선임된 뒤 상무에서 회장으로 승진하며 국내 10대 그룹 중 첫 4세대 총수가 됐다. 또 지난 2019년 5월 15일 공정거래위원회의 대기업집단 동일인 변경으로 공식 총수에 올랐다.

재계 관계자는 "구 전 회장은 소박한 일상과 달리 경영자로서의 행보만 놓고 보면 전형적인 '외유내강(外柔內剛)'형 승부사 였다"며 "그의 리더십 덕분에 그룹 핵심 사업인 전기·전자·화학 사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최고 경쟁력을 자랑하고 있고, 통신과 자동차부품, 디스플레이, 에너지, 바이오 등 신성장 사업 분야에서도 꾸준히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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