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광주과학기술원(GIST, 총장 김기선)가 초강력 레이저를 이용해 소형 드론이나 무인 로봇 같은 적군의 전자장비를 무력화하는 최첨단 국방기술 연구에 나선다.
지스트는 고등광기술연구소(APRI, 소장 이영락) 김형택 수석연구원 등 연구진이 방위사업청의 미래도전국방기술 연구개발사업에 선정돼, 향후 5년간 ‘전자장비 무력화용 초강력 레이저 및 레이저 플라즈마 기술 개발’ 과제를 수행한다고 밝혔다.
지스트는 이를 위해 9일 고등광기술연구소에서 ‘초강력 레이저 플라즈마 응용 연구센터(PAUL center)’ 개소식을 개최했다.
초강력 레이저는 펨토초 영역의 찰나의 시간 동안 테라와트가 넘는 매우 높은 순간 출력을 가지는 펄스 레이저로, 순간적으로 모든 물체를 이온화시켜 플라즈마 상태를 형성할 수 있다.
기존 레이저 무기가 빔의 지름이 가는 레이저를 물체에 장시간 쪼임으로써 물체에 열을 누적시켜 손상을 일으키는 방식이었다면, 초강력 레이저를 이용하면 순간적으로 모든 물체를 손상시킬 수 있어 빠르게 적 무기의 핵심부에 타격을 줄 수 있는 방어무기 개발이 가능하다.
연구진은 지금까지 기초과학적인 원리 증명 수준에 머물던 초강력 펨토초 레이저 플라즈마 방어무기 기술을 실전에 적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초강력 펨토초 레이저가 공기 중에 진행하게 되면 이온화와 비선형 집속(focusing)이 동시에 일어나면서 수백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필라멘트 플라즈마가 발생, 광섬유와 같이 초강력 레이저 펄스를 집속(빔의 지름을 가늘게 함)한 채로 킬로미터이상 거리까지 전파할 수 있다. 이를 응용하면 정밀한 집속 장치 없이 레이저 진행 경로 내의 소형 드론, 미사일 센서 등을 손상시키는 기술을 개발할 수 있다.
또한 초강력 펨토초 레이저의 방향을 빠르게 스캔하면 공중에 필라멘트 플라즈마 방패 구조를 형성할 수 있어 방패 면적 안을 통과하는 공격 무기의 핵심부를 손상시키는 방어 무기 개발이 가능하다. 아울러 초강력 펨토초 레이저를 공기 중에 집속하여 중금속 등에 조사하면 고전자기장 플라즈마와 방사선이 발생해 순간적으로 높은 세기의 EMP를 발생시킬 수 있다.
연구팀은 기존의 기초 연구용 초강력 펨토초 레이저의 복잡한 구조와 진공 챔버 등을 단순화하고 안정화하는 신기술 개발하고, 이를 대기 중에 집속하여 고밀도 고전자기장 플라즈마 발생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개발될 기술은 향후 레이저 방사선 암 치료, 초정밀 의료 영상, 원격 위험물 탐지, 원격 대기질 정밀 측정, 초정밀 비파괴 검사, 실시간 정밀 물질 분석법 등의 다양한 분야에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스트 고등광기술연구소는 페타와트 레이저 시설 구축을 위한 극초단광양자빔사업(2003~2012년), 초강력 레이저를 이용한 상대론적 플라즈마 현상을 연구하는 기초과학연구원(IBS)의 ‘초강력 레이저 과학 연구단’(2012년~현재) 사업 등을 통해 초강력 레이저 개발 및 응용 분야에서 우수한 연구 성과를 거두어 왔으며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응용 연구에 나서고 있다.
센터장을 맡은 APRI 김형택 수석연구원은 “최근 소형 드론 네트워크 공격, 휴대용 미사일 공격, 무인 로봇 공격 등 스마트 공격의 우려가 커지고 있어 새로운 방어무기 개발이 시급하다”며 “초강력 펨토초 레이저 플라즈마를 이용하면 빠른 속도로 다수의 소형 무기를 무력화할 수 있어 적군의 스마트 공격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상국 기자(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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