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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홍규의 릴레이 편지 시위] ② 어느 한 천문학자의 릴레이 편지 시위 “한국의 NASA, 어디로 가는 겁니까”

문홍규 천문학자, 우주관련 거버넌스 관련 두 번째 유감 편지 보내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문홍규 한국천문연구원 박사가 우주 거버넌스와 관련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두 번째 서신을 보냈다. 지난주 문 박사는 윤석열정부가 항공우주청을 경남에 설립하겠다고 확정하자 이에 반박하는 편지를 인수위에 공개적으로 보낸 적 있다.

문 박사는 “최근 논의를 보면 한국의 NASA가 어디로 가는 것인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문 박사는 “최근 윤곽이 드러나는 ‘한국 NASA’의 모습은 제가 아는 것과 달라 걱정이 늘고 있고 주변 과학자들은 물론, 항공우주 공학자들도 우려가 크다”며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 바로잡기가 어려울 거라는 예측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 박사는 “정부 기관을 새로 설치하려면 설립 철학과 비전, 업무영역을 먼저 정의하고 합의한 뒤에 조직구성과 업무분장, 설립 지역을 논의하는 것이 상식”이라며 “관련 전문가와 민의를 수렴하고 반영하는 것은 일반 절차에 속하고 안타깝게도 ‘한국 NASA’는 지역 문제로 모든 논의가 축퇴됐다”고 진단했다.

문 박사는 “최근 경남지역에 항공우주청을 설립하겠다고 윤석열정부가 확정하면서 전문가들의 반대가 확산되고 있다”며 “앞으로 일주일 동안 매번 관련된 공개 항의 편지를 인수위 측에 보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홍규 한국천문연구원 박사. [사진=한국천문연구원]

◆다음은 문 박사가 인수위에 보낸 편지

인수위원장님, 안녕하십니까?

새 정부의 조직과 기능을 설계하고 국가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밤낮없이 일하시는 데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저는 한국천문연구원에서 29년째 근무하는 연구자입니다. 새 정부에서 우주 전담기관을 설립한다고 해,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더구나 이를 ‘한국의 NASA’로 만들겠다는 소식에 한껏 고무된 사람입니다.

어렸을 때는 꿈이 NASA 과학자였습니다. 지금은 NASA와 관련 있는 여러 활동에 직접 참여하고 있습니다. NASA 본부와 한국천문연구원이 공동 운영하는 탐사과학 실무작업반(Exploration Science Working Group)의 한국 의장이며, UN 평화적 우주이용 위원회(Committee on the Peaceful Uses of Outer Space, COPUOS) 전문가 그룹인 국제소행성경보네트워크(International Asteroid Warning Network, IAWN)의 한국 대표로 매년 두 차례 NASA 해당 부서와 만나는데, 의장기관이 NASA이기 때문입니다.

최근 NASA 탐사임무인 쌍소행성궤도변경실험(Double Asteroid Redirection Test, DART)의 과학임무팀(DART Investigation Team) 일원으로 일하고 있으며, 박사후연구원과 함께 NASA 제트추진연구소와 니어와이즈(Near Earth Object Wide-field Explorer, WISE) 우주망원경과 천문연구원 망원경 자료를 분석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여러 일에 관여하다 보니 NASA에 관해 많은 것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워싱턴 DC에 있는 NASA 본부와 미국 여러 곳에 분산, 운영되는 연구센터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두고 봐야겠습니다만, 최근 윤곽이 드러나는 ‘한국 NASA’의 모습은 제가 아는 것과 거리가 멀어 걱정이 늘고 있습니다. 주변 과학자들은 물론, 항공우주 공학자들도 우려가 큽니다.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 바로잡기가 어려울 거라는 예측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웁니다.

대통령 당선인은 최근에 “정치와 과학은 철저히 분리돼야 한다”라고 밝힌데 이어, 국책 연구기관의 정치적 중립을 보장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셨습니다(2022년 2월 8일 과총 주최 대선후보 초청 과기정책 토론회, 3월 10일, 국회도서관 대강당).

최근 ‘한국 NASA’에 관한 인수위원회의 결정은 이 같은 당선인의 의지를 무색게 합니다. 정부 기관을 새로 설치하려면 설립 철학과 비전, 업무영역을 먼저 정의하고 합의한 뒤에 조직구성과 업무분장, 그리고 설립 지역을 논의하는 것이 상식입니다. 관련 전문가와 민의를 수렴하고 반영하는 것이 정상적인 절차라고 알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한국 NASA’는 지역 문제로 모든 논의가 축퇴되었습니다. 일의 전후가 도치됐고 철학과 비전은 뒷자리로 밀려났으며 오직 지역 균형발전 문제로 퇴행한 것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이를 해결하려면 시간을 되돌려 모든 것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만 합니다.

인수위에 묻고 싶습니다. 이 결정과정에 참여한 주요인물이 과연 누군지, 그들이 어떠한 철학과 비전으로 기관을 설계하고 있는지 말입니다. 아울러 인수위에 요청드리고 싶습니다. ‘한국 NASA’에 관한 모든 논의를 잠정 중단하고 산학연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해 반영해 주실 것을 간청합니다.

왜냐하면 지금 ‘한국 NASA’는, ‘철학과 비전’이 증발했고 ‘공약’만 남았기 때문입니다. ‘절차적 정당성’은 처음부터 꼬리를 감췄습니다. ‘국가적 대계’는 사라지고 ‘지역 갈등’만 남았습니다. 누군가 책임져야 할 일입니다. ‘한국 NASA’를 설립하는 일이 어떻게 지역 균형발전 문제로 귀결됐는지 알 수 없습니다. 해당 분야의 학부생부터 은퇴한 고경력 연구자들까지 이를 전혀 납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는, 개인 자격으로, ‘한국 NASA’에 관한 여러 문제를 하나씩 짚어 보려 합니다. 저의 소견은 사회관계망을 통해 우리 사회와 언론에 널리 알리겠습니다.

/세종=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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