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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공정한 동원산업 합병 반대"…목소리 높이는 기관투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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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산업 이사회, 합병비율 재고해야"

[아이뉴스24 고정삼 기자] 동원산업과 동원엔터프라이즈의 불공정한 합병비율과 관련해 자산운용사들이 본격적으로 문제제기에 나섰다. 이들은 합병에 따른 일반주주들의 피해가 발생하기 전에 이사회에서 합병비율 재검토에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향후 합병비율이 공정한 방식으로 재산정 되지 않으면, 소송을 통해 합병을 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2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동원산업 합병비율 불공정'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동원산업과 동원엔터프라이즈의 합병비율은 일반주주들의 가치를 침탈하고, 대주주의 지분율을 늘리는 결정으로 명백히 불공정하다"며 "주주들의 피해가 발생하기 전에 이사회에서 이번 합병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블래쉬자산운용사·타이거자산운용사·이언투자자문 등 기관투자자들도 자리를 함께했다.

21일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동원산업 합병비율 불공정'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사진은 왼쪽부터 박성진 이언투자자문 대표, 백지윤 블래쉬자산운용 대표, 김규식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 김주영 법무법인 한누리 대표 변호사, 심혜섭 변호사(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언론홍보분과위원장). [사진=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21일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동원산업 합병비율 불공정'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사진은 왼쪽부터 박성진 이언투자자문 대표, 백지윤 블래쉬자산운용 대표, 김규식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 김주영 법무법인 한누리 대표 변호사, 심혜섭 변호사(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언론홍보분과위원장). [사진=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김규식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동원엔터프라이즈 가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은 종속기업 동원시스템즈에 대한 지분가치"라며 "평가기준일에 동원시스템즈는 주가순자산비율(PBR) 2.6배, 5년 평균 지배손익 기준 주가수익비율(PER) 34.2배로, 동원산업(PBR 0.6배·PER 6.7배)에 비해 현저하게 높은 가격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동원시스템즈는 고평가되고, 동원산업은 저평가된 시점에서 합병이 결의돼 불공정하다는 판단이다. 김 회장은 "동원산업 측은 시가 기준으로 합병비율을 결정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동원산업 이사회는 모든 주주들의 이익을 대변하고, 대주주와 독립적으로 판단해 의사결정 할 선관의무가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동원산업은 비상장 지주회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를 1대 3.838553의 비율로 흡수합병한다고 지난 7일 공시했다. 동원산업의 기준주가는 24만8천961원, 기업가치는 9천156억원으로 평가됐다. 기준주가가 자산가치(38만2천140원)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데도 동원산업 측은 이를 적용해 합병가액을 산정했다.

김 회장은 "2011년 상법(제398조) 개정으로 '주요 주주와의 거래 내용과 절차는 특별히 공정해야 한다'는 내용이 추가됐기 때문에 합병비율이 공정해야할 뿐만 아니라 외부용역 보고서 등 관련 자료를 충분히 공개하고 검토해야 한다"며 "하지만 이번 합병과 관련해 이사회 결의에는 아무런 검토 내용이 없다"고 지적했다.

백지윤 블래쉬자산운용 대표도 "투자라는 것은 리스크를 감수하는 만큼 투자한 회사가 크게 성장했을 때 주주로서 그 과실을 공유할 수 있다는 보장이 있을 때 이뤄지는 것"이라며 "국내처럼 기업 거버넌스가 제대로 확립되지 않으면 위험은 그대로고, 동원산업처럼 회사가 크게 성장했을 때 과실을 대주주만 향유하고, 일반 주주들은 향유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포럼 측은 합병에 따른 일반주주들의 피해가 발생하기 전에 동원산업 이사회가 사전적으로 합병비율 재고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김주영 한누리 법무법인 대표 변호사는 "상법 제398조에 따르면 이번 합병은 대주주와 회사 간의 이해상충이기 때문에 그 절차와 내용이 공정해야 한다"며 "이에 따라 공정성 의무를 위반하면 일정 지분을 가진 주주가 위법행위의 중지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동원산업의 최대주주인 동원엔터프라이즈는 이번 합병에서 특별이해관계자이기 때문에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하면 남용으로 볼 수 있어 의결권 제한을 구하는 것도 가능할 것 같다"며 "아직 시간이 충분히 있기 때문에 사후적으로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이사회에서 이 사안을 다시 한 번 재고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심혜섭 변호사도 "이사는 선관주의 의무와 충실 의무가 있다"며 "자본시장법 시행령에 시가나 자산가치를 기준으로 합병비율을 산정할 수 있게 돼 있어도 현재 시가가 적정한 것인지에 대해 이사들이 좀 더 검토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고정삼 기자(js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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