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아이폰' 생산에 적잖은 타격을 입었던 애플이 공급망 다각화에 나섰다. 중국에 '올인' 하는 전략을 구사해왔지만, 최근 몇 년 새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 내 공장 가동이 종종 중단돼 물량 공급에 애를 먹었던 탓이다.
12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중국의 '아이폰' 생산 일부를 인도를 포함한 다른 곳으로 옮기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추산에 따르면 애플의 글로벌 생산에서 중국의 비중은 지난해 기준 95.3%다. 현재 인도에서 대만 공급업체 위스트론·폭스콘을 통해 '아이폰11'과 '아이폰 12', '아이폰SE' 등을 조립하고 있지만 생산 비중은 3.1% 수준이다.
다만 인도의 비중은 매년 점차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실제로 지난 2020년 1.3%였던 인도 비중은 지난해 3.1%로 커졌다. 업계에선 이 비율이 올해 5~7%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애플 공급 업체인 대만 페가트론도 인도에서 곧 생산을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아이폰13'이 인도에서 생산되기 시작했을 뿐 아니라 '아이패드'도 조만간 이곳에서 조립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 외에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생산 비중도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중국에 비해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지만, 업계는 애플이 중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동남아, 멕시코 등에서도 생산을 늘려갈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이 이처럼 나선 것은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영향이 컸다. 지난달 대만 폭스콘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또 다시 선전 공장의 아이폰 생산을 일시 중단했던 것이 대표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애플이 중국 밖 생산을 확대하기 위해 인도에 큰 베팅을 하고 있지만, 인도가 내수 시장 성장과 수출 장려 정책, 물류 인프라 개선에 나서야 '아이폰' 제조의 큰 파이를 차지할 수 있다"며 "애플이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과 풍부한 값싼 노동력을 기반으로 수십 년간 중국에서 쌓아온 공급망 생태계를 완전히 옮기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경쟁사인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생산라인이 분산돼 있어 지난해 코로나19와 같은 환경적 요인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았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생산 기지는 전체 물량의 절반을 담당하고 있는 베트남을 비롯해 국내에 있는 구미 사업장, 브라질 마나우스·캄피나스, 인도 노이다 등 4개 지역과 인도네시아, 터키 등에 위치해 있다. 이 중 지난해 8월 가동을 시작한 터키와 인도네시아는 내수용 물량을 생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조사들은 생산 과정에서 빚어질 수 있는 부품 조달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통상 복수의 회사를 통해 공급 받고 있다"며 "생산에서도 이 같은 다각화 전략은 매우 중요한 만큼 코로나19를 계기로 기업들이 지역 공급망 강화에 비중을 더 실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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