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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국책은행 부산 이전 득실 논란

데스크칼럼, 데스크 칼럼 [사진=조은수 기자]

[아이뉴스24 배태호 기자] KDB산업은행 본점에 이어 한국수출입은행 본점의 부산 이전도 검토되는 모양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이달 초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산업은행뿐만 아니라 수출입은행도 이전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당선인은 산은의 부산 이전을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이에 따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는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회(균형발전특위)가 산은과 수은 등 국책은행의 지방 이전 등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오는 6월 치러질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국회 차원의 노력도 가시화하면서 국책은행의 지방 이전 현실성도 한층 커졌다.

국회에서는 이달 초 국책은행 소재지를 대한민국 어디에나 설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한국은행법 일부개정 법률안', '한국산업은행법 일부개정법률안', '한국수출입은행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됐다.

특정 도시에만 인프라가 집중된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은 이전 정부에서도 꾸준히 추진되어 왔다.

가장 대표적으로는 세종시를 꼽을 수 있다. 주요 정부 청사가 몰린 세종시는 올해로 출범 10년을 맞았는데,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등 주요 부처가 서울에서 세종으로 둥지를 옮기면서 세종시는 명백한 행정수도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

세종시 추진 당시에는 헌법재판소를 통해 '관습헌법'이라는 생소한 개념을 낳을 정도로 첨예한 찬반대립이 있었다. 출범 초기 '공무원만 사는 도시'라는 오명과 함께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기러기 공무원 아빠'를 상징하는 도시로 폄훼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2월 중순 세종시 인구가 38만명을 돌파하는 등 인구가 세 배 넘게 증가하며 이런 오명을 벗어났다. 또, 세종시 기업체 수가 지난해 말 기준 1만2천여 곳으로 출범 당시 6천600여곳에 비해 두 배 가깝게 늘었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국책은행의 지방 이전에 대해서도 반발이 적지 않다. 단순히 은행 한두 곳을 옮긴다고 지역균형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할 수 없고, 지방 이전으로 인한 인재 유출의 우려도 간과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지난 2019년 "산은의 지방이전은 진보가 아닌 퇴보"라고 말했던 이동걸 산은 회장은, 올해 초 기자간담회에서 이를 다시 언급하며, (산은의 지방이전은) 금융발전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 회장은 당시 "산은이 금융경제 수도인 서울에서 전체를 아우르며 전국의 균형적인 발전을 추진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고 말하며 산은 이전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사진=산업은행]

또 산은 노조 역시 "한국거래소, 예결원, 캠코 등 국책금융 기관을 포함해 모두 29개 금융기관을 (부산에) 유치했지만, 지역 부가가치 창출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전을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무조건 반대는 지양해야 하지 않을까. 이전에 따른 실익도 만만치 않아서다.

'부산지역 금융활성화와 금융중심지 발전 연계 방안' 보고서(2015년)에 따르면 부산의 금융중심지 육성 사업은 제도적 정비와 부산국제금융센터 설립, 공공금융기관 이전 등 법적·물적 인프라 측면에서는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했다.

연구자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선박금융 분야를 중심으로 부산의 지역경제 성장, 지역금융기관 활성화를 함께 꾀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산은과 수은 이전의 근거를 여기서 찾을 수 있다.

더군다나 부산은 대한민국의 두 번째 대도시라는 점에서 충분한 생활 인프라는 물론 인적 자원도 갖추고 있다.

국책은행의 부산 이전을 단순하게 사무실을 옮기는 차원이 아닌 지역균형발전이라는 관점으로 봐야하는 이유다.

산은과 수은이 부울경 벨트와 한층 가까운 곳에서 소통하고, 지원한다면 지역균형발전과 수출경제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국책 은행의 지방이전을 '시대 역행'이라고만 보는 것이 오히려 '시대 역행'일 수도 있다는 얘기다. 새 정부의 공약과 국책은행의 무조건적인 반대 사이에서 종합적인 전략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배태호 기자(bt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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