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한주] 비트코인, '올해 최고가' 찍고 하락세…5천400만원대 거래

[아이뉴스24 이재용 기자] 8일간의 랠리를 펼치던 가상자산(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이 이틀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고래의 대규모 매집 호재로 한때 올해 최고가인 4만8천달러 대를 찍었지만, 추가적인 상승동력 부재와 유럽연합(EU) 규제 확대 탓에 상승분을 반납하는 모습이다.

1일 코인마켓캡이 집계한 글로벌 평균 비트코인 시세는 이날 오후 3시 22분 현재 기준으로 24시간 전 대비 4.91% 떨어진 4만4천744.71 달러(5천438만7천195원)를 기록중이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5천462만7천원을 빗썸에서는 5천463만원을 나타냈다.

비트코인은 지난 29일 코인마켓캡 기준 올해 최고가인 4만8천 달러대를 넘어서는 등 뚜렷한 개선세를 보였다. 가상자산 루나(LUNA)를 만든 테라폼랩스가 비트코인을 대량 매집하고 있다는 소식 등이 투자심리를 개선한 영향이다. 테라폼랩스는 소셜커머스 티몬을 창업한 신현성 씨와 도권(한국명 권도형) 씨가 지난 2018년에 공동 설립한 회사다.

지난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테라폼랩스의 공동창업자 도권은 지난 1월 말 이후 비트코인을 10억 달러(약 1조2천억원) 이상 매집했다는 소문이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데스크는 테라폼랩스가 지난주간 13억 달러(약 1조 5천800억원)치의 비트코인을 사들였다고 전했다.

앞서 도 CEO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스테이블 코인인 테라USD(UST)의 가치 안정을 지지하기 위해 비트코인을 구입할 추가 자금이 30억 달러(3조6천억원) 더 있다 게시한 바 있다.

나스닥 상장사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비트코인 매집 계획도 가격 상승 호재로 작용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최고경영자(CEO) 마이클 세일러는 지난 29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비트코인 보유량을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이날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공식 사이트에서 "비트코인 추가 매수를 위해 디지털 통화 산업 전문 은행인 미국의 실버게이트 은행(Silvergate Bank)으로부터 2억5천만 달러(3천억원) 규모의 비트코인 담보 대출을 체결했다"며 "대출금은 비트코인 매수 등에 쓸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12만5천여개의 비트코인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비트코인 매수는 자회사인 매크로스트레티지를 통해 이뤄질 계획이다.

고래들의 대량 매집에 상승 랠리를 펼치던 비트코인 가격은 상승 동력을 소진한 채 보합권에 머물다가 하락 전환했다. 코인데스크US는 하락세의 원인으로 EU 의회가 입법한 가상자산 규제 법안을 지목했다.

지난 31(현지시간) 유럽연합 의회는 1천유로 이상 은행 송금에 적용되는 자금세탁방지(AML) 의무를 가상자산에 확대한다는 내용의 법안 초안을 의결했다. 이번 규제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거래소에 호스팅되지 않은 개인지갑에 이체 시 신원확인을 해야한다.

또 EU와 조세 피난처 간 가상자산 전송이 금지된다. 해당 법안이 공식 채택되려면 유럽연합 의회뿐만 아니라 유럽연합 위원회(EC), 유럽 이사회 3자 회의, 각 회원국 동의를 거쳐야 한다.

한편 가상자산 데이터 조사 업체 얼터너티브(Alternative)에 따르면 이날 가상자산 시장의 투자심리를 알려주는 '공포·탐욕 지수'는 '50점·중립(Neutral) 수준으로 나타났다. 테라와 마이크로스트래티지 등 고래들의 매집 소식에 한때 '60점·탐욕(Greed)' 수준으로 회복했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해당 지수는 0으로 갈수록 시장 심리가 극단적 두려움에 가까움을 나타내며, 10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낙관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