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전쟁이 좀처럼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전날(29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전장연 시위 현장을 찾아 전장연의 요구사항을 반영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전장연이 출근길 시위를 중단하겠다고 밝혔음에도 이 대표는 30일까지 SNS를 통해 전장연을 도발하는 발언을 멈추지 않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대표의 과격함을 지적하며 자중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 대표는 30일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사과 안 한다. 뭐에 대해 사과하라는 건지 명시적으로 요구하라"며 "전장연이 어떤 메시지로 무슨 투쟁을 해도 좋지만 불법적인 수단과 불특정 다수의 일반 시민의 불편을 야기해서 목적을 달성하겠다는 잘못된 의식은 버리라"고 비판했다.
앞서 전장연은 이날 오전 경복궁에서 삭발투쟁 결의식을 통해 지난해부터 진행한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내달 20일까지 멈추고 삭발투쟁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이 자리에서 이 대표에게 사과를 요구했으며 "사과하지 않을 때는 혐오차별과 갈라치기 선동하는 국민의힘과 이 대표에 대한 투쟁을 별도로 선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지난 25일부터 SNS를 통해 전장연의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비판하며 갈등을 빚고 있었다. 지난 28일에는 최고위원회의 공개 발언을 통해서도 "전장연이 최대 다수의 불행과 불편을 야기해야 본인들의 주장이 관철된다는 비문명적 불법 시위를 지속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같은 이 대표의 행동에 같은 당의 김예지 의원은 지난 28일 전장연의 시위 현장을 찾아 사죄의 뜻을 전한 바 있으며,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임이자 간사는 전날(29일) 전장연의 시위현장을 직접 찾아 전장연의 요구를 적극 검토하겠다며 출근길 시위 중단을 요청했다. 전장연의 지하철 시위 중단도 임 간사와의 담판에 따른 조치였다. 더불어민주당도 29일 국회에서 전장연과 간담회를 갖고 전장연의 요구사항을 입법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전날에도 SNS를 통해 "전장연이 지하철 통행을 막아 시민들의 불편을 초래해서 목적을 달성하는 것을 포기했다", "지체장애인협회와 긴밀하고 진지한 정책적 협력관계를 구축해 나가겠다"는 글을 올리며 전장연 측을 불편하게 하는 말들을 쏟아냈다.
정치권 외부에서도 이 대표의 이같은 언행을 지적하고 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29일 CBS라디오 '한판승부'에서 이 대표를 향해 "일부 대중의 감정을 선동하고 분노를 부추겨서 그 분노를 자기에 대한 지지율로 끌어올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도 같은날 연합뉴스TV와의 인터뷰에서 "당 대표가 항상 본인 스스로의 소신만 피력할 것 같으면 정치를 해나가기가 힘들다"며 "본인 스스로 좀 자제했으면 별다른 문제가 없는데 한번 얘기를 하고 거기다 자꾸 덧붙여서 얘기하니까 그 문제가 해소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30일 아이뉴스 24와의 통화에서 "사회적 약자들의 의견에 모두 동의하진 않더라도, 그분들이 느끼는 편견·혐오·차별에 대해서는 공감해야 한다"며 "사회적 약자들과 경쟁해야하고 승리해야 하는 것이 아닌데도 (이 대표가) 그렇게만 인식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밝혔다.
한편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은 30일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와 전장연과의 갈등에 대해 "제가 해당분과 간사와 인수위원을 현장 보낸 이유가 그분들의 의견 듣고 인수위 정책에 다음 정부 청사진 반영하겠다는 제 의지의 표현"이라며 "사회로부터 소외당하고 힘든 분들을 도와드리기 위해 정치를 시작했다. 그 일은 정치밖에 할 수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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