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홍수현 기자] 최근 서울 지하철 1호선에서 한 젊은 남성이 노인에게 욕설과 폭언을 하는 영상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한 가운데 이 영상 속 노인의 아들이라고 밝힌 누리꾼이 글을 올려 조언을 구했다.
2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유튜브 영상을 보고 손이 떨리더군요. 저의 아버지임을 알고'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조그만 기업을 운영하는 갓 50이 된 아저씨"라고 소개한 글쓴이 A씨는 "답답하고 하소연할 곳이 없어 어렵게 글을 남긴다"고 운을 뗐다.
A씨에 따르면 그는 점심을 먹으며 유튜브를 보던 중 메인에 '1호선 패륜아'라는 영상을 무심코 보다가 화들짝 놀랐다.
영상 속 '패륜아'로 지칭된 남성에게 속수무책으로 욕설과 폭언을 듣고 있는 노인이 바로 자신의 아버지였기 때문이다.
A씨는 "설마 하면서 몇 번을 더 돌려봤다"면서 "지하철 노선이나 가지고 계신 핸드폰, 외모, 목소리가 곧 80이 되시는 저의 아버지가 확실했다"고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흥분을 억누르고 밥집에서 나와 아버지께 전화를 드려 안부를 묻고 그런 일이 있으셨는지 조심스레 여쭤봤다"며 "처음에는 완강히 부인을 하시다가 나중에는 그런 일이 있으셨다고 인정을 하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소에는 감기도 안 걸리는 건강하신 분인데 그날 이후 10일 동안 몸살로 앓아누우셨던 게 이상했다"며 "그 일로 인해 마음고생을 하신 게 영향이 있던 것 같다"고 전했다.
A씨는 아버지가 당한 정황이 담긴 영상을 함께 첨부했다. 해당 영상은 최근 '1호선 패륜아'라는 제목으로 급속히 확산했다.
영상에는 지난 16일 지하철 1호선에서 가슴에 액션캠으로 추정되는 장비를 달고 있는 젊은 남성이 나이가 지긋한 남성 앞에 서서 폭언과 욕설을 퍼부으며 시비를 거는 장면이 담겼다.
젊은 남성은 "인간 같지 않은 XX", "나이도 XX 많은 거 같은데", "인생 똑바로 살아", "차도 없어서 지하철 타고 다니냐", "나 같으면 죽었어. 왜 살아" 등 끊임없이 노인에게 막말을 내뱉었다.
그러나 노인은 젋은 남성에 맞대응하지 않고 그를 보내려는 듯 "미안합니다", "알겠습니다"라고 대처했다. 두 사람 주위로 많은 승객이 있었지만 이를 말리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젋은 남성은 노인에게 시비가 통하지 않자 결국 자리를 떴다.
A씨는 이 상황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누리꾼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그는 직접적인 폭력을 당한 게 아니니 그냥 넘겨야 할지, 경찰서에 모욕죄로 신고해야 할지 등 다양한 방법을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저 같아도 피가 거꾸로 솟을 것 같다", "절대로 선처해 주지 마라", "전형적인 강약약강형 인간이다"라며 함께 분노했다.
이어 젊은 남성의 가슴에 촬영용 장비로 추정되는 장비가 달린 것으로 볼 때 "일부러 시비 걸어서 자작극 벌이는 유튜버 같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편 해당 영상은 게시 13일 만에 유튜브 조회수 250만회를 넘어섰다.
/홍수현 기자(soo0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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