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국내 기업들이 현실 세계를 그대로 온라인에 옮기는 '디지털 트윈'을 잇달아 도입하고 있다. 디지털 트윈으로 각종 사고를 사전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고, 자율주행 등에 필요한 고정밀 지도 제작을 할 수 있어서다.
27일 시장조사업체 마켓 앤 마켓스에 따르면 글로벌 디지털 트윈 시장은 현재 약 3조5천억원 규모로 연평균 57.6% 성장할 전망이다.
디지털 트윈은 열풍이 불고 있는 메타버스와 유사하지만 차이점이 있다. 메타버스는 캐릭터(아바타)가 여러 가상세계를 탐험할 수 있지만 디지털 트윈은 실제 세계와 상호 작용한다. 클라우드, 3D 콘텐츠, 사물인터넷(IoT), 5G 통신 등을 활용한 일종의 시뮬레이션 시스템이라고 볼 수 있다.
디지털 트윈은 2016년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GE)이 주창한 개념이다. GE는 디지털 공장 '프레딕스'를 도입해 산업 기계, 설비에서 발생하는 대규모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최적화된 현실 세계의 공장을 만들 수 있도록 했다. GE 외에도 디지털 트윈을 도입한 해외 기업으로는 SAP, 엔비디아, 지멘스,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트윈은 시각화해서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라며 "어떤 문제가 일어날지 다각도로 시뮬레이션 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도 자동차, 인터넷, 통신, 중공업 등 분야 막론 디지털 트윈을 도입하고 있다. 특히 올해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으로 안전 사고 대응책이 중요해지면서 건설, 공장 라인 운영 등을 시뮬레이션 할 수 있는 디지털 트윈에 적극적이다.
현대차는 지난 1월 CES에서 실시간 3D 콘텐츠 개발·운영 플랫폼 업체인 유니티와 손잡았다고 발표했다. 연말 완공 예정인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 내에 스마트팩토리를 짓는 동시에 글로벌 최고 수준의 가상공장을 설계, 국내에서도 손쉽게 해외 생산 라인을 조종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대한산업안전협회, 센코와 함께 디지털 트윈 기반의 '통합 환경·안전·보건 플랫폼' 공동 사업을 추진한다.
통합 플랫폼은 각종 센서, CCTV, 공간 3D모델링 등을 활용해 각 사업장을 디지털 트윈으로 전환한다. 작업자의 안전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사고발생 감지 시 미리 정해져 있는 자동 표준운영절차에 따라 사내에 즉시 사고를 알린다. 이같은 기능을 중소기업, 개인사업자가 비용부담을 최소화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반기에 구독형으로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두산중공업은 MS와 협력해 디지털 트윈을 도입했다. 디지털 트윈으로 풍력 발전소를 가상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운영·관리 업무를 개선했다. 특히 IoT 센서에서 수집된 실시간 데이터를 발전소 가상 모델과 연계해 전력 생산량을 예측하는 데에 도움을 받고 있다. 발생 가능한 사건·사고를 예측해 부품 교체 등 선제 대응도 한다.
네이버는 '어라이크'(ALIKE)란 이름의 자체 디지털트윈 데이터 제작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 항공 및 드론으로 촬영된 사진 등 2D 이미지를 스캔해 3D로 복원하는 기술이다.
네이버는 서울시와 협업해 어라이크를 활용한 강남 지역 고정밀지도를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발판 삼아 일본 대도시 고정밀지도 제작에도 착수한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생산장에 투입되는 인력에 한계가 있고 중대재해법 시행으로 사전 대응이 중요해지면서 디지털 트윈이 각광받고 있다"며 "다른 업체와 협력하거나 자체 기술 개발을 통해 디지털 트윈 적용 사례가 확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민혜정 기자(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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