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보선 기자] 북한의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인이 한목소리로 규탄했지만, 안보 위기가 두 인사 간 회동의 촉매제가 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25일 브리핑에서 '북한의 ICBM 발사로 윤 당선인과 문 대통령의 회동이 시급해졌다는 의견이 있다'는 질문에 "어제 문 대통령께서 대화를 제의하셨는데 물론 그에 앞서 (윤 당선인) 자체 판단이 미흡하거나 판단력이 흐릿해보이는 것처럼 말씀하신 부분에 대해선 제가 유감을 표했다"면서 "그 뒤 실무 차원에서 청와대로부터 연락을 받은 것은 제가 알기론 없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의 회동에 앞서 전날 퇴원한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만남이 먼저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윤 당선인이 다음주 지방 일정을 예고하면서 '(박 전 대통령) 건강이 허락하신다면 다음 주라도 찾아뵙고 싶다'고 언급한 것. 윤 당선인은 전날 서일준 인수위 행정실장을 박 전 대통령 사저로 보내 퇴원 축하 난을 전달했다. 유영하 변호사는 윤 당선인이 보낸 난을 대신 받으면서 당선인 측과 간단한 안부를 주고 받았다.
김 대변인은 구체적인 일정에 대해 "박 전 대통령 쾌유가 우선"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하며 "그것(박 전 대통령의 건강 상태)과 관계 없이 저희가 일정을 짜서 제안드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문 대통령은 윤 당선인과의 첫 회동이 기약 없이 늦춰지고 있는 것과 관련, "답답해서 한 말씀 더 드린다"며 "두 사람이 만나 인사하고 덕담 나누고 혹시 참고될 만한 말을 주고받는데 무슨 협상이 필요한가"라고 말했다.
또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을 예방하는데 협상과 조건이 필요했다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다"며 "다른 이들의 말을 듣지 마시고 당선인께서 직접 판단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해 사실상 '윤핵관'(윤 당선인 측 핵심 관계자)을 겨냥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에 인수위 측은 "윤 당선인의 판단에 마치 문제가 있고, 참모들이 당선인의 판단을 흐리는 것처럼 언급하신 것은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무슨 협상이 필요한가'라고 한 데 대해서도 "정부 인수인계가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더구나 코로나19와 경제위기 대응이 긴요한 때에, 두 분의 만남을 '덕담 나누는 자리' 정도로 평가하는 것에 대해서도 쉽게 동의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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