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보선 기자] 청와대가 21일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이전 결정에 대해 무리한 면이 있다며 윤석열 당선인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에 우려를 전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의 이같은 입장은 윤 당선인의 대통령실 이전 결정으로 인한 안보 공백 우려 등을 논의하기 위해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확대관계장관 회의를 거쳐 나온 것이다. 윤 당선인이 당선 이후 대통령실 이전에 가장 속도를 내고 있고 용산 국방부 청사로 장소를 최종 결론 낸 상황에서 청와대가 정면으로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브리핑에서 "문재인 대통령도 과거 대선 때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공약한 바 있어 청와대를 국민께 돌려드리겠다는 뜻에 공감하지만 새 정부 출범까지 얼마 남지 않은 촉박한 시일 안에 국방부, 합참, 대통령 집무실, 비서실 등 보좌기구, 경호처 등의 이전 계획은 무리한 면이 있어 보인다"고 우려를 표했다.
박 수석은 "특히 한반도 안보 위기가 고조되고 있어 어느 때보다 안보 역량 결집이 필요한 정부 교체기에 준비되지 않은 국방부와 합참의 갑작스러운 이전과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 이전이 안보 공백과 혼란을 초래할 우려를 충분히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현재 청와대를 중심으로 설정돼 있는 비행금지구역 등 대공방어체계를 조정하는 문제도 검토돼야 한다"고 했다.
청와대는 통상 정부 교체기에 안보가 가장 취약한 것이 대체적인 상황이었고, 올해 들어서만 열 번째 미사일 발사를 하는 등 북한의 도발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의 대통령실 이전은 안보 공백을 초래할 우려가 크다고 봤다. 여기에 4월 중 북한의 연례적 행사가 예정돼 있고 한미 간 연례 훈련 행사도 있는 만큼 한반도 안보에 있어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이라는 게 청와대 판단이다.
정부는 당선인 측과 인수위에 이러한 우려를 전하고 필요한 협의를 충분히 거쳐 최종 입장을 결정할 방침이다.
박 수석은 "시간에 쫓겨야 할 급박한 사정이 있지 않다면 국방부, 합참, 청와대 모두 보다 준비된 가운데 이전을 추진하는 게 순리일 것"이라며 "임기가 끝나는 마지막 날 밤 12시까지 국가 안보와 군 통수는 현 정부와 현 대통령의 내려놓을 수 없는 책무"라고 강조했다.
이로써 내일(22일) 국무회의에 예비비 편성 안건이 상정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윤 당선인 측은 청와대 이전에 필요한 비용으로 총 496억원 책정해 지난 20일 기재부와 행안부에 예비비 예산을 공식 요청했고 22일 국무회의에 안건이 상정될 것으로 봤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시간을 가지고 충분한 협의를 거쳐 최종 결정하게 될 것이라는 입장인 만큼 예비비의 내일 국무회의 상정은 어려울 것으로 본다"며 "그러나 협의가 잘 되면 임시 국무회의를 바로 열어서 처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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