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대선 패배 이후 더불어민주당을 이끌게 된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이 계속된 내부 이견에도 결국 비대위 잔류를 선택했다. 윤 위원장은 "당 쇄신에 대한 소명과 국민의 명령을 완수하는 데 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지만, 김두관 의원 등은 여전히 윤 위원장에 대한 비토를 드러내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오는 24일 진행될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가 윤호중 비대위 체제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윤 위원장은 지난 18일 기자회견을 통해 "당이 부여한 비대위원장으로서의 직분을 성실하게 수행하겠다"고 밝히며 자신을 둘러싼 비대위원장 사퇴 논란을 일축했다.
앞서 윤 위원장은 지난 10일 전임 송영길 지도부의 총사퇴로 비대위원장을 맡은 후, 14일부터 비대위원회와 함께 공식 활동에 들어갔다. 그러나 김두관 의원 등 당내 일부 인사들은 전임 지도부의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는 것이 맞느냐는 이유를 들어 윤 위원장에 대한 비판을 끊임없이 제기했다. 취임 직후부터 당내 중진, 3선 의원 순으로 간담회를 가져온 윤 위원장은 17일 고용진 수석대변인을 통해 초선 의원과의 간담회까지 마친 후 자신의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지난 한 주, 저는 다양한 고견을 경청하는 자리를 가졌다. 지도부 사퇴와 비대위 구성 과정에 문제점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많았지만, 지금까지 관행처럼 여겨졌던 불합리한 당 운영을 탈피하고 당내 민주화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의견도 주셨다"며 "큰 우려에도 오히려 저는 힘을 얻었다. 의원님 한 분 한 분의 귀한 말씀을 받들어 민주당 혁신의 출발점으로 삼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저와 비대위의 활동 시한은 이른 시일 안에 당 중앙위원회를 통해 공식적으로 결정하겠다"며 "시스템 공천과 혁신공천의 조화로 지방선거의 승리를 준비하겠다. 국민통합 정치개혁, 대장동 특검 추진, 추경을 포함한 민생현안 해결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윤 위원장의 이같은 잔류 선언에도 김두관 의원은 같은날 SNS를 통해 윤 위원장을 또다시 비판했다. 김 의원은 "윤 위원장이 끝내 당의 쇄신과 지방선거 승리를 고대하는 당원과 지방선거 출마자들의 요구를 외면했다"며 "대선 패배의 책임자가 쇄신의 깃발을 들어야 할 정도로 민주당에 인물이 없는가. 자리에 대한 집착이나 권한에 대한 욕심도 없다면, 사리사욕을 버리고 선당후사의 자세로 당장 내려오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앞서 윤 위원장과의 간담회에 참석했던 민주당 초·재선 의원들에 따르면, 의원들 사이에서도 윤 위원장과 비대위 체제에 대해 대선 패배의 책임이 있는 지도부이기에 사퇴가 필요하다는 의견과 함께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비대위를 유지할 수 밖에 없다는 의견이 공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다수의 민주당 의원들은 오는 24일에 있을 민주당의 신임 원내대표 선거가 윤호중 비대위 체제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원내대표 선거 후 선출된 신임 원내대표가 다시 비대위 구성을 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익명의 민주당 중진 의원은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대선에서 패배한 송영길 지도부의 일원이었던 윤 위원장이 비대위를 맡는 것과, 일각에서 제기하는 이재명 비대위 모두 당위성이 부족하다"며 "새로운 원내대표를 빨리 선출해서 그 원내대표가 다시 외부, 내부 인사를 발탁해 비대위를 꾸리는 것이 가장 깔끔한 방법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18일 결성된 민주당 원내대표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김영주)에 따르면, 이번 원내대표 선거는 교황 선출에 사용되는 '콘클라베' 방식을 도입해 1차 투표에서 3분의 2, 2차 투표에서 과반 이상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3차 결선투표까지 치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원내대표 선거는 24일 오후 2시로 예정돼 있으며, 선거 전까지 자신의 원내대표 출마 선언 이외에, 문자나 SNS를 통해 타인을 원내대표로 추천하는 방식의 선거운동은 일체 금지된다.
/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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