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호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 고위직 인사들이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부친상 장례식장에 근조화환을 보낸 데 대해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2일 "결론적으로 섬세하지 못했고 피해자 상황에 무감각했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논란이 있고, 양측 입장을 모두 이해는 한다"는 전제를 달면서도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우리의 이런 무감각한 태도는 바뀌어야 한다"며 "바꾸지 않으면 민주당이 추진하는 '연합정치' 정치개혁안도 성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안 전 지사는 2019년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등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3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피해자의 입장을 고려하면 정부여당의 근조화환 발송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이 의원은 "사건이 발생하고 무려 4년이 지났지만 피해자는 여전히 사회적으로 위축되고 고립돼 있다"며 "최근에는 전 국민 앞에서 대통령 당선자 부인의 목소리로 2차 가해를 당하는 일도 겪었다"고 꼬집었다.
지난 1월 16일 MBC '스트레이트'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부인 김건희씨는 지난해 11월 15일 '서울의소리' 소속 이명수씨와 통화에서 "난 안희정이 불쌍하더라 솔직히" "나랑 우리 아저씨(윤 당선인)은 되게 안희정 편"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이 의원은 "이러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함 등의 근조화환은 피해자에 대한 사회적 포위망을 더 강화하는 효과를 낳는다. 신중했어야 한다"며 "개인 자격으로, 또는 비공개로 위로할 방법도 있었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 민주당이 추진할 정치개혁안의 요체는 '정치적 다원주의 및 연합정치의 구현'"이라며 "안 전 지사 성폭력 사건에서부터 '피해자 관점을 가진 사람'이 민주당과 함께할 수 있도록 태도를 바꿔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 민주당이 국민으로부터 고립되는 날이 온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나는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의 인연으로 2년 전 늦은 밤 빈소에 조용히 조문을 다녀온 바 있다"며 "당시에는 슬픔을 나눈다는 생각 뿐이었지만 지금은 그 행위의 의미가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 우리는 모두 진화한다. 대선에 석패한 바로 지금이 진화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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