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과학 산업 경제
정치 사회 문화·생활
전국 글로벌 연예·스포츠
오피니언 포토·영상 기획&시리즈
스페셜&이벤트 포럼 리포트 아이뉴스TV

070 인터넷전화 '별정'은 설 땅이 없다

본문 글자 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지난해말 070 인터넷전화 사업자가 처음으로 생겼으나 3개월이 지나도록 사업 개시를 못하고 있다. 당연히 가입자는 단 한명도 없다. 착발신이 가능한 저렴한 070인터넷 전화를 국민에게 선보이겠다는 정부의 약속은 기득권을 가진 기간통신사업자의 시간 끌기 작전에 끌려 다니고 있다.

정부는 하반기에 인터넷전화 기간 사업자가 서비스를 시작해야 제대로 착발신이 가능한 070 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어려운 환경 속에서 인터넷전화 사업을 이끌어왔던 별정통신사업자들은 070 서비스가 지연되면서 VoIP 시장도 결국 기간사업자에게 빼앗길 것이라며 강한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31일 정통부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통신위원회로부터 070 번호를 부여받은 곳은 애니유저넷, 삼성네트웍스, 큰사람컴퓨터, 무한넷코리아 4곳으로 늘었으나 이중 일반인을 대상으로 가입을 받은 곳은 한 곳도 없다.

부여받은 070 번호를 기존의 기업 및 일반고객에게 할당을 해 놓은 업체가 있지만 실제 이 번호를 이용한 착발신 서비스는 제공하지 않고 있다. 번호는 있지만 무용지물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상황이 발생한 것은 기간통신사업자와 별정통신사업자간의 상호접속 및 정산에 관한 논의가 지지부진하기 때문이다.

정통부는 지난 1월에 '인터넷전화활성화협의체'를 구성해 이 문제를 논의했으나 서로간의 의견차이만 확인하고 있다.

◆상호접속·정산료 논의 '제자리걸음'

발신만 가능한 인터넷전화가 착신 서비스를 위해서는 별정통신사업자의 장비와 기간통신사업자간의 장비간 연동을 해야 하는데 지금까지 SK텔레콤과 일부 별정통신업체간의 호 소통 테스트만 끝낸 상태다.

인터넷전화에서 시내전화(이동전화)간 요금 수준을 결정하기 위한 정산료 논의도 아직 원론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인터넷전화에서 시내전화(PSTN)으로 전화는 종전과 동일한 3분당 39원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지만 착신 서비스(PSTN→인터넷전화) 요금은 기간사업자들이 3분당 80원의 요금안을 제시하고 있어 쉽게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협상 진척이 더딘 것은 우월한 입장에 있는 KT등 기존 시내전화사업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시내전화사업자들은 내심 착발신이 가능한 인터넷전화가 등장하면 시내전화 시장을 잠식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KT는 인터넷전화가 본격화되면 전체 PSTN 고객의 29.5%가 인터넷전화에 가입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별정사업자들은 정부가 나서서 중재해주길 바라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이 같은 사정을 잘 알면서도 "별정과 기간사업자간의 연동과 정산 부문 문제는 민간사업자간의 계약에 의해서 결정되기 때문에 정부가 개입할 수 없다"는 원칙만 내세우며 팔짱만 끼고 있다. 그 사이 아까운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가고 있다.

KT 관계자는 "호 소통을 위해 기술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고 요금 수준을 위해 원가 분석을 위해서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반기에나 제대로 된 서비스 가능할 듯

이에 따라 관련 업계는 착신이 가능한 인터넷전화 서비스는 빨라야 6월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제대로 서비스가 되기 위해서는 인터넷전화 기간사업자들이 시장에 진출하는 8~9월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별정통신사업자 임원은 “가장 중요한 협상대상자인 KT가 이런핑계 저런핑계를 대며 호 소통을 위한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며 “인터넷 전화 착발신 서비스는 아직 안개속”이라고 말했다.

070사업자 중 애니유저넷과 삼성네트웍스는 4월말에 070인터넷전화를 시작할 계획이지만 발신만 가능한 서비스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애니유저넷 관계자는 "다음주중으로 KT와의 호소통 테스트를 진행할 계획"이라면서 "빠르면 4월중에는 070인터넷 서비스가 가능하겠지만 일정은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삼성네트웍스는 4월중에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발신만 가능한 070인터넷전화를 시작할 계획이다. 이 회사도 착신 서비스는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무한넷코리아는 4월말까지 사내 시험 테스트를 실시할 계획이며 상호접속 문제가 해결되면 6월부터 본격적인 서비스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큰사람컴퓨터는 하반기에나 착발신이 가능한 070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터넷전화도 기간사업자들 독차지 우려

문제는 서비스가 늦어질수록 별정통신사업자의 사업 기회는 점차 좁아지면서 인터넷전화 시장이 기존 거대 시내전화 업체들이 독차지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그 동안 별정통신사업자는 발신 위주의 인터넷 전화 사업을 힘겹게 이어오면서 인터넷전화 활성화를 위해 착신 번호를 부여해 줄 것을 요구해 왔다. 결국 지난해 10월 정부가 070 인터넷전화 번호를 부여하는 정책을 내놓으면서 별정통신사업자들은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인증만 받으면 바로 070번호를 부여받아 가입자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인터넷전화 기간통신 역무를 신설해 기존 기간 통신 사업자들은 올해 하반기부터 서비스를 시작하도록 했다.

별정통신사업자들은 약 6개월간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착발신 서비스가 하반기로 늦춰진다면 별정과 기간통신사업자와 동일한 시점에서 경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KT, 하나로통신, 데이콤, SK텔링크, 온세통신 등 시내전화 및 국제전화사업자들은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그렇게 되면 영세한 별정통신사업자들은 자금력 및 마케팅 측면에서 기간통신사업자과 경쟁해 이길 수가 없다.

정부도 이와 같은 상황을 인정하고 있다. 정통부의 한 관계자는 "영세한 별정통신사업자가 이끌 경우 서비스의 불안정으로 인해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며 "인터넷 전화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시스템을 갖춘 기간통신사업자가 주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별정통신사업자 관계자는 "별정통신사업자들도 070 번호를 부여받았으나 독립적인 서비스보다 인터넷전화 기간통신사업자의 재판매 사업자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희종기자 hjkang@inews24.com



주요뉴스


공유하기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 해주세요.
alert

댓글 쓰기 제목 070 인터넷전화 '별정'은 설 땅이 없다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댓글 바로가기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TIMELINE



포토 F/O/C/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