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메타버스는 우리의 삶이 가상세계로 들어오는 것을 의미한다. 메타버스는 여정이며, 우리는 중간 단계에 와있다. 현재의 디지털 경험은 단절돼 있으나, 메타버스에서는 (모든 순간이) 유연하게 연결되는 심리스(seamless) 경험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지난 8일 위지윅스튜디오 본사에서 만난 박관우 대표(컴투스 최고메타버스책임자(CMVO))는 메타버스에 대해 이같이 정의했다.
이어 "메타버스는 인터페이스가 공간으로 바뀌는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동안 정보를 담아내는 매체가 책, 데스크탑, 노트북, 휴대폰 등 사각형 프레임에 갇혀 있었다면, 메타버스 세계에서는 그러한 프레임이 완전히 깨지고, 인터페이스가 공간으로 확장되는 것이다"고 전했다.
박 대표는 메타버스가 일상화된 시대가 오면, 물리적 삶보다 가상의 삶이 더 중요한 시점이 올 수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현재도 공통된 관심사를 공유하며 온라인 상에서 친구가 될 수 있고,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SNS에서 표현되는 모습이 중요해진 사회"라면서, "메타버스 세상이 되면 디지털 자아가 더 중요해질 것이고, 온라인 상 아이덴티티를 정립하기 위해 NFT 등을 활용한 디지털 재화가 활발히 거래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 게임회사 경험 메타버스에 '제격'…'컴투버스' 하반기 출시
컴투스 최고메타버스책임자를 겸하고 있는 박 대표는 올 하반기 컴투스의 메타버스 플랫폼 '컴투버스' 베타서비스를 공개한다.
'컴투버스'는 ▲일하는 공간인 '오피스 월드' ▲쇼핑, 의료, 금융 등을 위한 '커머셜 월드' ▲콘텐츠, 게임 등 여가생활을 보낼 수 있도록 '테마마크 월드' ▲이용자들끼리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커뮤니티 월드'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초기 세팅을 위해 액추얼 유저를 가장 많이 확보할 수 있는 '오피스 월드'를 우선 공개하고, 오는 하반기부터 베타서비스 진행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일례로 메타버스 플랫폼 내에서 원격의료 서비스를 받거나, 금융 부분에서는 비대면 대출 상담을 받을 수 있다. 현재 교보문고, 원격의료 서비스 '닥터나우' 등 기업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플랫폼 내에서 웬만한 일상생활은 영위할 수 있도록 만들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이용자들이 메타버스로 들어오려면 경제적 유인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NFT(대체불가능토큰) 등을 적극 활용, 블록체인 기반의 경제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그는 "현재 대부분의 메타버스 플랫폼은 중앙집중형으로 설계돼 있어 확장성이 떨어질 뿐더러 활용 측면에서도 기업 홍보나 일회성 이벤트 위주에 그친다. 유저들과 상호운영성과 개방성을 위해서는 블록체인 기반의 분산된 형태의 탈중앙화한 시스템이 필요하다"면서, "NFT를 활용해 땅을 분양하거나 건물을 지을 수도 있고, 건물 임대료를 받는 등 실물 경제활동처럼 메타버스에서도 가능할 수 있다. 기업들과 일반 이용자들을 유인하기 위해서 토큰 이코노미 시스템을 만들 것"이라고 전했다.
컴투버스를 '판교'와 같은 계획도시에 비유하기도 했다. 메타버스가 일상을 옮겨놓은 세상이듯 계획도시처럼 우선 기업들을 입주시키고, 상권이 형성되면 자연스레 일반 이용자들도 유입될 것이란 설명이다.
박 대표는 "올해 3~4분기에 컴투스 직원 2천500명이 먼저 입주하고 회사 내부적으로 테스트를 충분히 거친 후, 내년 1~3분기 중 파트너 기업들이 입주할 것이다. 10만명 정도 입주 예상하고 있다"면서, "기업들이 먼저 들어오면 금융, 커머스, 엔터 등 다양한 서비스들이 붙을 것이고, 후에 일반 이용자들도 입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메타버스는 끊김없는 접속으로 몰입감을 높이는게 중요한 플랫폼인 만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회사로서 30만 유저가 동시 접속한 경험이 큰 강점이 됐다고 전했다. 또 가상공간서 아바타들끼리 가까이오면 화상채팅이 연동되는 '하이브리드 방식'을 통해 실사용감을 한층 높였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컴투스가 게임회사다 보니, 메타버스 플랫폼 내 각각의 활동에서 미션을 수행하면 토큰으로 보상해주는 게이미피케이션 요소를 곳곳에 심어놓았다. 예를 들어 출근도장을 찍으면 토큰 보상을 주고, 토큰으로 컴투버스 내에서 각종 재화나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실물 화폐로도 환전이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컴퓨팅 파워, 클라우드,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 기술적 인프라가 급속히 발전하고 있고, 이에 맞춰 메타버스 내에서 경험이나 퀄리티도 함께 향상될 것"이라면서, "다만, 현재 상황에서 많은 사람들이 메타버스를 실생활에서 활용하려면 적어도 5년 이상을 걸릴 것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 위지윅스튜디오는
컴퓨터그래픽(CG)와 시각효과(VFX)를 바탕으로 영화, 뉴미디어, 드라마, 전시, 공연 등 영상 콘텐츠 기획 및 제작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회사다. 대표적으로 '승리호', '무한심도, '뮬란', '마녀' 등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컴투스가 지난해 8월 1천607억원을 들여 위지윅스튜디오의 경영권을 인수했다. 이를 기반으로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융합현실(XR) 등의 기술을 결합한 메타버스 프로젝트를 적극 추진 중이다.
/박진영 기자(sunligh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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